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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온라인뉴스팀] 선거 ‘약발’이 벌써 떨어지고 있는 건가요? 국회의원들이 몇 달 새 말을 바꾸고 있어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국회의원을 단 하루만 해도 한 달에 120만원씩 꼬박꼬박 받을 수 있는 헌정회 연로회원 지원금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부랴부랴 지원금을 줄이기로 합의했던 여야가, 자기부담금 한 푼도 내지 않고 연금을 받으려는 ‘몰염치’를 보이고 있는 것이죠.  

여야는 1월 국회에서 개정안을 우선 처리한 뒤, 2단계로 의원 지원금 대신 국민 세금으로 충당하는 의원연금 제도를 새로 도입하는 방안을 물밑에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주요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국회의원 연금제도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트위터에서는 “우리 할아버지는 6.25전쟁때 목숨 걸고 싸웠는데 고작 월 9만원의 연금을 받는다. 국회의원 4년 해놓고 평생 연금 받겠다는게 말이 되냐” “일반 국민이 30년간 국민연금을 내야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뭐 잘한게 있다고 국민세금으로 받겠다는 거냐” “국회의 조삼모사의 꼼수는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된다” 등의 의견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주요 언론들도 국민정서에 반하는 의원연금 추진을 한 목소리로 비판하는 실정입니다. 이처럼 엄청난 비난 여론에 직면하자 여야 지도부는 뒤늦게 해명에 나서며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입니다.

새누리당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원연금은 과거에도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채택할 이유가 없다”며 “의원연금 도입을 추진한 바가 없기 때문에 전면 백지화할 사안도 아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김 수석부대표는 “의원연금 도입과 관련해 외부 용역과 외국의 선례를 살펴보라고 직접 지시한 건 사실”이라고 시인했습니다.

민주통합당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당내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된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전면 백지화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며 “의원들이 월급에서 일부를 부담하고 부족한 돈을 어디에서 가져올지 등은 내부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말했습니다.

원내 지도부는 논의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특위에 소속됐던 의원들은 검토를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특위 새누리당 간사를 맡았던 함진규 의원은 “타당성 검토 결과에 따라 의원연금을 도입할지, 전면 백지화할지 결정할 수 있다”며 “국민 정서에 맞고 공무원연금 등과 비교해 형평성에 문제가 없다고 확인되면 국회의원 부담 비율을 50%로 할지, 70%로 할지 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습니다.

박범계 민주당 간사 역시 “특위에서 헌정회 지원금을 폐지하기로 합의하면서 이를 보완할 의원연금을 도입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문재인 전 후보는 국회 쇄신과 특권 포기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은 바 있습니다. 화장실 들어갈 때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고 하죠. 대선이 끝나자마자 물밑작업에 들어간 의원연금 제도를 보면 이 말이 맞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