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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경제 시대, 당신 기업의 진정한 팬은 몇 명인가?
팬덤 경제 시대, 당신 기업의 진정한 팬은 몇 명인가?
  • 최소원 기자 (wish@the-pr.co.kr)
  • 승인 2022.09.21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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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브랜드 오롤리데이의 팬덤 구축·확대 전략 파헤치기
팬덤 강력한 BTS 분석해 '아이돌 생애 주기' 전략 적용
진심과 소통, "스몰브랜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마케팅 방법"

더피알타임스=최소원 기자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기업가 정신'을 강의하는 팀 페리스는 자신의 분야에서 최정상에 오른 이들을 거인이란 뜻의 '타이탄'이라 일컫고, 그들의 성공 노하우를 모아 《타이탄의 도구들》(토네이도/2017)을 출간했다. 그 중 17번째 타이탄, 과학기술문화 잡지 와이어드(Wired)를 창간한 케빈 켈리(Kevin Kelly)는 "성공의 시작은 1000명의 사람을 지극히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 말했다.

8월 말 발표된 어도비의 '크리에이티브의 미래(Future of Creativity)' 보고서는 전 세계 크리에이터 수가 2억2백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2022.05.기준). 크리에이터 경제가 발전하면서 함께 성장한 것이 '팬덤'이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유의미하던 팬덤이 경제에서도 중요한 개념이 됐다.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든 기꺼이 값을 지불하는 이들을 지칭하는 '진정한 팬'은 크리에이터뿐만 아니라 이 시대 기업이나 브랜드에게도 중요한 존재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의 '찐팬'(진정한 팬)은 몇 명이나 될까?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우리 브랜드는 몇 명의 사람을 모을 수 있을지 생각해 보자.

지금까지 열심히 키워왔던 인스타그램 계정이 해킹당했다. 신고 후 계정을 찾았지만, 또다시 해킹되길 여러 번, 해커가 요구하는 금액에 계정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새 계정을 만들고 소식을 알리자 피드에 찾아와 팔로우를 누르는 사람들, 그들은 과연 몇 명일까?

브랜드 '오롤리데이'는 오픈한 시기부터 인스타그램을 유일한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약 5만 명 정도가 모였을 때 앞서 말한 해킹 사건을 겪었다. 새 계정이 만들어진 지 세 달 정도 지났을 무렵 약 1만 명의 팔로워가 모였다. 절반 정도는 금방 모으지 않을까 기대했던 롤리(박신후) 대표는 잠시 실망했지만, 이내 그들이 '어떤 일이 있어도 다시 올 사람', 즉 오롤리데이의 찐팬임을 깨달았다.

이때부터 오롤리데이는 팬에게 더 집중했다.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마음의 밀도. 브랜드에 어떤 위기가 닥쳐도 응원해주고 함께 해줄 강력한 팬을 보유한 브랜드로 거듭날 것을 목표했다. 오롤리데이의 전략은 진심과 소통이다. '행복'을 전하려는 일관성 있고 지속적인 말과 행동은 그들의 가치에 반응하는 팬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아이돌 생애 주기' 전략?

강력한 팬을 보유한 브랜드를 목표 삼았을 때, 오롤리데이의 마케터 호섭이 제안한 것은 '아이돌 생애 주기' 전략이다. 강력한 팬덤을 형성한 아이돌 그룹 BTS의 생애 주기를 살펴보고 그 주기대로 활동해 보자는 것이었다. 4단계로 구성된 이 주기는 '콘셉트 설정 및 데뷔 준비→코어 팬 만들기→팬 확장하기→콘셉트 재설정'이 반복되는 순환형 알고리즘이다.

《행복을 파는 브랜드, 오롤리데이》(박신후, 블랙피쉬, 2022) 참고.

박신후 대표가 집필한 《행복을 파는 브랜드, 오롤리데이》(블랙피쉬/2022)에 따르면 BTS는 타 아이돌처럼 생애 주기에 맞춰 활동하면서도 '우수한 실력' '작업물에 담긴 진심' '팬들과의 밀접한 소통' '진정성 있는 감사 표현' '비수기 없는 활동 기간'의 차별적인 요소를 만들었다. 오롤리데이는 그 핵심이 진심과 소통이라고 진단했다. 진심어린 태도로 작업물을 만들고 팬들을 대하며, 다양한 지점에서 팬들과 밀접하게 소통해야 한다는 해석이다.

이를 적용한 오롤리데이는 어떻게 팬덤을 키우고 소통하고 있을까?

① 콘셉트 설정 및 데뷔 준비

이 단계의 핵심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립하는 일이다. 오롤리데이는 브랜드 출범 때부터 '행복'을 키워드로 잡고 전개해왔다. 그 단순한 키워드는 8년이 넘는 시간 동안 조금씩 발전했다. 롤리 대표가 번아웃을 겪고 성장에 부침을 느낄 때마다 조금씩 더 구체화됐다. 계획 하에 만들어졌다기보다는 해왔던 것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설정하는 시간을 가지며 공고해졌다.

롤리 대표는 브랜딩을 주제로 강연이나 컨설팅을 할 때 미션과 비전을 먼저 명확히 하라고 강조한다.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즉 브랜드 철학이 무엇인지 알고 이를 타인이 인지하도록 보여주는 과정이 브랜딩이기 때문이다.

오롤리데이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브랜드명: 오롤리데이(Oh, Lolly Day/O,LD!). 노래 'Oh Happy Day'에 해피 대신 롤리를 넣어 탄생했다.

미션(슬로건): 'Oh, Lolly day! Makes your life Happier'. 당신의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든다는 의미다.

비전(계획): 누군가의 삶을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제품, 서비스, 콘텐츠, 커뮤니티 공간 등 형태에 제한 없이 오롤리데이의 방법대로 보여주고 소통한다.

디자인 톤:

① 미니멀하지만 경쾌하고 귀여운 느낌의 서체를 주력으로 사용한다.

② 채도 높은 컬러를 촌스럽지 않게 배색해 사용한다.

③ 못난이 캐릭터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사용한다.

마스코트: 못난이(못나니즈). '누구나 보고 따라 웃을 수 있는 얼굴을 그려봐야겠다' 하고 그린 낙서로 탄생한 캐릭터다.

해피어: 'happier'. '더 행복한'이라는 뜻이자, 동시에 '행복한 사람'이라는 의미로 사용한다. '팬'을 비롯해 오롤리데이와 연관 있는 모든 사람(팀원, 제작자, 소비자 등)을 지칭한다.

출처: 박신후(롤리) 오롤리데이 대표 저서 《행복을 파는 브랜드, 오롤리데이》 내용을 정리함.

오롤리데이의 미션은 'Oh, Lolly Day! Makes your life Happier', 오롤리데이와 연관된 이들의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미 그 곁에 행복이 있음을 전제하며, 그것을 발견하도록 돕는다. 이를 실행하는 비전(계획)은 행복을 전하는 방법과 도구를 가리지 않고 오롤리데이의 방법대로 보여주고 소통하는 것이다.

설정된 미션과 비전은 오롤리데이 팀이 작동하는 방식을 결정한다. 이들은 어떤 일을 할 때 오롤리데이의 메시지에 부합하는 일인지, 또 오롤리데이다운 일인지 판단하고 행동한다. 상품, 콘텐츠, 캠페인 등 어떤 것을 기획하고 실현하는 과정에 발생하는 모든 결정의 준거로 작용한다. 심지어 채용 절차에서도 행복에 대한 여러 질문을 묻고 답하는 것을 보면 오롤리데이는 누구보다 행복이란 메시지에 진심이다.

② 코어 팬 만들기

두 번째 단계는 소규모 활동을 통해 브랜드 철학에 동의하는 찐팬을 만드는 과정이다. BTS로 말하자면, 앨범을 기획하고 좋은 음악을 만들어 발표해 활동하는 시기로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들의 파워풀하고 열정적인 퍼포먼스와 무해한 가사는 대중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특히 'Love Yourself'라는 메시지가 담긴 가사와 온몸이 부서질 듯 춤추는 모습은 언어와 문화가 다른 해외 시장에서도 통했다.

오롤리데이 또한 본업에 충실하다. 제조업으로 시작한 오롤리데이는 행복을 말하고, 행복을 전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든다. 중간 중간 되짚으며 가치에 맞지 않는 제품은 판매를 중단했다. 아직까지도 직접 공장에 찾아다니며 의뢰를 넣고 구매 후 변형으로 소비자가 실망하지 않도록 신제품은 반드시 테스트해 본다. 상세페이지는 두 종류인데, 친절하고 상세한 기본형과 그것에 다정하고 유쾌한 분위기로 제품의 TMI(Too Much Information)를 추가한 노션형이 있다. 이러한 섬세함은 판매량 대비 1%도 되지 않는 교환‧반품률로 응답받았다.

BTS. 사진=하이브
BTS. 사진=하이브

다시 BTS를 얘기해보자. 그들이 세계 시장에서 인기 얻은 배경엔 국내 팬들의 헌신이 있다. 글로벌 유튜버에게 BTS의 음악 리액션을 추천하는 등의 노력이 해외 진출의 가속 페달이 됐다. 스스로 영업사원을 자처하는 국내 코어팬을 만든 비결은 데뷔 초부터 이어져온 긴밀한 소통이다. 그들은 트위터와 유튜브 등을 통해 소소한 일상과 팬사랑을 전했다. 비수기 없는 소통은 탈덕(좋아하는 것을 그만두는 일)을 막고, 팬들이 친밀감과 애정을 느끼게 했다.

오롤리데이도 팬들과의 소통을 확대했다. 인스타그램이 유일한 소통수단이었던 과거와 달리, 인스타그램, 유튜브, 홈페이지, 뉴스레터 등으로 매체를 확대하고 내용을 달리했다. 이 채널들에서 오롤리데이는 일하는 중의 사소한 일상이나 최근의 생각, 신상품 출시나 이벤트 같은 이야기를 전한다. 또 행복함을 느끼는 순간을 그린 일러스트나 오롤리데이 제품을 사용하는 사진 등을 공유하며 행복에 대한 생각도 꾸준히 전하고 있다. 이는 행복을 추구하는 느슨한 공동체의 연대감을 느끼게 한다.

③ 팬 확장하기

브랜드를 사랑해주는 찐팬들을 기반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어나가는 단계다. 그러나 목표는 그들 또한 찐팬으로 만들어 팬덤 덩치를 불리는 것. '코어 팬 만들기'가 좋은 상품과 친밀한 소통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단계였다면, 팬 확장하기 단계는 대중과의 연결점을 늘려 노출을 높인다. 이 과정에서는 대중적 취향을 고려한 전략이 필요한데, 동시에 일관성과 진정성을 놓쳐선 안 된다.

오롤리데이는 대중적인 노출을 겪을 때마다 한 단계씩 성장했다. 첫 번째 노출은 동명의 카페 오롤리데이의 핫플레이스 등극이다. 오롤리데이의 쇼룸으로 준비했던 오프라인 공간이 예상보다 유명해져 브랜드 오롤리데이의 이름도 많이 알려졌다. 이 브랜드는 고객들이 직접 상품을 볼 수 있는 쇼룸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서울 성수동에 사무실을 이전하며 만든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근무하는 직원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해피어마트 내부 모습. 사진=해피어마트 인스타그램
해피어마트 내부 모습. 사진=해피어마트 인스타그램

정식 매장보다 대중과의 접점이 많은 곳은 단연 팝업스토어일 테다. 오롤리데이는 2017년 홍대 오브젝트에서 2주간 팝업 전시를 꾸리며 오롤리데이의 아이덴티티를 정립했다. 2019년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과 2021년 더현대 서울에선 팝업스토어 '해피어마트'를 선보이며 오롤리데이만의 오프라인 매장 콘셉트와 틀을 발전시켰다. 이때마다 오롤리데이는 낮은 인지도를 통감하면서도, 대중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마주했다.

이런 가능성은 새로운 기회로 이어졌다. 오롤리데이는 '콜라보레이션 맛집'으로 유명한데 LG 그램, CNP, 맥심, 메타, 현대 등의 대중적인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했다. 그들은 오롤리데이의 감성에 반응하는 청년층의 관심을 끌고, 오롤리데이는 대중에게 얼굴을 비출 기회를 얻었다. 롤리 대표는 특히 서로 win-win할 수 있는 관계의 브랜드와 협업할 것을 강조한다.

디지털 시대인 만큼 SNS도 빼놓을 수 없다. 오롤리데이 SNS엔 브랜드 소식 외에도 브랜딩 코칭이나 습관 만들기, 플레이리스트, 댄스 릴스 등 대중 취향이 반영된 콘텐츠가 업로드된다. 또 브랜드 캠페인 'Be Happier' 프로그램의 '35days challenge'처럼 참여를 이끄는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를 알릴 기회를 늘리고 있다. 이러한 콘텐츠는 단순히 조회수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오롤리데이의 가치와 대중 취향의 교집합에 있는 주제를 다룬다.

④ 콘셉트 재설정

성장의 분기점마다 기업 및 브랜드는 그간의 활동과 결과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피드백이 있을 때 메타인지가 가능하고 객관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롤리 대표는 지금까지 9년간 오롤리데이를 키워오며 피드백과 아이덴티티 재정립의 중요성을 느껴왔다.

브랜드 덩치가 커지고 직원이 늘어날 때마다 브랜드 가치를 표현하는 조직의 언어와 업무툴이 달라져야 했다. 오롤리데이는 2021년부터 조직적 차원의 성과관리 툴인 OKR(Objective Key Results)를 도입했다. 인텔에서 시작해 실리콘밸리 전체로 퍼져나간 성과 관리 기법인 OKR은 특정 기간 동안 달성할 목표와 키리절트(Key-result)를 설정하고, 세분화한 시기별로 여닫는 회의를 통해 결과를 추적하길 반복한다.

오롤리데이는 OKR을 자신들에 맞게 편집해 적용한다. 반년 단위의 목표를 설정하고 격주 단위로 회의를 진행한다. 앞주 화요일에 시작 회의를, 그 다음 주 금요일에 마무리 회의를 열어 2주간의 과정과 성과를 공유한다. 반년이 마무리될 때에도 함께 회고하고 다음 분기 목표를 설정한다. 피드백과 브랜드 콘셉트를 재정립하는 과정을 꾸준히 반복하는 것이다.

지난해 오롤리데이의 목표는 강력한 팬을 보유한 브랜드로 거듭나는 것이었다. 상‧하반기 모두 찐팬과의 찐득한 관계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오롤리데이의 새 목표는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갔다. 2022년, 오롤리데이는 '팬을 움직이게 하는 브랜드'로 진화하고자 한다.

그 방법으로 NFT 기반 커뮤니티 구축을 선택했다. 올 1월 못난이 캐릭터를 응용한 프로필 NFT를 발행한 오롤리데이는 그들이 살아가는 해피어타운 세계관을 인스타툰(인스타그램에서 연재하는 만화)으로 연재하고 있다. 또한 '해피어타운'은 디스코드에 구축된 오롤리데이의 커뮤니티를 지칭한다. 이 공간을 통해 팬들의 구심점을 만들고 NFT 사업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사진=오롤리데이 홈페이지
사진=오롤리데이 홈페이지

오롤리데이는 NFT 사업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빠르고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새로운 행복의 형태를 찾고 제안하는 것이 오롤리데이의 일이기 때문"이라 말한다. 타 기업과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끊임없이 혁신을 거듭하고 시장에 필요한 제품과 라이프스타일을 고민해 제시해야 한다. 그 속에 일관적이고 진정성 있는 가치가 담길 때 소비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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