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PR회사도 아프가니스탄에서 PR할 수 있어야
한국PR회사도 아프가니스탄에서 PR할 수 있어야
  • 김영순 (admin@the-pr.co.kr)
  • 승인 2013.01.09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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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철 인포마스터 대표 vs. 이재국 미디컴 대표

지난해 PR에이전시 업계에서 미디컴과 인포마스터가 거둔 성과는 화려했다. 이종혁 광운대학교 교수는 이상하리만큼 경쟁이 치열했었던 2012년에 미디컴과 인포마스터는 다른 회사들이 뛰어 넘지 못했던 지점을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그 두 주인공인 이재국 미디컴 대표와 김경철 인포마스터 대표의 전략과 마인드를 이종혁 교수의 어드바이스와 함께 들어봤다.

<①PR회사의 비전과 성장 비결을 꺼내놓다    ②PR회사의 경쟁력이란 에 이어 계속...>

▲ 이재국 미디컴 대표.
[The PR=김영순] PR업계가 지금보다 더 발전하려면 보다 열린 구조 속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한국적인 PR의 양식으로 드러나야 한다는 점에서 이 대표도 김 대표와 뜻을 같이하고 있었다.

“저희는 PR기업협회를 탈퇴했는데, 큰 이유가 있거나 감정이 상해서가 아니라 뭐랄까요, 시각차이가 좀 있었어요.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지금의 PR회사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PR을 할 수 있는지 물어보고 싶어요. 과거에 교회에서 아프가니스탄 가서 죽었던 사건이 있었잖아요. 지금 PR인들이 아프가니스탄에 가서 기독교 찬송가를 부르는 것과 비슷한 부분이 있어요. 종교도 파고 들어가면 공통적이고 본질적인 부분은 인류애잖아요. 외피를 벗고 본질에 충실하면 서로 통하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와 미국의 문화와 방법론이 과연 같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삼는 교범은 외국의 기준과 사례들이다. 이 이율배반의 문제점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우리는 방 같은 걸 좋아해요. 찜질방, 피시방 등등 모임의 공간들이죠. 그런데 서양은 서로 떨어져 있는 걸 좋아하죠. 심리적 보상을 봐도 서양은 도네이션에 의한 심리적 보상이 있지만 한국은 출세가 심리적 보장을 주죠. 가령 스탠딩파티. 한국 사람은 스탠딩 파티 안하죠, 차라리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죠. 물론 시간이 지나면 바뀔 수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아니잖아요. 한마디로 각각의 사회와 문화에 기반해 소통의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스탠다드야 하면서 아프리카에 그 스탠다드를 가져가서 하려고 하면 안된다는 거죠. 한국PR의 역사를 지켜본 결과 미국=교과서예요. 언어, 인종, 국가가 다른데도 말이죠.”

이 대표는 PR에서 연동이 되어야 할 학문으로 사회심리학, 문화인류학을 꼽았다. 다양한 여러 학문적 관점들과 PR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면서 최적화되려는 시도를 해야지 기능과 방법론만 들이밀면 시대와 안 맞게 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이전과 이후의 통신문화는 확연히 달라졌고 지금 한국인 오천만 명 중 가장 많은 소통은 카카오톡에서 일어나요. 그런데 과연 카카오톡을 PR 관점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방안이 있나요? 없어요. ‘이벤트 걸까?’ 이정도 수준이거든요. 지금 대선에서 정당 홍보를 보면 다들 카카오톡에 들어오려고 하는데 욕만 먹어요. 카톡에서 페이스북의 방법론을 쓰려고 하기 때문이죠. A PR회사는 모든 대화를 영어로 해요. 그런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B사는 교과서, 교과서 해요. 그 교과서가 <This is PR>이란 책인데 한국에는 안 맞아요. 원론적으로는 맞는데 실무적으로는 써먹을 게 별로 없어요.”

이 대표는 사회 전체와 개별 조직과 개인이 싱크로가 될수록 사회성공률은 높아지는데 PR 분야에서는 그 현상이 더디게 일어나는 게 안타깝다고 밝혔다.

▲ 이종혁 광운대 교수.
다가올 저성장시대에 대한 대처 중요

이 교수는 두 대표의 대화에서 중요한 건 우리가 사는 사회에 기반해 PR을 하자는 것이라고 논점을 요약했다. 그것은 소셜 베이스 PR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미디컴과 인포마스터는 항상 사회에 기반하여 PR을 하다 보니까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이 대표의 말이다.

“저는 운이 8할이라고 봐요. 만약 사업을 시작했을 때 인터넷 등장이 오륙년이라도 늦어졌다면 오늘의 미디컴은 없었을 거예요. 다행스럽게 인터넷의 등장이 2000년대 초반을 풍요롭게 만들어졌죠. 지금이 그때에 이어 두 번째 10년이거든요. 소셜 네트워크의 시대죠. 거기에 저희 사업이 싱크로가 되면서 얻게 된 게 아닐까(웃음).”

김 대표 또한 기업의 성공을 역사의 흐름과 이었다. “민주화 정부와 사회 다원화 과정 중에 우리가 얻은 게 큰 거죠. 정부의 위상과 역할, 일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그러면서 소통의 문제, 아웃소싱의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처음에 저희가 시장에 섰을 땐 ‘저게 사업이 될까?’, ‘먹고는 살겠냐’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지금까지는 잘됐다. 그러나 김 대표는 다음 시대의 화두를 저성장시대에 비춰보고 있었다. “우리가 이제 저성장시대가 되는데, 이건 우리가 한 번도 맞이하지 못한 시대예요. 정부와 국민의 관계, 국민의 일상 속에서, 구조조정과 통폐합의 시기가 오겠죠. 축소경영이 시작될 테고, 이런 시대에 국민을 적응시키고 설득하는 건 대단히 중요한 일이 될 거예요. 이번 대선에서도 누구 하나 속 시원히 미래에 대한 대안을 못 내놓고 있어요. 솔직하지 못한 거죠. 이젠 일본의 잃어버린 이십년처럼 저성장시대로 들어가는 사회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많은 코스트를 감내해야 해요. 정부도 군살도 빼고 일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하고 그 안에서 우리의 기회가 있을 거라 봐요. 적응을 잘하는 조직이나 개인은 잘 사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낙오되고 도태되겠죠. 이 고민을 내부적으로 사장 혼자만 하는 게 아니라 조직원 전체에게 공유를 했어요.”

김 대표의 말은 이제 기업의 미래를 향하고 있었다. 그래서 물었다. 어떤 회사로 키우고 싶은가? 김 대표는 공공 컨설팅의 전문 기업다운 대답을 했다. 또한 지금까지보다 큰 범위를 상정해야 가능한 얘기였다.

“저희는 PR을 전면에 내세우기 보다는 한국을 대표하는 공공 컨설팅, 한국의 발전모델을 배우려고 하는 국가들에게 우리 브랜드를 갖고 가서 가르쳐주는 그런 회사가 되고 싶어요. 우리 시대의 아젠다들에 강한 회사 내지는 그걸 조금 더 합리적으로 제시하는 퍼블릭한 회사로 잡고서 준비하고 있어요.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하겠죠.”

김 대표가 공공을 향하고 있다면, 이 대표의 시선은 다시금 커뮤니케이션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커뮤니케이션이 어떤 사업까지 갈 수 있느냐가 제 개인적인 숙제예요. 지금 커뮤니케이션 사업들을 다 치우고 보면 제일기획 하나가 남아요. 그렇다면 제일기획형 커뮤니케이션이 대세라는 것인데, 이게 다음 시대에도 해당될까요? 그래서 저희는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고 싶어요.”

미래에는 소셜네트워크의 공룡화가 이뤄질 것

새로운 플랫폼은 미디컴의 새로운 패러다임이기도 했다. 그것은 제일기획과 네이버의 기울기, 조중동의 기울기가 동일하다고 보는 이 대표의 시각에서부터 시작된다.

▲ 김경철 인포마스터 대표.
“지금의 SNS라는 것은 야후가 처음 등장했을 때와 비슷해요.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시대를 야후의 초창기와 비슷하게 보고 있어요. 그 이후 10년이 흐르고 정점을 찍은 게 네이버예요. 그러니 2012년의 페이스북을 야후라고 평가한다면 8년 후 2020년에는 전혀 다른 소셜네트워크 지형으로 바뀔 거라고 봅니다.”

소셜네트워크의 공룡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보인다는 진단이냐는 물음에 이 대표는 맞다고 대답했다. 그는 SNS가 사업적인 부분까지도 가능하게 만드는 빅 플랫폼이 등장할 거라고 보고 있었다.

“오늘의 네이버가 12년 정도밖에 안된 거예요. 그렇게 보면 지금 시대가 모바일 디바이스로 급격히 옮겨가는데, 그렇다면 모바일 디바이스에서는 무엇이 등장할 것이냐가 화두죠. 소통 등의 모든 화두들을 지금의 알고리즘에서 생각하면 안 됩니다. 현재 모바일 디바이스 구조에서 또 뒤집어질 거라고 보는 거죠. 미디컴의 계획이라면, 그 새로운 시대에 저희도 들어가고 싶어요. PR회사 SNS를 직접 하는 것도 그래요. 미친 짓에 가깝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직접 들어가지 않으면 직성이 안 풀릴 거 같아요.”

김 대표는 이 대표의 말에 깊이 공감했다. 그것은 새로운 플랫폼을 PR회사가 소유한다는 희망을 공통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저희도 그런 생각을 해요. 지금 스마트 환경 속에서 매체 파워가 꼭 커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릴 필요는 없어요. 주목할 만한 콘텐츠, 의미 있는 매체면 얼마든지 빅미디어와 의미 있는 경쟁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거죠. 저희도 우리의 얘기를 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자는 생각이에요. 돈의 문제, 매체 파워의 문제가 아니에요. 특성화되면 얼마든지 영향력을 발휘하고 주목받을 수 있으며 지금의 비즈니스와 선순환적인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거죠.”

시대와 사회의 흐름, 한국이라는 독자적인 지형에서의 생존법, 그리고 PR DNA의 구성과 계승의 문제까지 오가며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10년을 알아보는 자리가 마침내 마무리됐다. 성공의 8할을 운이라고 표현한 이 대표와 성공을 역사의 흐름 속에서 조망한 김 대표였지만 그들의 말 속에는 그 성공이 단순히 우연의 힘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걸 충분히 증명하는 광범위한 전략과 날카로운 전술들이 숨어 있었다. 그들은 여기서 많은 답들을 내놓았다. 이제 그 답들 속에서 승리의 법칙을 발견하는 것은 PR인들의 몫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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