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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비밀이야!”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타’의 민낯
“쉿, 비밀이야!”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타’의 민낯
  • 김승혁 thepr@the-pr.co.kr
  • 승인 2019.05.09 11:4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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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s 눈] 익명에 숨어 차별·혐오 정서 극대화
족보 판매, 성 상품화 등 부작용 속출
에브리타임은 대학생들의 ‘최애’ 커뮤니티 앱으로 자리잡았다.
에브리타임은 대학생들의 ‘최애’ 커뮤니티 앱으로 자리잡았지만, 익명성으로 인해 몇 가지 문제점들이 불거지고 있다.

[더피알 대학생 기자=김승혁] 요즘 대학생들 스마트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 있다. 전국 약 360만 대학생이 이용하는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 대학생들은 흔히 줄여 부름)이다.

에타는 학교 인증을 거친 후 학생들이 직접 게시판을 개설해 운영하는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시간표 작성이나 수업 일정 관리, 학교생활 정보 공유 등 캠퍼스 내 학생들과 다양한 서비스로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일부 불건전한 커뮤니티 이용 행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몇 명의 20대 또래에게 에타의 민낯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다.

“익명성에 가려져 있다 보니까 알게 모르게 더욱 상처를 많이 받는 일이 생기는 것 같아.”
-김륜광(J대, 24)-

에타의 최대 장점이자 약점은 커뮤니티 운영 시스템 자체가 ‘익명성’에 기반한다는 것이다. ‘자유게시판’, ‘비밀게시판’ 등 다양한 게시판에서는 익명을 통해 개인의 고민을 털어놓거나 진로 결정에 있어 조언을 받기도 하며, 더 나아가 실제로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 양질의 도움을 받는 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익명성이라는 속성을 악용해 타인을 비난하거나 분란을 조장하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배설성 글도 자주 볼 수 있다.

실제 최근엔 본·분교 간 갈등, 성차별, 지역감정 조장 등 흑백논리 방식의 비난이나 조롱을 하는 게시글이 증가하고 있다. 일례로 H대학의 경우 학생들이 자율로 힘을 모아 제작한 카디건 주문 건에 대해 서울권 소재 캠퍼스와 충청권 소재 캠퍼스 학생들 간 충돌이 있기도 했다.

에타에서는 “서울 학생들만 주문을 받습니다” “우린 주문할 수 없나요?” 등 본·분교 간 차별대우에 불만을 품은 글이 올라왔다. 결국 뒤늦게 해당 캠퍼스 총학생회가 사태를 파악하고 수습에 나서야 했다. 

또한 미투(Me too) 운동을 시작으로 사회 전반에 걸쳐 여성 인권 신장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에타 내에서도 크고 작은 양면적 움직임이 생기기 시작했다.

성추행, 성희롱에 대한 용기 있는 목소리가 대학가를 강타한 이면에는 해당 이슈에 과몰입한 일부 학생들의 혐오주의로 인한 젠더(gender) 싸움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험 기간이 되면 이른바 족보를 사고파는 장터가 되기도 한다. 

“오랫동안 개설돼 온 과목에 대해서 시험 정보 얻기에는 아주 딱이지. 부르는 게 값이야.”
-장태영(H대, 26)-

올해도 중간고사 무렵엔 에브리타임 ‘자유게시판’ ‘정보·홍보게시판’ 등에는 ‘OO 과목 중간 족보 팔아요’, ‘족보 5000원에 팝니다’와 같은 홍보 게시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시험 족보는 해당 과목의 기출문제나 출제 경향을 모아 놓은 리스트 등을 일컫는다. 상대적으로 개설된지 오래된 과목, 또는 강의록 및 시험문제 최신화가 더딘 과목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에타 특성상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도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과목에 대한 시험 출제 경향을 다년도에 거쳐 알아볼 수 있다.

실제 족보 구매를 시도해 본 결과 캠퍼스별, 과목별로 1개당 6000원에서 3만원 선까지 천차만별이었다.

일부는 수업 필기와 녹음본을 비롯해 수강 신청 기간에는 과목 거래까지 이뤄지고 있다. 수업 자체를 거래하는 경우 한 과목 당 10만원까지도 가격이 형성돼 있다.

“게시판에서 종종 유사 성매매 행위를 볼 수도 있어”
-최정윤(Y대, 25)-

에타는 새로운 게시판을 개설하는 절차가 비교적 쉬워 다양한 목적을 가진 게시판들이 만들어진다. 그러다 보니 일부 게시판은 노골적인 유사 성매매 행위가 유추되는 글이 자주 게시되곤 한다. “XX 파트너 구합니다” “XX 구하는 사람 쪽지 주세요” 등이 그 예다.

여러 부작용이 표출되는 상황이지만 현재 에브리타임을 규제할 만한 마땅한 방법은 없다. 게시글에 대한 신고제도가 있긴 해도 단발적인 대처 방안에 불과하다. 정확한 신고 사유나 해당 게시글 작성자를 알아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에타는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환경에서도 대학생들의 소통 문화를 장려하고 다양한 정보까지 공유할 수 있는 최대 커뮤니티다. 그렇기에 익명이라는 가면에 숨어 커뮤니티의 본질을 흐리는 부적절한 사례가 고착화되는 것은 아닌지 더 크게 우려된다. 대학생 톱 커뮤니티로 올라선 에브리타임의 변화가 불가피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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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2019-05-14 22:16:59
기대되는 대학생기자! 에타 정화하자!

Moon 2019-05-14 20:48:02
기사 너무 잘 봤어요 최고에요❤️❤️

조아 2019-05-11 02:02:01
기사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