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야크 회장폭행 사고 “위기관리 타이밍 늦었다”
블랙야크 회장폭행 사고 “위기관리 타이밍 늦었다”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3.09.3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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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사과에도 비난여론 확산,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강 회장은 최근 항공사 용역 직원을 신문지로 때려 일명 '신문지 회장'이란 오명을 쓰게 됐다.
[더피알=강미혜 기자] ‘라면 상무’에 이어 이번엔 ‘신문지 회장’이 사회적으로 공분을 사고 있다.

논란의 주인공은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 강 회장은 신문지로 항공사 용역 직원의 얼굴을 때리고 욕설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강 회장측은 잘못을 인정하고 성명서를 통해 공식적으로 사과했지만, 등돌린 여론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일부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론 블랙야크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이야기도 수면위로 올라오는 등 회장의 잘못된 행동 하나로 블랙야크 브랜드 이미지 추락 및 회사 전체의 위기상황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9일 오후 <YTN> 보도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3시경 강 회장은 김포공항 한 탑승구에서 비행기 탑승 문제에 시비가 붙자 해당 항공사 용역직원을 향해 욕설을 하고 신문지로 얼굴을 때렸다.

사건 직후 회장의 실명이나 회사명이 직접 거론되진 않았으나, 보도 이후 불과 몇 시간만에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비난여론은 삽시간에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강태선 회장 공식 성명, “사회적 물의 일으켜 대단히 죄송하다”

이에 강 회장은 공식 성명을 발표해 해당 사건과 관련해 사과했다.

강 회장은 성명에서 “이미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대해 부인하지 않고, 겸허히 받아들이며,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며 “당시 현장에서 당사자에게 사과를 했고, 약 1시간 후 재차 당사자를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했습니다”고 밝혔다.

이어 “어찌 되었건, 본인으로 인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대단히 죄송합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사회를 위해 더욱 봉사할 수 있도록 매진하겠습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위기관리 전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는 “회장의 개인 잘못에 대해 법인(블랙야크)이 사과하지 않고, 강태선 회장 개인 명의로 사과한 점은 잘한 선택”이라고 봤다.

또한 이슈 발생 이후 발빠른 상황 정리도 위기관리 측면에선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정 대표는 “과거 포스코 라면 상무의 경우, 사건이 터지고 나서 회사 차원의 사과 메시지가 선행된 이후 상황정리가 들어갔는데, 블랙야크 강 회장은 폭행 사건이 있었던 현장에서 사과가 이뤄졌다”며 “선 상황정리, 후 사과메시지란 측면에서 그나마 위기를 더 큰 위기로 만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정리에도 불구하고 비난여론은 좀처럼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네티즌들은 포스코 라면 상무 사건과 비교하며, 갑의 횡포를 부린 강 회장의 무례한 행태를 성토하고 있다.

한 트위터리안은 “강태선 회장..국민훈장 모란장까지 받은 게 고스톱쳐서 딴 게 아니라면 체면유지는 해야지..”(@ASeoy****)라며 일침했으며, 또다른 트위터리안들도 “밖에서 이 정도인데 만만한 회사 직원들은 얼마나?”(@shinf*****) “폭행논란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 신뢰・존중받는 기업 정말인가”(@wkwkab) “흠.. 그렇지 않아도 광고대비 품질 안좋던 블랙야크. 안 입어야지”(@John_*****) 등의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의 폭행 건과 관련해 온라인상에선 관련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사진은 포털 뉴스 일부 화면 캡처.

전문가 “회장 과실 축소하려다 법인까지 부정적 이슈에 말려들어가”

블랙야크는 그간 강 회장의 행보를 기업PR의 일환으로 적극 홍보해왔다. 지난해 12월, 강 회장의 국민훈장 ‘모란장’ 수상 소식을 대대적으로 알린 데 이어, 최근까지도 강 회장의 만리장성 방문, 블랙야크-강태선 나눔재단 출범 등 회장에 초점을 맞춘 홍보활동을 지속 펼쳐왔다.

이런 상황에서 회장의 개인 실수가 불거져 브랜드 이미지나 기업 평판도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 것. 홍보팀 입장에서도 뼈아픈 일이라 할 수 있다.

재계 한 홍보 관계자는 “(회장 폭행 건과 관련해) 어제 오후 YTN 최초 보도가 나갔을 때 상황을 지켜보지 말고, 그날 밤중이나 오늘 새벽 일찍이라도 상황을 정리하고 개인 성명을 내보냈어야 했는데 타이밍이 다소 늦었다”면서 “당초 홍보팀 대응도 사과보다는 항공사 직원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스쳤다는 식의 강 회장 입장을 전달하는 것에만 그쳤다”며 홍보팀 위기관리에 있어서 아쉬운 점을 피력했다.

그 때문에 회장 개인의 이슈가 회사(법인) 전체의 이슈가 돼버렸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회장의 과실을 감싸려고, 또 해당 이슈를 축소하려고 하다보니 법인까지 회장 이슈에 말려간 측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PR업계 한 전문가는 온라인상에서 이슈 대응의 미흡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전문가는 “회장 개인의 일이어서 회사의 공식 온라인・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사과하는 모양새를 갖추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강 회장 개인블로그를 통해서라도 소비자 접점에서의 사과 제스쳐가 나가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껏 수많은 유사사례가 있었음에도 여전히 기업들은 위기에 대한 반면교사 없다”면서 “블랙야크 역시 과거 포스코 라면 상무와 같은 사례를 보고 위기관리의 프로세스를 갖추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미리 준비를 했어야 했는데 그 점에서 안이하게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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