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마케터가 만든 ‘물 들어올 때 노 젓기’ 사례
매일유업 마케터가 만든 ‘물 들어올 때 노 젓기’ 사례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21.11.05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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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발 SNS 바이럴에 담당자 화력지원
선(先)이벤트 후(後)보고로 이슈에 빠르게 대응
“사비 털 각오로 연락…향후 트위터 소통은 고민 중”
트위터리안 jack(@basiminet)님이 제작한 매일우유 모양의 할로윈 코스튬 의상. (이미지를 클릭하면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트위터리안 jack(@basiminet)님이 제작한 매일우유 모양의 할로윈 코스튬 의상. (이미지를 클릭하면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더피알=조성미 기자] SNS 상에서 소비자들이 우리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면 마케터들은 그 기회를 놓칠 수 없다. 재미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낸 소비자를 수소문하고 가급적 화제성이 오래 이어지도록 화력을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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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물들어 올 때 노젓기 위해 ‘촉’을 세우는 건 마케터의 기본 소양과도 같은데, 최근 호재를 만난 한 마케터의 다급함(?)이 느껴지는 게시물이 유쾌한 바이럴을 낳았다.  

이야기는 할로윈 데이 코스튬 제작기를 트위터에 공유한 소비자에서 시작됐다. 오랜 시간을 들여 고퀄리티의 코스튬을 완성한 금손 게시물에 트위터리안들이 감탄하고 있는 사이, 한 회사의 마케터 눈에는 다른 게 보였다. 아이들의 할로윈 코스튬이 시리얼 그릇과 우유팩이었던 것.

예상치 못하게 자사 브랜드를 마주한 마케터는 즉시 개인 트위터 계정을 파고 이메일 주소를 남겼다. 혹시 장난으로 여길 것을 걱정해 자신의 뉴스 인터뷰 캡처를 첨부해 ‘본진’임을 인증했다. 

트위터에서 매일유업 ‘본진’임을 인증한 매일유업 박주현 과장.

트위터 세상에 급하게 등장한 @bagjuhyeon12의 계정주는 매일유업 마케팅팀의 박주현 과장. 페이스북에서 해당 소식을 접하고 바로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다고 한다.

박 과장은 더피알과의 인터뷰에서 “회사 트위터 공식계정이 없던 상황이고, 개인 계정도 갖고 있지 않아서 Jack(우유팩 코스튬을 제작한 금손 트위터리안)님께 연락하기 위해 따로 만들었다”며 “급한 마음에 영문 프로필도 스킵했더니 자동으로 생성된 아이디가 박주현12(bagjuhyeon12)였다”고 말했다.

그가 다급하게 Jack님을 찾은 건 단순히 화제성이 커서라기보다 해당 게시물이 매일유업이 추진하고 있는 방향성과도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우유와 시리얼의 조합은 유업계의 꾸준한 아이템이고,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트렌드성 굿즈를 제작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가운 게시물이었다.

박 과장은 “우리 제품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코스튬의 완성도가 매우 높아 담당자로서 감동받았다”며 “제작기간도 2주 이상 소요하며 엄청난 정성을 들인 것에 보답하고 싶어 연락하게 됐다”고 했다.

이후 코스튬 제작자에게 실제로 연락이 왔고 매일우유의 굿즈를 선물했다. 또 매일우유 코스튬 차림으로 상하목장을 견학하는 등 해피엔딩이 됐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상황을 재미있게 지켜보던 다른 트위터 이용자들도 매일우유 인증을 한다거나 품절된 굿즈 재입고 요청을 하는 등 자발적 바이럴 효과가 커졌다. 매일유업 측은 코스튬 소재가 된 매일우유와 후루트링을 세트로 구성한 ‘Jack 할로윈 패키지’를 구성,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서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마케팅 활동으로 연결지으며 호응했다. 

박주현 과장은 “농심켈로그 측과는 사전 협의가 안됐으나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에 협의하면 늦을 것 같아서 이벤트를 먼저 진행하고, 일전에 업무상 연락했던 농심켈로그 담당자를 찾아 빠르게 이야기를 나눴다”며 “다행히 응해주셔서 저의 작고 소중한 월급을 지켜냈다”고 말했다.

호응을 보내준 트위터 이용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이벤트도 진행했다.
호응을 보내준 트위터 이용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이벤트도 진행했다.

박 과장은 백색우유PM에서 매일우유 브랜드를 담당하며 SNS 마케팅을 기획, 진행한다. 다만 이번엔 계획에 없던 이벤트였기에 여의치 않으면 사비를 털 각오로 SNS판에 참여했다고.  

박 과장은 “트위터를 여는 처음부터 내부에 보고하지는 않았고 이슈가 된 이후에 말씀드렸는데, 재미있다는 반응이 나왔다”며 “다만, 회사 공식계정이 아닌 개인 개정이 회사를 대표하는 것이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우선은 켈로그와의 콜라보 이슈까지만 운영할 예정이며 향후 계획은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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