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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업의 위기관리는 성공일까 실패일까
그 기업의 위기관리는 성공일까 실패일까
  • 정용민 ymchung@strategysalad.com
  • 승인 2018.10.3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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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의 Crisis Talk] 지속가능성, VIP 기대치, 언론평가 등 고려
많은 실무자들이 위기관리 자체에 대한 평가로 고민한다.
많은 실무자들이 위기관리 자체에 대한 평가로 고민한다.

[더피알=정용민] 기업의 위기가 발생하면 언론을 비롯해 많은 이해관계자와 공중은 그 위기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한다. 종종 사람들이 차나 커피를 마시면서 나누는 이야기의 주제가 되고, 술자리 안주가 되기도 한다. 때때로 각종 온라인이나 방송에서는 패러디 재료가 되기도 한다.

일정 시간 후 위기가 마무리되면 많은 전문가와 비평가들이 해당 위기관리에 대한 평가를 시작한다. 각종 기사와 기고 그리고 종편 방송 패널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여기저기에서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위기관리의 성패를 가르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기업에서 위기를 관리하고 있는 실무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큰 고민 중 하나가 위기관리 자체에 대한 평가라고 한다. 열심히 밤을 새워가며 위기관리를 했기에 선방한 것으로 보는데, 위에서는 다른 평가를 하시니 고민이다. 때로는 내부에서는 나름 이번 위기관리를 성공이라 판단하는데, 외부에서 실패라고만 하니 골치가 아프기도 한다.

위기관리를 바라보는 기준이 다르니 그 평가가 각각인 것은 당연지사다. 심지어 사내에서도 VIP의 평가와 임원진들의 평가와 팀장과 직원들의 평가가 서로 엇갈리니 무엇이 진짜인지 헷갈린다. 각자 다른 기준 그리고 다른 평가와 지적들 그 중에서 꼭 새겨야 하는 위기관리의 평가 기준은 무엇일까.

첫째, 이번 위기로 지속가능성에 일정 수준 이상 피해를 입었는가?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위기관리 성패의 기준이다. 여러 위기 중 해당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심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사안을 가장 중요한 위기라고 정의하는데, 그와 관련된 평가다. 그 기업이 더 이상 지속가능할 수 없게 되거나, 지속되는 데 있어 중대한 장애가 생기는 경우라면 위기의 심각성으로 인해 관리는 실패했다 볼 수밖에 없게 된다.

반면 그러한 위기였음에도 지속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시켰다면 그 위기관리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많은 기업들이 특정 위기가 발생하면 그것이 회사의 지속가능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판정하는 데 매우 깊은 고민을 한다.

(자료사진) 뇌물 혐의 관련 2심 재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자료사진) 뇌물 혐의 관련 2심 재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연예인과 같은 셀러브리티들의 개인적 명성 위기에서도 이런 기준은 매우 중요하다. 어떤 논란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셀러브리티 위기관리를 하는 주체는 당사자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기준을 정확하게 목표로 삼아야 한다. 그 목표를 위해 가용한 모든 역량과 자산을 쏟아 부어 해당 셀러브리티의 지속가능성을 최대한 확보하거나 방어해야 한다. 그렇게 못해 더 이상 활동을 (지속) 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리면 그 위기관리는 실패한 것으로 간주된다.

둘째, VIP가 이번 위기관리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사실 실무자들이나 일부 임원이 자위적으로 하는 평가는 아무 의미가 없다. 하나의 무용담이나 넋두리 이상의 가치도 없어 보인다. 위기관리에 관한 평가 중 가장 힘이 센 건 VIP의 표현이다. 이론적으로나 합리적인 생각으로는 좀 이해가 안 갈 수 있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니 어쩔 수 없다.

실제 위기관리를 진행한 많은 임직원들이 마음속으로 ‘이번 위기관리는 우리가 세운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한 것 같다’고 여겨도 VIP 생각이 다르면 상황은 반전된다. VIP가 “그래도 이번 위기관리는 내 생각보다 잘 된 것 같다”라고 말하면, 해당 위기관리는 사내에서 성공작으로 칭송된다. 더 잘하겠다는 덕담이 오고 갈 수 있게 된다.

문제는 반대 경우에 발생한다. 임직원들은 악전고투했지만 그래도 선방했다 생각하는데, VIP가 “이번 위기관리는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실행한 임직원들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언급하면 바로 초상집이 돼버린다. 나름 열심히 위기관리를 리드했던 임원 몇몇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까지 생기기도 한다.

이 상황에서 교과서적으로 해당 위기관리가 성공했느냐 실패했느냐 따지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VIP가 성공이라 평가하는지 실패라고 평가하는지만 기준이 된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은 위기관리 때 외부만큼 또는 외부보다 더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VIP 눈높이와 기대치를 관리하고 적절한 대응이라는 이미지를 일관되게 유지해 놓기 위해서다.

셋째, 언론을 비롯해 대부분의 관전평이 어떤가?

위기 시 언론 기사 한두 개가 우리회사의 편을 들어준다고 위기관리를 성공이라 평가할 수는 없다. 어떤 기업에서는 메이저 언론이 그나마 이번 위기관리를 선방이라 평가해줬다며 그런 내용을 내부에서 조심스럽게 공유하기도 하는데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

대부분의 언론이 공통적으로 유사하게 하는 평가를 잘 분석해 보면 해당 위기관리가 성공인지 실패인지를 대략 알 수 있게 된다. 내부에서는 억울하고, 그 시각이 마음에 안 들고, 반대 생각을 하고 있더라도 그것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외부에서 보는 시각이 위기관리 성패의 기준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위기라는 것 자체가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연결되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료사진)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계기로 네이버는 포털 뉴스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사진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5월 9일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자료사진)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계기로 네이버는 포털 뉴스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사진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5월 9일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모든 언론의 관전평이 똑같을 수는 없겠지만 평가 방향에서 큰 흐름은 있을 수 있다. 그 흐름이 곧 기준이 된다. 물론 성공이나 실패를 논하면서 언론이 드는 세부 기준이나 판단원인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큰 흐름을 바꿀 정도의 오류가 아니라면 그에 대한 평가는 수용할 수밖에 없다.

이 기준이 더욱 골치 아픈 것은 권위 있는 여러 미디어의 관전평이 사내에서 VIP와 대부분의 임직원 평가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언론이 대부분 위기관리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리게 되면, VIP와 임직원들도 그에 동화되는 경향이 생긴다는 의미다. 반대로 실패했다는 언론 평가가 주류를 이루면 사내에서는 선뜻 성공이라고 판단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래서 실무자들은 언론의 관전평이 가능한 순화되거나 긍정적으로 진행되기를 갈망한다. 위기 시에도 원할하게 언론관계를 유지하면서 기자들에게 이해를 구하고자 노력한다. 실패했다는 평가를 하는 대신 관전평 기사를 아예 쓰지 말아 달라고도 부탁한다. 일부 언론이 이번 위기관리는 성공이라며 긍정적인 관전평을 기사화하겠다고 해도 기업에서는 부담스러워 한다. 언론이 조용히 있어주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기도 한다.

넷째, 어떤 사례로 남는가?

주홍글씨와 관련된 기준이다. 일단 실패나 성공 사례로 평가된 위기관리는 그 수명이 몇 년을 간다. 유사한 위기가 발생하면 다시 기억 속에서 소환된다. 그 유사 위기가 다른 기업의 것이라도 관련 사례로 재소환된다. 같은 유사사례를 다시 경험했다면 소환은 더욱 격렬해진다.

(자료사진) 이른바 '물벼락 갑질 사건'으로 논란을 빚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무혐의 처분됐다. 지난 5월 2일 조 전 전무가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모습. 뉴시스
(자료사진) 이른바 '물벼락 갑질 사건'으로 논란을 빚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무혐의 처분됐다. 지난 5월 2일 조 전 전무가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모습. 뉴시스

이런 몇 번의 기억 소환이 이뤄지면 그 회사의 위기관리는 그냥 상식처럼 인정받는다. 실패와 성공을 그때그때 평가하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일반적 선입견을 가지고 매번 위기관리를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그럴 줄 알았다는 생각이 그 기반이 된다.

몇 번 실패했던 기억을 남긴 기업의 위기관리는 매번 ‘실패할 줄 알았다’는 선입견이 관전평의 기반이 된다. 반대로 여러 번 성공했던 기억을 남긴 기업의 위기관리는 ‘이번에도 성공할 줄 알았다’로 받아들여진다. 물론 둘 다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가장 경계해야 하는 평가기준이 이런 기억을 만드는 것이다. 깊은 기억을 남기지 않기 위해, 그리고 최소화하기 위해 위기를 관리하는 기업은 신속성과 과감성이 필요하다. 적절한 위기관리를 통해 위기 지속기간을 최단기화 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공중의 기억에 남을 만큼 위기를 지속시키지 않겠다는 목표를 두는 것이다. 빨리 해결해 버린다는 개념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은 당면한 위기에만 주로 몰두할 뿐이다. 이전의 주홍글씨는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기도 한다. 주홍글씨가 정말 문제라면 개선을 위한 노력과 위기를 최소화하려는 각오가 있어야 하는데, 그냥 주홍글씨 탓만 하면서 무기력한 위기관리를 한다. 결국 또 다른 주홍글씨를 만들고 이전의 주홍글씨를 더욱 더 선명하게 키운다.

마지막 기준, 이해관계자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이해관계자들의 생각을 읽어 보는 노력이 있으면 가장 좋다. 특정 위기를 경험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관리했다면, 그 이후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생각을 한번 들어보는 것이다. 서베이나 FGI(포커스그룹 인터뷰)를 통해서라도 평가받아 보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업이 이런 사후 노력을 가볍게 여기고 불필요하다 생각하는데, 위기관리 시스템 개선을 위해서는 아주 중요한 노력이 이 리스닝(listening) 부분이다. 고객 관련 위기였다면 사후에 일반 고객들을 모아 그들 평가를 받아보자. 거래처와 관련된 위기였다면 사후 거래처 평가를 들어보자. 사실은 그런 평가가 가장 가치 있을 수 있다.

내부에서 성공이라 자의적으로 판단할지라도 핵심 이해관계자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 반대로 실패라고 우울해 있는 기업에게 핵심 이해관계자는 응원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들 이야기가 절대적 평가의 기준은 되지 못하지만, 지난 위기관리의 핵심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는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애초부터 위기관리에 있어 이해관계자 개념이 기반 되지 않고서는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위기를 둘러싸고 있는 이해관계자에 대한 이해와 그들의 입장과 목소리가 대응 전략의 기조가 된다. 그리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주제가 된다. 따라서 위기관리 사후에 다시 찾아 듣는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처럼 일관된 기준은 없다고도 볼 수 있다.

(자료사진)서울 세종대로 광화문 광장에서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 가족모임 회원들이 ‘옥시 의약품 불매운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자료사진)서울 세종대로 광화문 광장에서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 가족모임 회원들이 ‘옥시 의약품 불매운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처럼 다양한 기준 외에도 언론과 여러 전문가들은 더욱 흥미로운 위기관리 평가기준을 제시하며 그에 기반해 관전평을 공유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위기가 발생한 이후 주가의 추이를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위기 발생 초기에 폭락했던 해당 기업의 주가가 대표이사의 사과 기자회견 이후 반등에 성공했다는 스토리를 드는 것과 같은 식이다.

그러나 위기와 위기관리를 주가의 추이와 연동하는 평가방식은 항상 논란의 여지가 많다. 실제로는 대부분 실패했다고 평가하는 기업의 위기관리가 일정 시간이 흐른 후 주가가 정상화되는 현상에 비춰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등의 의문이 남기 때문이다. 심지어 주가는 위기관리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다고 이야기하는 극단적인 주장도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바깥의 관전평에 대해 “외부 사람들이 내부 사정을 잘 몰라서 부정확한 평가를 한다. 가치가 없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내부 사정이 아니다. 위기관리가 궁극적으로 성공했는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외부 관전평에서 형편없는 실패라 비판받는 경우는 없다. 반대로 실제로는 형편없이 실패했는데 여기저기서 성공한 것이라 평가하는 경우도 흔치 않다. 내부 사정을 모른다 해도, 외부에서 큰 시각으로 볼 때 실패다 성공이다 평가하는 이유가 있다면 그 나름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케이크를 반으로 가르듯 시원한 단 하나의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까지 언급한 여러 기준들이 하나의 방향을 공통적으로 가리킨다면 그 평가는 객관적이 될 수 있다. 위기관리를 통해 자사의 지속가능성을 유지시키고, 그에 대해 VIP가 긍정적 평가를 하고, 언론의 좋은 관전평 아래 성공사례로 일컬어지며, 핵심 이해관계자가 치하하는 위기관리를 생각해보자. 과연 누가 실패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

결국 이상의 위기관리 기준들은 위기관리 전략과 우선순위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이야기가 된다. 우리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지향해야 하는 대상과 방향을 보여준다. 그래서 위기 시 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이야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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