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기생언론’ 저격에 “속 시원 vs 성 안차”
KBS ‘기생언론’ 저격에 “속 시원 vs 성 안차”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9.09.1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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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저널리즘 토크쇼 J’, 인사이트·위키트리 문제 공론화
홍보인들 “해당 매체 뉴스 소비층에 이슈 될지는 미지수”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 인사이트, 위키트리 등을 기생언론으로 지명하고 문제점을 꼬집었다.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 인사이트, 위키트리 등을 기생언론으로 지명하고 문제점을 꼬집었다.

[더피알=안선혜 기자] KBS가 ‘기생언론’ 문제를 공론화해 언론계는 물론 홍보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주요 기업 홍보담당자들은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과 함께 방송에서 거론된 내용도 일부일 뿐이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KBS 미디어비평 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 J’는 지난 15일 ‘기생언론’ 행태를 지적하며, SNS를 기반으로 영향력을 확대한 인사이트와 위키트리의 실명을 거론했다. 

방송은 해당 매체에 몸담았던 전직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취재 행태를 고발하고, 광고주 압박용 카드로 기업에 악의적 보도를 일삼은 현황 등을 조명했다.

이들에 기생언론이란 이름을 붙인 건 독자적 취재 없이 다른 언론사 기사를 짜깁기하거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의존해서 기사를 양산하는 행태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대기업 홍보인 A씨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정식 취재를 통해 기업의 반론이나 입장을 보장하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짜깁기해서 양산하고 있고, 이를 거의 위협용으로 쓴다”며 “그 과정에서 (사실관계 오류로) 갈등 양상이 빚어지면 기업에서 돈으로 회유하려 했지만, 정론직필하겠다는 식으로 앞뒤를 다 자르고 또 기사화하곤 한다”고 피해 사례를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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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홍보인 B씨 역시 “취재한 내용 하나 없이 다른 언론사 보도를 대충 엮어서 제목을 ‘사악하게’ 뽑는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보유한 전 매체를 동원할 뿐 아니라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기사 링크를 걸어 호소하는 식으로 이슈를 확대하는 듯하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기업에서 이들 매체에 신경쓰는 건 막강한 소셜파워와 함께 주 독자층이 1020 세대라는 데 있다. 온라인에서 떠도는 연성뉴스가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젊은층에 확산되면 파급력이 어마어마하고, 왜곡된 정보라 할지라도 인식을 교정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특히 패션, 유통 같은 소비재 기업들은 소비자 여론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 주된 먹잇감이 된다는 전언이다.

누적된 불만이 큰 만큼 이들 매체에 대한 문제 제기는 지속적으로 있어 왔다. 한국광고주협회가 운영하는 반론보도닷컴 등에서는 인사이트에 누적된 광고주들의 불만을 다룬 바 있다. 안길수 인사이트 대표가 건물을 소유하는 과정에서 무리한 대출을 받으면서 기업 관련 부정기사 재탕과 과장된 악성 기사가 늘었다는 내용이었다. 

아울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해당 언론의 폐간 및 처벌 등을 요구하는 글이 수차례 올라온 바 있다.

기업을 겨냥한 ‘기사 장사’가 성행한 또 다른 원인으로는 페이스북 알고리즘 변경이 꼽히기도 한다. 지난해 초 페이스북이 기업 및 미디어 페이지의 도달률을 떨어뜨리면서 인사이트나 위키트리의 콘텐츠 트래픽도 크게 감소, 광고 수익도 함께 주춤했다는 분석이다.

줄어든 광고 수익분을 보존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업을 타깃으로 하는 악성 기사가 양산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B씨는 “위키트리는 덜 이악스럽게 접근해오다 산업 부문을 강화하는 등 인사이트를 벤치마킹하는 움직임이 엿보이기도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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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에서 전격적으로 두 언론을 기생언론으로 지명한 탓에 각사도 위기감을 느낀 모습이다. 인사이트는 KBS에 대한 비판 보도를 자사 채널에 연이어 게재한 가운데, 위키트리는 입장문을 내고 인사이트와는 선을 긋고 있다.

정확한 원칙으로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광고주를 명시한 네이티브 광고를 실행한다며, 오히려 자사가 인사이트에 의한 최대 피해자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광고 수주를 위한 악의적 보도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그간 속앓이를 해오던 부분을 파급력을 지닌 공영방송에서 다뤄주었지만 일선의 걱정은 여전하다.

홍보인 C는 “이같은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난 건 고무적이지만, (인사이트는) 대학생들이 불신하는 언론으로 매번 지명되면서도 확장일로를 걸어왔다”며 “SNS에서 습관적으로 이들 뉴스를 소비하던 일반 사람들이 얼마나 알지 모르겠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지 안 될지도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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