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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원 때문에’…광고회사 격려금 놓고 설왕설래
‘30만원 때문에’…광고회사 격려금 놓고 설왕설래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21.08.12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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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원+1일 포상휴가 비공개 지급 문제 제기
사측 “소규모로 수시로 지급해오던 것”
업계 관계자 “누적된 MZ 불만이 포상제 계기로 표출”
제일기획 본사 사옥 전경.
제일기획 본사 사옥 전경.

[더피알=안선혜 기자] 제일기획 내부에서 ‘포상금 기준’을 놓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올 초 주요 대기업을 강타한 성과급 논란과 유사한 것으로, 투명한 보상체계에 대한 요구가 광고업계 대표주자에게로 향하는 모양새다.

▷관련기사 : [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여기저기 번지는 성과급 논란

최근 직장인 익명앱 블라인드에는 제일기획에서 직원들에게 비공개 포상금을 지급한 데 대한 불만 글이 올라왔다.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직원에 격려금 30만원과 1일의 포상휴가가 지급된다는 점을 대상자가 된 일부에게만 공지했다는 내용이다. 

글쓴이는 어떤 기준으로 대상자가 정해지고 규모가 얼마인지도 밝히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대상자를 전체 공개하라는 직원들의 요구에도 사측이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포상금은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 직원들을 격려하려는 취지에서 단발성으로 지급됐다. 각 부문장이 우수 성과자를 선정했으며, 다양한 연차의 직원이 모두 포함됐다.

이를 두고 포상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일부 직원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성과에 대한 객관적 정량화가 어려운 기준으로 각 부문장에 포상자 선정을 맡겼다는 지적이다. 부문장의 사적 감정이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심도 더해졌다.

이에 대해 제일기획 관계자는 “포상금 지급은 소규모로 그간에도 계속 있어 왔다. 코로나로 힘든 상황이라 격려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급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광고업계에서 정기 성과급 외에 포상금 내지 격려금 지급은 종종 있는 일이다. 회사별로 기준은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프로젝트 수주 실적이나 퍼포먼스 결과 등에 따라 팀별로 받곤 한다. 전 직원이 받는 포상금이 아니기에 지급금액이나 대상을 알리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기업 계열 광고회사에 재직 중인 A씨는 “회사마다 다르지만, 우리 같은 경우 공식 포상금도 있지만 일부를 대상으로 하는 포상금일 경우 인비(비공식)로 제공한다”며 “누가 받고 금액이 얼마인지는 따로 공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광고회사 직원 B씨는 “보통 수주 결과 등을 고려하는 등 명확한 기준은 있는데, 대대적으로 포상금을 준다고 알리지는 않는다”고 했다.

종합하면 성과급 차등지급이나 포상금 선별지급은 아이디어를 파는 에이전시업계에선 오래 전부터 정착된 보상체계다. 그런데도 새삼스레 제일기획 포상금을 놓고 뒷말이 나오는 것은 기존 인사·업무 시스템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이번 일을 계기로 터져 나온 것이란 시각이 많다.
 

익명을 요한 업계 관계자는 “요즘 젊은 직원들은 (기존 시각에서 봤을 때) 작다고 생각하는 사안에서도 스스로 납득이 안 되면 공공연히 문제를 제기하는 것 같다”며 “비딩 성과에 따른 평가와 보상이 일반적인 에이전시업 특성상 더욱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더욱이 제일기획의 경우 올 들어 백여명 규모의 퇴사가 이뤄졌다. 포상금 지급 건과는 별개 사안이나, 조직정비에 힘써야 하는 시점에서 공교롭게도 내부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더해졌다.

광고업계의 인력 유출은 제일기획만의 고민거리는 아니다. 광고업 자체가 원래도 이직률이 높은 직종인 데다, 근래 디지털 마케팅을 필요로 하는 플랫폼사나 급성장한 스타트업이 늘면서 업계에서 이직자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글로벌·디지털 마케팅 분야 인력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에이전시업계 경력자들의 ‘몸값’을 크게 높여 스카웃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졌다. 그럼에도 ‘광고업계 1위’라는 상징성 때문에 제일기획의 인력 유출에 유독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B씨는 “제일기획부터 소문이 시작돼 광고회사마다 요즘 이직이 많긴 하다”며 “투자받아 상장하는 것까지 바라보고 스타트업 등으로 ‘탈광고’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광고산업 자체가 광고주 요청에 의해 스케줄이 결정되고, 프로젝트에 따라 업무 강도가 높다 보니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 같은 기준에서 MZ세대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 같다는 의견이다.

B씨는 “(인력 유출은) 제일기획만 아니라 광고회사 전반이 겪는 문제”라며 “(디지털 에이전시 등) 비광고회사에서 콘텐츠를 만드는 경우도 많기에 경력을 쌓고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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