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아무리 변해도 PR 기본철학 지켜라
트렌드 아무리 변해도 PR 기본철학 지켜라
  • 주정환 기자 (webcorn@the-pr.co.kr)
  • 승인 2012.04.23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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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열 콜로라도주립대학 미국 원격 인터뷰 ①

코콤포터노벨리를 창업하고 국내 PR업계에 새로운 시도와 스탠다드를 제시했던 김장열 대표가 지난 2003년 미국 유학을 떠난 10년만에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에서 테뉴어(Tenure, 종신교수)를 받았다.
APR 한국인 1호, PR 업계 최초 ISO9001 도입, 업계 최초 PR 연구소 설립 등 PR 산업 분야에 큰 축을 담당했던 그가 PR의 본 고장인 미국 학계로 진출해 종신 교수 영예까지 안은 것.
PR 기업과 연구를 동시에 성공시킨 입지전적인 PR人 김장열 교수를 미국 현지로 직접 연결해 PR을 둘러싼 국내 기업, 학계, 업계의 문제점과 방향성을 심도있게 짚어 봤다.


[The PR=주정환 국장] 콜로라도 주립대에서 테뉴어를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의미이고 또 어떻게 활동할 계획인가요.

"미국대학에서 테뉴어를 받았다는 말은 종신직을 보장받았다는 의미입니다. 65세에 반드시 퇴임해야 하는 한국 대학과 달리 미국 대학은 정년제한이 없기 때문에 테뉴어를 받은 교수는 본인이 은퇴시기를 스스로 정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PR 분야에 있어서도 많은 미국 대학의 PR교수들이 70세를 넘긴 후에도 강의 및 연구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PR관련 교과서를 여러권 저술한 텍사스크리스찬대학의 더그 뉴섬(Doug Newsom) 교수는 재작년에 미국 나이로 76세에 은퇴했습니다. 몇 주전 이분을 마이애미에서 열린 국제PR학회에서 만났는데 아직도 학회에서 사회를 보시더군요. 저 역시 능력이 닿는 한 강의와 연구를 계속할 예정입니다."

홍보는 PR의 중요한 부분일 뿐

코콤포터노벨리를 설립하시고 한국 PR 회사 최초로 ERP 제도 도입, ISO9001 인증을 받는 등 리더 기업으로서의 많은 역할도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또 지금은 PR 종주국인 미국 학계에서 종신교수로서 인정을 받으셨는데요. PR에 대한 김 교수님의 철학은 무엇인지요.

"사실 저는 실무자였을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PR이야말로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최대의 혜택을 줄 수 있는 보람있는 분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만큼 PR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PR인들에게 더욱 엄격한 윤리의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PR을 본질에 바탕을 둔 정직한 커뮤니케이션 보다는 선전 내지는 여론 조작과 같은 활동, 아니면 광고나 마케팅의 한 분야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PR은 그 이상의 가치와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바라보시는 한국의 PR 환경은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요. 또 기업이나 PR업체들이 놓치고 있거나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면요

"제가 봤을 때 한국의 PR환경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인하우스 PR 담당자의 경우 회사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핵심인물로, 최고 경영자로 승진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는 것이 한 예입니다. PR기업의 경우 낮은 대행료, 대행사의 전문성, 고객사나 기자들의 인식 등에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무엇보다 PR 산업 자체가 계속 성장하고 있고 PR 기업들도 더욱 전문화, 다양화, 대형화 되어 갈 것이라고 보입니다. 이렇게 발전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더욱 실력있는 전문인력이 필요할텐데 그래서 PR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대학의 PR 교육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기업에서도 직장에서의 지속적인 재교육을 통해 PR 실무자들이 높은 수준의 전문성, 윤리관과 자신들의 업무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각별히 노력해야 합니다.

기업이나 PR업체들이 너무 눈앞의 이익과 가시적인 결과에 연연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목표의식을 가지고 PR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많은 최고경영자나 고객사 담당자들이 대언론관계(홍보, publicity)를 PR의 전부 아니면 대부분이라고 생각하지요. 사실 홍보는 PR의 중요한 부분일 뿐입니다. 또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여러 전략의 하나일 뿐이지요. 따라서 주요신문, 방송에 좋은 기사가 나고 인터뷰를 했다고 해서 PR목표가 달성됐다고 말해서는 안됩니다. 보다 장기적, 궁극적으로 이러한 노력을 통해서 목표공중의 인식이 바뀌었는지,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화했는지, 행동이 바뀌었는지를 측정하고 이를 입증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러한 결과(outcome)는 단기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PR의 효과도 좀 더 장기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R 실무자나 PR 기업들은 이 부분을 보다 적극적으로 최고경영자나 고객사에 알려야 합니다."

▲ 콜로라도주립대 재직하는 pr 동료교수들. (김장열 교수 오른쪽 옆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자나피어슨, 신리크리스틴, 커크할라한, 다나라너, 그리고 잭러브레이스 교수.

라디오·TV·인터넷·블로그 그리고 SNS


국내 PR기업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또 어떻게 변화해 나가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일반적으로 PR기업의 전문성 부족, 전문인력 부족, 영세한 규모 등을 꼽고 있습니다만 저는 이런 문제들이 비단 PR기업들만의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에 못지 않게 변화가 필요한 게 고객사, 언론인들의 PR에 대한 인식, PR 기업의 전문성 인정이 같이 수반돼야 하는 것이지요. 다행히 PR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PR기업의 전문성은 PR 기업들이 좀 더 전략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PR회사들이 “우리 회사는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는 PR회사는 그렇게 많지 않지요. 특히 규모가 작은 PR회사들은 자신들이 제일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좀 더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전문성을 인정받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워낙 PR 시장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해도 충분히 회사를 키울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전문PR기업들이 많아질 때 PR산업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더욱 시장이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런 기업들간에 합병을 통해 규모를 키우면 영세성도 아울러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문인력 부족은 두 가지 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먼저 지금 PR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의 꾸준한 자기계발 노력이 필요합니다. 최근 들어 많은 PR 실무자들이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박사과정에 등록해서 공부하는 분들도 계시구요. 이런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PR이란 직업이 한번 시작하면 끝없이 공부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특히 PR기업에 있다면 더욱 그러하지요. 이런 공부가 간판을 위한 공부가 돼서는 안될 것입니다. 다음에 더욱 능력있고 열정이 있는 신규인력의 확보가 필요합니다. 우수한 대학 졸업생들이 PR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PR기업들이 비단 PR 전공자 뿐만이 아니라 다른 전공출신이라도 미래를 보고서 과감히 채용해야 합니다. 인턴쉽을 더욱 활성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요.

소셜미디어 등장으로 홍보업계는 물론 기업 환경, 정부 환경 등 급격한 환경변화에 허둥대고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시대변화에 각 조직은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어려운 질문인데요, 제 생각에는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해서 변해야 할 부분은 변해야 하겠지만 PR의 가장 본질적인 가치, 즉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조직과 공중간에 서로 유익한 관계를 형성해줘야 한다는 기본 철학은 흔들리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 PR이 선전(propaganda)으로 전락할 수도 있고 PR실무자들은 계속 스핀닥터(Spin doctor, 정치홍보전문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PR실무자들이 너무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성과에 쫓겨서 조바심을 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요즘 소셜미디어 PR이 중요하다고 하니까 너도나도 소셜미디어 PR을 시작하지만 정작 소셜미디어 PR을 제대로 하는 기업이 많지 않고 또 제대로 한다고 하더라도 그 효과를 입증하거나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똑같은 혼란상황이 과거에 라디오가 발명됐을 때, 텔레비전이 처음 나왔을 때, 인터넷(월드와이드웹)이 보편화 됐을 때, 그리고 블로그가 주요한 PR의 수단으로 등장했을 때 발생했었습니다. 지금은 어떻습니까? 이들 매체가 모두 중요한 PR의 대상이요, 동시에 수단입니다. 소셜미디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셜미디어도 하나의 중요한 PR의 수단으로 활용돼져야 하지만 소셜미디어가 모든 매체를 대신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김장열 교수는..

現 콜로라도 주립대학 교수
코콤포터노벨리 창업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매스커뮤니케이션 박사
서강대학교 영문학과, 동대학 언론대학원 졸업(PR 전공)
한국인 최초 미국 PR협회 공인 PR 전문가(APR)
미국PR협회, 국제언론학회, 미국언론학회 회원
한국PR기업협회 총무이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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