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둑의 ‘글로벌 브랜드화’ 최초 보고서 (1)
K바둑의 ‘글로벌 브랜드화’ 최초 보고서 (1)
  • 안홍진 (bushishi3@naver.com)
  • 승인 2022.09.14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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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을 스포츠로만 보면 ‘미래’는 없다

[더피알타임스=안홍진] K바둑을 이대로 머무르게 할 것인가? 왜 바둑은 흑백의 돌이 서로 터치하고 둘러싸고, 경쟁하고 희생한 뒤 승리만을 따지는 스포츠 게임이어야 하나? 반집, 두세집의 피말리는 계산을 눈과 머리로만 해야 할까?

관중석 있는 큰 운동장에서 축구처럼 전후반으로 나누고 여러 명이 팀으로 나누어 하면 어떤가? 가로 세로 19줄의 정사각형이 아닌 ‘원형 경기장’이나 야구장 같은 다이어몬드형이면 어떤가?

단체 게임 대국에 축구처럼 후원기업을 상징하는 깃발을 들고 어린이들과 함께 입장하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 후원기업들 브랜드와 이름이 구장의 천정과 입구 현수막에 보이고 TV자막에도 수시로 비추어지는 모습을 상상한다.

4시간짜리 바둑 경기에는 지나친 정적감과 딱딱한 분위기가 흐른다. 바둑 관계자들에게도 매우 익숙한 풍습이었다.

2020년 5월 23일 오후 강원 평창군 봉평면 휘닉스 평창 포레스트홀에서 열린 GOLF WAR 2020 내셔널바둑리그에서  전국 19개 팀 엘리트 바둑선수들이 대국을 두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바둑판과 돌 대신 노트북을 이용해 온라인 대국을 펼쳤다. 뉴시스
2020년 5월 23일 오후 강원 평창군 봉평면 휘닉스 평창 포레스트홀에서 열린 GOLF WAR 2020 내셔널바둑리그에서 전국 19개 팀 엘리트 바둑선수들이 대국을 두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바둑판과 돌 대신 노트북을 이용해 온라인 대국을 펼쳤다. 뉴시스

뮤지컬, 오페라처럼 관객 휴식시간에 부채춤도 선사하고 음악을 틀어주라. 대국하던 선수들에게 행복감도 주고 끝나고 팬사인 같은 이벤트도 하라. 비대면 대국이라면 이 모든 것을 6G 인터넷 시대에 일부는 메타버스로 구현할 수도 있다.

어린이용 바둑판은 원형으로도 만들어 보고, 센서(Sensor)를 삽입하고 바둑알도 다양한 칼러로 두 가지를 선택하게 하고 ‘센서 바둑판’ 위에 돌을 놓으면 도레미파솔라시도 소리가 나오게 하라.

K바둑의 진화는 컨셉(concept)을 조금만 비틀면 된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멋진 사람’이 나와서 ‘콜럼버스의 달걀’ 같은 시도를 해 보라.

얼마 전 바둑돌 대신 361명을 준비시켜 돌을 착수할 때마다, 바둑판 모양의 땅위에 인간을 세우는 이벤트 대회도 중국에서 열린 적이 있다.

K팝(POP), K컬쳐, K뷰티, K방역은 물론 최근엔 세계 국방장비 시장에서 ‘K방산’의 붐이 일고 있다. K바둑이 멘탈 스포츠로, 교육용 게임으로, 일상의 문화 엔터테인먼트를 융합하는 글로벌 비즈니스로 일구는 전략은 무엇인가?

K바둑의 무한한 잠재력

컴퓨터, 반도체는 미국이 개발했고, 일본이 상용화해서 세계시장을 석권했지만 현재는 한국 기업이 세계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일본은 자국 기업의 후원을 받아 한때 글로벌화에 뛰어들면서 오랫동안 세계바둑의 강국으로 발돋움한 적이 있다.

바둑의 발상과 기원, 즉 원산지가 중국이라는 설이 보편적이지만 반론도 있다. 진태하 인제대 석좌교수는 ‘문자학으로 본 바둑의 연원’이라는 논문에서 역사적 고증을 들어 바둑의 발상지는 한국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지금은 한국과 중국이 세계 바둑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실력으로 치면 세계 랭킹 1위 국가가 단연 대한민국임을 부인하는 나라는 없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알파고에 이세돌 선수가 승리한 적이 있지만 중국 프로기사(棋士)가 이긴 경우는 없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던 조훈현, 서봉수, 유창혁 선수에 이어, 중국 1억 바둑인구로부터 존경받는 이창호 선수 등은 한국 바둑의 영원하고 굳건한 자산이다. K팝을 글로벌 브랜드로 만든 아이돌, 트와이스, 블랙핑크, BTS 같은 인물은 바둑계에도 살며시 숨겨져 있다. 상징적 그룹은 디자인하고 네이밍해서 만들기 나름이다.

박정환, 변상일 프로 등 글로벌 정상급 선수가 받치는 한국 바둑계는 세계 최강이다. 아직은 신진서 프로를 능가할 세계적인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중국, 일본, 한국 바둑계의 견해다. 한국 여자바둑의 최정 프로는 확실히 세계 랭킹 1위다. 적어도 향후 5년간은 세계 바둑계에서 우리나라가 헤게모니를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역사적 시점에서 미래 K바둑의 글로벌화를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 볼 때다.

9월 15일 K바둑의 5가지 글로벌화 조건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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