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논란으로 발등에 불 떨어진 농심
‘발암물질’ 논란으로 발등에 불 떨어진 농심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2.10.2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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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농심 “인체 무해” 발표에도 소비자 불안심리 가중
…전문가, “농심의 위기관리 아쉽다”

[The PR=강미혜 기자] 농심 홍보팀이 하루밤새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농심 라면스프에서 1급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내용이 23일 한 방송사 9시뉴스를 통해 단독 보도되면서 회사가 삽시간에 논란의 한복판에 섰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농심의 일부 라면제품의 스프에서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검출됐다. 벤조피렌은 검게 탄 고기와 같이 식재료를 고온 조리시 생길 수 있는 물질로,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는 이를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 23일 한 방송사는 농심의 일부 라면스프에서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검출됐다고 단독 보도했다. 사진은 해당 방송 화면 캡처.

해당 방송사는 “농심 라면스프에서 허용치 이상의 벤조피렌이 검출됐으나 스프에는 벤조피렌이 어느 정도 유해한지를 나타내는 식약청의 기준이 없다는 이유로 (회사측이) 아무런 제재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농심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에 대해 농심측은 “당시 식약청 조사로 문제가 불거진 뒤 스프에 대해 외부 기관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벤조피렌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이어 “대부분의 가공 식품에서 미량의 벤조피렌은 검출될 수 있어 인체에 무해하다”고 해명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일파만파 커지자 급기야 식약청까지 직접 나섰다. 식약청은 보도가 나간 직후 “농심과 농심에 스프를 납품하는 계열사 등이 제조한 30개 제품의 벤조피렌 함량을 검사한 결과, 불검출~4.7ppb로 우리나라 훈제건조어육 기준(10ppb이하) 보다 낮은 안전한 수준”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또 “해당 제품 섭취로 인한 벤조피렌 노출량은 우리나라 국민이 하루 평균 0.000005㎍을 섭취하는 수준으로, 조리육류의 벤조피렌노출량 보다 16,000배 낮다”며 “안전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 편의점에 전시된 농심 라면 제품류.

방송사 “벤조피렌 검출” vs. 농심 “인체 무해”

하지만 농심과 식약청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는 쉽사리 진화되지 않을 조짐이다. 건강과 직결된 먹거리와 관련된 사안인 만큼 온라인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다수의 네티즌들은 “도대체가 믿고 먹을 게 없다”며 농심을 성토하고 나섰다.

이같은 상황을 놓고 전문가는 농심의 위기관리 체계에 아쉬움을 표한다. 사실 여부를 떠나 위기 상황이라고 감지된 직후부터 회사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책을 펼쳤어야 하는데 타이밍이 늦는다는 것이다.

위기관리 전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는 “당장 소비자들이 뒤집어졌는데 농심측에선 12시간이 지난 현재까지도 특별한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농심은 과거 쥐머리깡 사태 등 여러 위기 상황을 경험해 봤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훈련이 잘 돼 있고, 대비 체계가 잡혀있을 텐데 웬일인지 이번 사태와 관련해선 메시지 전달이라던가 위기관리 대응책이 미흡하다”고 말했다.

식약청도 안전하다고 해명하고 있는 상황이라 농심측에서도 소비자 대상 ‘안전 커뮤니케이션’을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해나가는 게 상식인데 그러질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 “위기에 대한 적극적 액션 부재” vs. 농심 “공신력 있는 자료 통해 알려가는 중”

정 대표는 “농심 홈페이지에 팝업창을 띄우거나 회사 블로그를 통해 관련 내용에 대해 반박을 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꿀먹은 벙어리처럼 있다. 내부에선 속이 타겠지만 바깥에서 봤을 땐 답답하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기업은 대개가 부정적 이슈가 발생하면 뭐 좋은 일이라는 식으로 대외적으로 크게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 특징을 보이는 반면, 해외는 설령 나쁜 잘못을 했다 하더라도 사안에 대해 끝장을 내버리는 식으로 대화 창구를 열어놓는다”고 차이를 설명하며 “농심도 가만히 있으면 예전 쥐머리깡 사태처럼 그대로 찍힌다. 잘못된 사실에 대해선 분명하고 강한 톤으로 회사 입장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한편 농심측은 “현재 대응책 관련 내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오늘 오전 안으로 회사 입장에 대한 결론을 낼 것”이라며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전했다.

적극적인 대응 액션이 부재하다는 전문가 지적과 관련해선 “당사자인 우리(농심) 해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공인기관인 식약청에서 공식적으로 무해하다고 결론이 났다”면서 “직접 해명하기보다 공신력 있는 자료를 통해 알려나가고 있다. 미디어를 중심으로 이런 내용이 확산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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