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쇠 홍보’ 티몬, 결국 2760억원에 그루폰 팔려
‘모르쇠 홍보’ 티몬, 결국 2760억원에 그루폰 팔려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3.11.0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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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유치→100% 지분매각 급선회

[더피알=강미혜 기자]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 티켓몬스터(이하 티몬)가 결국 그루폰에 팔렸다. 티몬측이 투자유치 과정일 뿐이라고 입장을 밝힌 지 불과 반나절 만에 상황이 180도 뒤바뀌어 매각으로 결론 났다. 언론취재에 “매각은 아니다”며 단호히 대응해왔던 홍보실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머쓱해진(?)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티몬은 미국 그루폰이 티몬 모회사 리빙소셜로부터 티몬 지분 100%를 인수, 합병 절차가 내년 상반기에 완료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인수 금액은 약 2억6000만달러(약 2760억원)다.


이로써 티몬은 지난 2011년 8월 리빙소셜에 인수된지 2년 만에 다시 새 주인을 만나게 됐다. 하지만 이번 그루폰과의 합병 이후에도 티몬은 자체 브랜드로 남게 되며, 핵심 경영진과 임직원에도 변화가 없다.

티몬과 그루폰의 인수합병은 회사의 ‘입’이라 할 수 있는 홍보실과도 정확한 정보교류가 안됐을 정도로 긴밀하고 배타적으로 진행됐다.

실제 티몬 홍보실은 언론대응에서 “매각이 아닌 투자유치”라는 점을 매각 직전까지 강조하며, 계속되는 매각설 제기와 관련해서도 “확인되지 않은 설들이 업계에 난무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해 왔다.

이 때문에 많은 언론이 티몬의 매각을 ‘설’로 규정하며 오보 아닌 오보를 하게 됐다.

당초 입장과 달리 투자유치에서 매각으로 반나절 만에 급선회한 배경에 대해 티몬 홍보실 관계자는 “펀드투자방식, 유상증자 등 다각도로 가능성을 열어놓고 협상이 진행되다 그루폰측에서 센 조건을 제시해 매각으로 급물살 탄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협상이 무산될 위험이 크고, 실제 무산된 적도 여러 번 있었기에 사내에서도 (홍보실을 제외한) 극소수만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홍보계 관계자들은 회사의 중대 사안이 홍보실과 정보교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당장 언론홍보에서 팩트가 아닌 것이 기사화되는 우를 범하게 되고, 기자관계 악화나 회사 신뢰도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중견 홍보인은 “인수합병과 같은 회사의 중차대한 문제는 사인(sign) 직전까지 대내외적으로 비밀에 붙이는 건 당연하다”면서도 “냄새를 맡고 취재 들어온 기자에게 무조건 모르쇠, 아니다식의 대응은 차후 언론관계에서 좋지 않을 수 있다”며 보다 신중한 태도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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