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리더가 좋은 리더입니다”
“듣는 리더가 좋은 리더입니다”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5.07.2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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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더피알=강미혜 기자]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은 금융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CEO로 꼽힌다. 국내 첫 여성 행장이라는 타이틀로 조직 안팎의 기대감을 높이며 출발해 지금은 뛰어난 리더십과 경영성과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내실 있게 강한은행을 만들겠다”는 권 행장의 각오는 기업은행의 실적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기업은행의 작년 당기순이익(개별기준)은 전년도 대비 15% 증가한 9358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실적 호조세는 이어져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기준으로 37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269억원) 보다 13.2% 높은 수치다.

‘소통’은 권선주표 리더십의 근간이다. “듣는 리더가 좋은 리더”라는 지론의 권 행장은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밑바탕이 되어 있을 때 소통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취임 2년차를 맞고 계신데요. 업계에선 기업은행의 내실경영을 일궜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진정한 내실이란 은행의 기본인 성장성, 건전성, 수익성 모두에서 어느 하나 부족함 없이 굳건히 다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출발점은 바로 고객입니다. 현재 1500만 고객의 평생고객화를 통해 내실성장의 기초를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시장분석팀을 신설하고 평생고객화를 위한 추진 과제를 발굴하고 있습니다.

한 여론조사에서 국내 최고의 영향력을 가진 여성 CEO 1위에 오르는 등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일명 ‘마더십 경영’이라고 불리는데요.

누구나 사랑을 필요로 하고 관심을 받고 싶어 하잖아요? 그런 만큼 어머니가 사랑과 헌신으로 자녀를 돌보듯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고 사랑으로 보듬으려 합니다.

실수에 대해선 질책보다 해결방안을 같이 찾으려고 노력해요. 잘못을 하게 되면 잘못한 본인이 더 잘 압니다. 따라서 미흡한 부분이 있으면 질책하기보다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게 더 필요해요.

과거 부장 시절에도 직원들과 업무면담을 할 때 이런 공부를 더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함께 의논했습니다. 개인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정하고 중간 중간 살피는 식으로요. 외환사업부장 땐 업무에 필요한 공인인증서 자격을 따도록 독려해 전 부원이 거의 다 취득하기도 했습니다.

행원부터 시작해 행장까지 올랐기에 누구보다도 직원 개개인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평소에도 ‘소통의 리더십’을 강조하시는데 실제로 어떻게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38년 은행생활동안 제일 잘한 것이 소통이고, 지금도 소통을 늘 강조하고 있습니다. 소통은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 있을 때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어요.

듣는 리더가 좋은 리더입니다. 그래서 CEO와 함께하는 소중한 만남, CEO에게 직접 사연을 보내는 소통엽서 등을 통해 직원들과 교류하고 있는데요. 엽서의 경우 우체국 소인이 없어 익명이 보장됩니다. 저로선 조직 구석의 문제를 알 수 있어 경영에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부모와 소통이 잘 되는 청소년은 비행청소년이 될 확률이 낮습니다. 학교에서 일어난 일들을 다양한 시각으로 들을 수 있어 자녀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기 때문이에요. 마찬가지로 CEO와 직원도 직접 소통이 이뤄지면 조직 구석구석을 이해할 수 있고, 아이디어가 사장되지 않아 창의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 권선주 행장이 ceo와 함께하는 소중한 만남을 통해 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권선주표 기업문화에 있어선 워킹맘들을 위한 정책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시간선택제 준정규직 채용이 대표적인데요.

특정시간대에 고객이 몰리는 영업점은 일손을 필요로 하는데, 거기에 경력이 단절된 여성인력들을 시간제로 채용했습니다. 고객은 대기시간을 단축해서 좋고, 근로자인 여성들은 가정과 일을 병행할 수 있고, 은행 입장에선 인력운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일석삼조인 셈입니다.

하루 4시간 근무하는데 사전 협의 후 창구텔러, 사무지원, 전화상담 등의 직무를 주로 맡습니다. 보수나 복지체계는 전일제 준정규직과 같고 급여는 근로시간에 비례해요.

무엇보다 정년이 보장되는 무기계약직이라는 점에서 워킹맘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지난해까지 경력단절 여성 178명을 시간선택제 직원으로 채용했고, 올 하반기에도 추가 채용할 예정입니다.

내부 소통 못지않게 대고객 소통에도 새로운 시도를 하셨습니다. 특히 회사원과 자영업자, 주부 등 일반 고객으로 구성된 ‘IBK마케팅자문위원회‘가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평소 대고객 소통에 있어서 어떤 점에 주력하고 있나요.

기업은행의 발전방향에 대한 해답은 결국 고객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 점에서 IBK마케팅자문위원회는 실무자와 경영진의 귀가 되어줍니다.

고객가치 실현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선출단계에서부터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개인사업자, 기업실무자 및 임원, 주부, 전문직 종사자 등 각계각층 21명을 자문위원으로 선정해 매분기 1회 미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주제에 제한을 두지 않고 제도, 상품, 서비스 전반에 걸쳐 여러 의견을 수렴합니다. 제시된 의견은 단소리 쓴소리 가리지 않고 직접 경영진에 전달돼 각 본부 사업부에 피드백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업은행은 행명 때문인지 아직도 일반 서민들이 다가가기 쉽지 않다는 편견이 있습니다. 이런 인식을 불식시켜나가는 것도 대고객 소통에서 중요한 포인트일 듯합니다.

‘중소기업만 거래하는 은행’ 이미지에서 벗어나 ‘국민 모두가 거래하는 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국민적으로 친근한 방송인 송해 선생을 광고모델로 선정한 것도 이 때문이죠.

올해는 IBK를 대표하는 새 얼굴로 ‘희망로봇 기은센’과 ‘기운찬 가족’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기은센은 고객과 평생 함께하는 IBK를 상징하고, 기운찬 가족은 IBK 고객을 상징합니다. (관련기사: ‘희망로봇’과 함께하는 기업은행의 ‘희망SONG’)

안정된 노후생활을 하고자 하는 할아버지·할머니,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인 아버지·어머니,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미래세대인 아들·딸 3세대로 구성되는데요. 평생고객화 추진을 위한 IBK 의지가 반영된 것입니다. 이들 대표 캐릭터를 친근한 홍보 수단으로 적극 활용해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행장에 취임한 이후로 누구보다도 바쁜 나날을 보내셨을 것 같아요. 취미생활이나 건강관리를 위한 시간 내기도 여의치 않으셨겠습니다.

실제 하루일과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조찬행사도 잦을 뿐더러 고객 및 지점방문, 직원들과의 미팅, 금융컨퍼런스 참석 등 가만히 앉아 있는 시간보다 외부활동이 더 많습니다. 저녁에는 만찬일정, 상갓집 방문, 강연이나 세미나에 참석하다 보면 귀가시간이 자정을 넘기는 날도 자주 있어요. 가끔 운 좋으면 밤 10시쯤 퇴근할까…

그래도 아무리 바빠도 하루 일정에서 독서는 거르지 않으려고 해요. 특정분야의 도서보다는 여러 분야에 걸쳐 다양한 책을 읽으려고 노력합니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데 있어서 좀 더 건강관리를 해야 할 필요성도 느낍니다. 시간이 없으니까 특별한 운동을 하기보다 많이 걷고 줄넘기를 하는 편이에요.

국내 커리어우먼들의 롤모델로 꼽히시는데, 일과 가정 사이에서 힘들어하는 워킹맘들을 위해 조언 한 마디 하신다면.

여성 후배들에게 ‘필요할 때는 주변의 도움을 받아라’는 말을 꼭 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렇게 해야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고 가정과 일을 균형 있게 해나갈 수 있어요. 가족, 직장동료를 포함한 주위 사람들, 또 여성들을 위한 여러 가지 제도의 도움을 받는 것이 꾸준히 직장생활을 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올해 목표를 말씀해주세요.

우선 경제 활력 회복을 위해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성장잠재력이 높고 일자리창출 확대효과가 큰 설비투자에 지난해 보다 1조5000억원 증액된 12조5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또 기술금융의 선도 지위를 강화하고 핀테크 활성화, 앞서 언급한 평생고객화를 중점 추진할 것입니다. 모바일 채널의 확산에 발맞춰 신채널 전략도 수립했는데요. 스마트폰에서도 대부분의 상품을 상담하고 가입할 수 있는 모바일 통합플랫폼을 구축해 론칭했습니다. 계속해서 변화를 주도해 더욱 신뢰받는 금융사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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