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맛 ‘리북손만두’
고향의 맛 ‘리북손만두’
  • 관리자 (admin@the-pr.co.kr)
  • 승인 2010.07.29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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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말이밥’ ‘김치말이국수’ …매콤새콤 시원~한 맛 일품

요즘같이 무더운 여름날이면 얼음 동동 띄운 시원~한 김칫국 한 사발에 국수를 척척 말아 먹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출출하긴 한데 딱히 당기는 음식이 없을 땐 김치말이국수가 제격. 국수도 국수지만, 국수 대신 찬밥을 넣어도 맛이 꽤 괜찮다.
김치말이밥. 누가 ‘찬밥 신세’라고 했던가. 일부러 식힌 찬밥이 여름철 별미로 대변신, 김치말이밥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톡톡 터질 것 같은 밥알을 씹는 맛이 일품인 서울 중구 무교동 소재‘리북손만두(02-776-7350)’의 김치말이밥. 대접을 가득 채운 푸짐한 양 때문에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나면 아쉬울 것 없이 든든하다.
뭐니 뭐니 해도 매콤새콤한 국물이 끝내준다. 맛의 비결은 사골과 배추에 있다. 사골을 진하게 우려낸 물에 아삭한 고랭지배추로 담근 김칫국을 섞고 찬밥을 만 뒤 오이채를 얹고 얼음을 띄웠다. 특별한 양념은 없다. 사골 김칫국에 파와 마늘 등을 넣고 멸치액젓을 아주 살짝 곁들였다. 참기름 몇 방울에 통깨를 솔솔 뿌려 고소하면서도 담백하다. 달콤한 맛을 내려하기보다 김칫국의 고유한 맛을 살려 깔끔하다.

 

맛의 비결은 사골과 배추
이북식이다. 어린 시절 평양에서 자란 박혜숙 리북손만두 사장이 어려서부터 먹던 바로 그 맛이다. 박 사장은 아들과 딸을 독일로 유학 보내고 일거리를 찾다 식당을 차렸다. 추억의 맛을 여러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살던 한옥을 개조해 평양식 만두 전문식당을 낸 것. 그때가 벌써 24년 전. 15년 넘게 만두와 빈대떡만 주로 팔다 더운 여름에 입맛을 돋울 음식을 고민하던 중 김치말이밥을 떠올렸다. 지금은 김치말이밥이 이 집의 대표 메뉴가 됐다.
“이북에선 김치말이밥을 주로 겨울에 먹어요. 긴 한겨울 밤 출출할 때 만들어 먹죠. 언 김치를 썰어 그 국물에 밥을 말아 먹곤 했는데 이걸 여름에 팔면 괜찮겠다 싶어 내놓았더니 잘 되더라고요. 김치말이밥은 8년 됐어요. 손님들이 국수도 해보라고 해서 작년부터 김치말이국수도 만들기 시작했죠.”
날씨가 더워지면서 평일이면 보통 점심시간인 12시보다 20분 이상 일찍 식당에 도착해야 줄을 서지 않고 먹을 수 있다. 길게 늘어선 줄은 1시 반까지 줄질 않는다. 인기 있는 만큼 유명인사도 여럿 다녀갔다. 정운찬 국무총리, 이해찬 전 국무총리,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등도 이곳 손님이다. 일본 외식잡지에도 소개돼 일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리북손만두 메뉴의 원조격인 만두 요리와 인기 절정의 김치말이밥과 국수 외에도 전골, 빈대떡, 고추전, 보쌈, 수육, 수육전골 등이 있다. 서울시청 뒤편 골목 깊숙이 위치한다. 빌딩숲에 둘러싸여 찾아가기 어렵지만 고향의 맛을 한껏 느끼고 나면 길을 찾아 골목을 헤매던 수고가 하얗게 잊혀진다.

 

 

 

 

 

강주영 기자 kjyoung@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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