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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취업 지형도…대기업 쏠림 심각, 언론사 매력 급감
희망취업 지형도…대기업 쏠림 심각, 언론사 매력 급감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4.11.06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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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Ⅱ] 바늘구멍만 쳐다보는 신세 “수요공급 불일치 넘어 불평등 수준”

[더피알=강미혜 기자]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커뮤니케이션학 전공자들의 희망취업 지형도가 달라지고 있다.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직업’을 찾기보다 전공과 무관하더라도 안정된 ‘직장’을 좇는 추세다. 취재한 내용을 토대로 선호도를 굳이 매기자면 일반대기업>광고회사>언론사≒PR회사 순이다. (관련기사: 위기의 커뮤니케이션학, 더 좁아진 ‘취업문’)
 
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취업 1순위는 단연 대기업이다. 상대적으로 후한 급여와 높은 복지를 매력으로 꼽았다.

서울 소재 대학에서 미디어콘텐츠학을 전공하는 4년생 ㄱ씨(25·여)는 “기왕이면 이름 있고 괜찮은 회사에 가고 싶으니까 아직까진 대기업 중심으로 이력서를 내고 있다. 급여나 복지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며 “졸업 전까진 되든 안 되든 무조건 대기업을 두드려볼 것”이라고 했다. 

▲ (자료사진) 지난달 12일 삼성 직무적성검사(ssat)를 마치고 나오는 수험생들. ⓒ뉴시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 전공자가 대기업에 지원할 수 있는 분야는 한정적이다. 최근 대기업 공채에서 워낙 이공계 선호 현상이 뚜렷하고, 인문사회계열을 우대했던 관리직종마저도 ‘전공불문’이 자리 잡아 가고 있기 때문.

취준생 ㅁ씨는 “모집부문에서 이공계, 상경계열 우대를 제외하고 나면 경영지원이나 영업관리, 마케팅·홍보 부문 등만 남는다”며 “그 중에서 뽑는 인원이 많은 데가 영업관리다 보니 확률을 높이려고 그쪽으로만 지원하게 된다”고 말했다. 요즘은 취업컨설팅 전문가들 역시 웬만하면 영업쪽으로 쓰라고 권유한다는 설명이다.

그도 그럴 것이 커뮤니케이션학과가 속한 인문사회계열의 대기업 취업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올해 하반기 공채에서 삼성과 LG의 일부 계열사는 인문계를 아예 뽑지 않았고, 현대자동차의 경우 공채 모집 분야를 이공계로 한정, 인문계 전공자들은 수시전형으로 채용하고 있다. 전공에 상관없이 지원이 가능한 신세계, 롯데, CJ의 채용규모는 2000여명에 그쳤다.

서울의 사립 F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회사는) 덜 뽑고 (학생은) 더 지원하니까 수요공급이 불일치를 넘어 불평등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커뮤니케이션학과생들도 찬밥 더운밥 따질 때가 아니니까 닥치는 대로 (지원서류를) 밀어 넣는다. 전공과 별개로 대기업이 요구하는 스펙쌓는 데만 더더욱 몰두할 수밖에 없다”고 취업시장의 현 상황을 진단했다.

전공과 이별해도 무조건 큰 기업!

광고회사 취업도 대기업 쏠림이 두드러진다. 제일기획과 이노션 등 대기업 계열 광고회사로 지원자가 몰리는 반면 독립·중소형 광고회사는 후순위로 뒤쳐진다.

C대 교수는 “괜찮은 광고회사들은 신입 모집인원이 워낙 적고, 그렇지 않은 회사들은 업무환경이 너무 열악하다”며 “온라인광고대행사 중엔 월급 100~150만원에 밤새우는 날이 부지기수인 곳도 적지 않다. 힘이 드니깐 학생들이 잘 안 가려하고, 가더라도 얼마 못 버티고 나와 이직률이 높다”고 했다. 

▲ 취업준비생들이 이력서 작성대 뒤로 채용 설명을 듣고 있다. ⓒ뉴시스

더욱이 최근엔 광고시장 전반이 어려워지면서 광고회사들도 안정적인 경력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신입의 경우 대학에서부터 인턴 경험, 공모전 입상, 외국어 실력 등 소위 실무형 스펙이 탄탄한 소수의 학생들 중심으로 취업이 이뤄지고 있다.

C대 교수는 “요즘엔 (광고회사들이) 신입을 뽑을 때도 프로 수준을 요구한다”며 “대학에서 공부만 열심히 한 모범생 보다는 음악, 영상, 촬영 등 분야별로 필드(현장) 경험이 있는 친구들이 (취업이) 잘 된다. 광고회사 사람들 말이 실무를 알기에 대화가 돼 좋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전통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학과 졸업생의 진출분야로 꼽히는 언론사 취업자 수는 크게 줄고 있다. 소수의 메이저 방송·신문사는 취업문이 그야말로 ‘바늘구멍’이라 도전할 엄두조차 못 내고, 군소 언론은 업무강도에 비해 시스템이나 급여, 복지 등 여러 면에서 열악해 기피 대상이 된다.

서울의 모 대학 신문방송학과 4년생 ㅅ씨(26·남)는 “언론고시는 대개 시간투자를 많이 하게 되는데 1~2년 공부해도 붙는다는 보장이 없어 위험성이 크다”면서 “언시(언론고시) 준비하다 이도저도 안되면 어쩌느냐. 그저 시간만 버릴 수도 있다”며 주변에서도 언론사 입사를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언론사 취업률 저하는 미디어 환경 변화와도 무관치 않다. 평생직으로 언론인의 삶을 택하기에 한계나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을 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자로서의 소명의식이나 자존감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기레기’(기자+쓰레기)라는 오명이 공공연한 언론계 현실에서 도무지 비전을 찾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의 G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언론사에) 인턴 보내 놓으면 다들 기자 안하겠다고 고개를 젖는다”며 “이유를 물어보면 하나 같이 ‘내가 생각했던 언론이 아니다’는 말을 한다”고 귀띔했다.

잠도 제대로 못잘 정도로 바쁜 데다, 신문지면을 돈(광고·협찬)으로 바꾸고 기자들이 광고영업에 뛰어드는 모습까지 직·간접적으로 보면서 언론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뀐다는 것. 이 교수는 “요새는 애들(학생)이 더 현실적”이라며 이대로라면 앞으로도 커뮤니케이션학과 취업시장에서 언론사 인기가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취직 어려워도 PR회사는 싫다?

커뮤니케이션학 전공자들 사이에서 아이러니하게도 PR회사에 대한 입사 선호도는 낮았다. 터프한 업무에 비해 낮은 급여가 주된 이유로 지목됐다.

취준생 ㅁ씨는 “PR회사라고 하면 박봉에 밤늦게 마치고, 술 많이 먹고 하는 등의 인식이 있다”며 “원래부터 PR일을 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은 준비해서 큰 (PR)회사에 지원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소수다. 대부분 졸업 즈음엔 대기업이나 광고회사를 먼저 고려한다”고 했다. 

▲ 직업 박람회에 참가한 취업준비생들이 기업체 인사 담당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을(乙)의 입장에서 서비스해야 한다는 심적 부담감 또한 PR회사 기피의 원인이 되고 있다. C대 교수는 “(PR회사) AE 입장에선 클라이언트도 갑(甲)이고 기자도 갑이지 않느냐”며 “대학에서 이론적으론 상호동등한 관계라고 가르치지만 실무에선 갑을관계에 종속되다 보니 시쳇말로 폼이 안 난다고 잘 안 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런 점에서 PR회사들이 PR업계는 물론 개별 회사에 대해서도 PR활동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구직자 입장에서 타직(업)종에 비해 정보가 빈약하다는 것이다.

D대 교수는 “요즘은 PR시장도 커지고 PR회사들도 창의적인 업무를 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 중에서 PR회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회사가 좋은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아는 이들이 많지 않다. 특히 지방대일수록 (PR회사에 대해) 더 모른다”며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PR회사들이 회사PR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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