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푸틴 갈등 고조…G20 회의 자리도 멀찍이 떨어져
오바마-푸틴 갈등 고조…G20 회의 자리도 멀찍이 떨어져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3.09.0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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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포커스] 시리아 사태에 양국 정상 날선 대립각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뉴시스

[더피알=강미혜 기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5~6일 이틀 간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데요. 시리아 사태로 특히 미국과 러시아 양국 정상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들 두 정상의 갈등은 공개석상에서도 속속 불거져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G20 정상회담 의장인 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미국-러시아 공동 언론회견에서 대놓고 오바마를 공격했습니다. 그는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이 확인되면 러시아도 공격을 승인하겠다”면서도 “시리아 공격 승인을 안보리만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미 의회가 오바마의 시리아 공격을 승인하면 “침략을 승인하는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경고하면서 “미국의 이라크 전쟁 명분도 근거 없는 것으로 드러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정치인이 선입견을 갖고 움직여서는 안된다”고 훈계까지 하며 대놓고 오바마와 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러시아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놓긴 마찬가지입니다.

러시아 방문에 앞서 스웨덴에 가 있는 오바마 대통령은 4일 스톡홀름 회견에서 “핵심 문제를 놓고 벽에 부딪혔다”며 푸틴과의 갈등을 인정하면서 “이것(시리아 사태) 때문에 미국과 러시아의 미래가 희생돼서는 안된다”고 애써 강조했습니다.

오바마와 푸틴의 갈등이 불거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오늘 새벽 백악관 관리 말을 인용해 “오바마가 작년 멕시코 G20 회동 때 푸틴이 자기를 30분 이상 기다리게 해 무척 화를 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G20 회의에선 일반적 의전 관례를 깨고 두 사람은 멀리 떨어져 앉을 것이라고 러시아언론은 전했습니다.

통상 각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국제회의에선 회의 주최국 언어의 알파벳을 기준으로 나라 이름 순서별로 정상 자리가 배치되곤 하죠. 관례대로라면 미-러 정상은 거의 옆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는데, 오바마와 푸틴의 껄끄러운 관계를 고려해 서로 멀리 떨어져 앉게 한다는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6월 북아일랜드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때도 “푸틴이 맨 뒷줄에 앉아 수업을 지루해하는 학생 같더라”고 비아냥대기도 했는데요.

복잡한 국제정치 속 미-러 갈등이 표출된 결과이긴 합니다만, 양국 정상이 다투는 모습을 보니 짝꿍이랑 싸우고 책상에 선 긋고 자리를 옮겨버리는 ‘초딩’ 시절이 생각나는 건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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