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전선] ‘침묵’에서 ‘소통’으로
[홍보전선] ‘침묵’에서 ‘소통’으로
  • 염지은 (senajy7@the-pr.co.kr)
  • 승인 2010.04.2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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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홍보 전선 - 언론보다 먼저 알리고 적극 대응

[더피알 염지은·최재영 기자] 지난 3월 24일 삼성그룹 트위터(@samsungin)에서는 언론보다 한발 앞서 놀라운 소식이 발표됐다. 바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복귀 소식이었다. 삼성은 트위터를 통해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는 이 회장의 복귀사도 함께 전달했다.

국내 기업들이 침묵을 깨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입을 열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 기업 중 트위터를 개설한 기업은 380여곳, 이중 적극 홍보에 활용하고 있는 기업 수는 70여곳이다. 이 숫자는 소셜미디어 붐을 타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그동안 안티 삼성 인물이나 단체가 삼성을 비난하더라도 일체 대응하지 않는다는 홍보전략을 구사해 왔지만 앞으로는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다양한 뉴미디어의 등장에 따라 기존 홍보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부임 후 줄곧 ‘trust’를 홍보의 화두로 강조해 왔다.

삼성이 최근 직원들이 사용하는 내부통신망 ‘싱글’을 통해 김용철 변호사가 쓴 삼성 비판서가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많다고 정면 비판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은 “임직원 여러분께 알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책에 김 변호사가 수원공장에 가봤더니 공장이 어두침침하고 화장실엔 화장지가 없고 물도 안 나온다는 내용이 있는데, 직원 여러분이 더 잘 알겠지만 너무나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또 직원들을 도청, 감청, 미행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삼성의 보안 시스템은 다른 기업 수준과 동일한 수준”이라고 맞받았다.

백혈병 논란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 지난달 15일 기흥 반도체공장을 기자들에게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삼성이 지난 4월 16일 그룹 블로그(www.samsungblogs.com)를 연 것도 변화무쌍한 미디어 환경 변화와 무관치 않다. 삼성 블로그는 그동안의 냉철한 기업이미지를 벗고 삼성 사람들이 살아가는 스토리를 중심으로 꾸며지며 외부인은 볼 수 없었던 삼성 내부 게시판 글 중 좋은 글을 뽑아 이곳에 올리기도 한다. 고객들이 블로그를 통해 아이디어나 비판을 수용하면 적극 수용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삼성 ‘무대응→대응, 관리→정직’…홍보전략 수정

삼성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삼성이 그동안 지나치게 보안을 앞세우는 조직이었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미디어 수단을 통해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림으로써 보안보다 소통을 중시하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1일 트위터 상에서 한 바탕 난리가 났다. 일단의 기업 트위터들이 조금 이상한 행동을 보였기 때문이다. 만우절 기념으로 진행된 이 이벤트는 KT, MBC, 이마트, 대한항공, 동원참치, 기업은행, 팬택스카이, 매일유업, 산돌커뮤니케이션 등 9개 기업 트위터 담당자들이 한데 모여 낸 아이디어다. 이들 9개사는 앞서 3월말 ‘트위터 연대’를 선언하고 매달 첫째 금요일을 ‘기업 트위터 데이’로 정하고 한 시간 간격으로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트위터를 통해 공동 마케팅을 펼치겠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KT·KAL 등 9개사 트위터 연대 선언

4월 1일 진행된 이벤트에서 대한항공은 이마트 마크로 교체됐고 산돌커뮤니케이션은 KT로, MBC는 매일유업, 미스터피자는 동원참치, 팬택스카이는 IBK기업은행, 매일유업은 MBC 마크로 각각 서로의 얼굴을 바꿨다. 이날 트위터리안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냐”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KT를 단 산돌커뮤니케이션 트위터 담당자는 “내가 아이폰 접수 받겠다”고 밝혀 트위터리안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줬다.

이들 기업 트위터들이 이처럼 ‘장난’을 친 이유는 간단하다. 좀 더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서기 위해서다. 실제 이번 만우절 장난 이후 기업 트위터들의 팔로우도 크게 늘어났다. 기업이미지도 좋아졌다. 트위터리안들은 너도나도 “트위터에서 오래 만에 너무나 재미 있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기업 트위터들이 이같은 이벤트를 여는 것은 ‘사람’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양성수 IBK 기업은행 채널기획부 과장은 “트위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기업으로 인식하게 되면 장벽이 생긴다. 이 때문에 기업 트위터 자체가 사람임을 강조하려고 노력해야 좀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 트위터들은 트위터리안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자사와 관련 없지만 새로운 소식이나 유머를 올리기도 한다.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말 ‘더 블로그’와 트위터를 통해 연말 나눔데이를 진행해 주목을 받았다. 경쟁률이 15대1이나 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LG전자는 올해 트위터도 본격 운영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기업 정보를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행사에 참여한 트위터 사용자들의 질의응답을 중심으로 하는 이벤트를 펼치기로 했다.

소셜미디어 유저, 기업들 참여 적극 희망

최근 방한한 조시 버노프 포레스터리서치 부사장은 “제품을 구입하려는 사람은 다양한 정보를 얻기 마련인데 이때 소셜미디어가 힘을 발휘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업들이 어떤 정보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이 바뀐다는 의미다. 실제 유저들은 이런 이유에서 소셜미디어를 활용하고 있다.

이스토리(www.ebizstory.com)가 지난 3월초부터 64일 동안 총 4708명의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의 소셜미디어 활용에 대한 설문조사(표본오차 ±1.5) 결과 일반 유저들이 기업의 소셜미디어 활용을 크게 환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응답자 69%가 기업의 소셜미디어 활용에 찬성의사를 나타냈고 반대는 6%에 머물렀다.
설문 응답자(복수응답)의 77%가 기업의 소셜미디어 참여를 적극 권장하는 이유로 정보제공을 꼽았다. 그다음으로 고객과의 관계유지(77%), 고객센터 역할(55%)을 꼽았다. 반면 제품 판매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 제품 홍보와 기업 홍보에 대해서는 각각 28%와 26%를 기록해 홍보에 대한 반감은 적은 편이었다.

또 기업이 진행하는 이벤트를 묻는 설문에는 응답자 87%가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나타내 이벤트가 소셜미디어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이 트위터에 진출하면 얼마나 팔로우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67%가 10곳 정도와 관계(팔로우)를 맺겠다고 응답했다.

웹서비스 전문가인 강학주 이스토리 대표는 “기업이 소셜미디어에 진출할 때는 홍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기업 소셜미디어는 우선 홍보를 진행하고 CS창구를 동시에 열어 고객의 목소리를 최대한 들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이어 “홍보와 CS작업이 지나면 커뮤니티가 형성된다. 기업들은 여기에서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만들어야 기업 소셜미디어가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기업 소셜미디어 PR 전략

KT  기업 최초 소셜미디어팀 신설
트위터 팔로우 2만명…국내 최다

KT는 기업으로는 최초로 소셜미디어 팀을해 운영 중이다. 3월 공식 발족했으며 총 6명으로 구성돼 있다. 팀원들은 홍보팀 근무자들로 구성됐다. KT는 현재 트위터(@ollehkt)와 자사 블로그(blog.kt.com) 유튜브, 페이스 북을 운용 중이다. 현재 60% 가량 트위터에 집중하고 있으며 블로그와 연동해 다양한 이벤트나 정보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KT경영연구소와 연계해 세미나 개최와 그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중이다.

KT 트위터는 현재(4월 19일까지) 총 1만9880명을 거느리고 있다. 기업 트위터 가운데 가장 많은 팔로우 숫자다. 국내 트위터 이용자가 20만명 가량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10%에 이르는 수치다.

KT는 SK텔레콤 보다 두 달가량 늦었지만 4월 현재까지 팔로우 수가 SK텔레콤보다 무려 1만명 이상 앞섰다. KT가 강력하게 내세우는 무기는 속도다. 업계 최초의 소셜미디어팀 답게 가장 빠른 답변을 낸다. 구글폰인 넥서스원 국내 1호자가 트위터를 통해 개통 문의한지 4시간 만에 개통까지 완료 했을 정도. 넥서스원 개통자가 타 통신사에서 무려 1주일 이상 걸려도 개통 답변조차 얻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속도다.

KT가 발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소셜미디어팀 구축 덕분이다. KT 소셜미디어 팀의 경우 모든 부서를 아우르며 정보를 취합할 수 있도록 조직화됐기 때문이다. 트위터 상에서 질문에 대한 해답이 빨리 나오는 이유도 여기 있다. 물론 KT에 대한 입장도 대변한다. 보고 체계가 잡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선조치 후보고다. 조치에 따른 보고는 회장과 대표에게도 전달된다.

KT는 하반기부터 모든 소셜미디어 채널을 가동할 예정이다. 관련 인력도 보강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공식 트위터 ‘삼성 투모로우’ 운영
소셜미디어 PR 비중 3년내 50%로

삼성전자는 공식 트위터 ‘삼성 투모로우(www.samsungtomorrow.com)’를 통해 네티즌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선발된 14명의 ‘스토리텔러(1기)’들이 주축이 돼 삼성의 기업이야기를 스토리로 풀어내고 있다. 사내 임직원 파워 블로거 60명도 참여한다. 투모로우는 지난 2월 15일 출범했지만 국내 기업 중 단기간 내 가장 많은 팔로워를 확보, 오픈 두 달 만에 3200여명(4월 20일 현재)이 팔로우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비슷한 시기 블로그, 유투브, 플리커, 페이스북, 미투데이 등도 오픈해 컨텐츠를 서로 공유하고 있다.

전략은 친근한 소통 채널로 받아들여지도록 하는 것. 전자의 모델인 한효주의 새로운 화보도 올리는 등 기업 활동과 관련된 컨텐츠를 소프트하게 끌어내 친구처럼 접근한다. 해명해야할 일이 생기면 지난 올림픽 때 오노 모델 해프닝처럼 공식적인 대응을 하기도 한다. 전자의 옴니아, 하우젠, 센스 등 개별 브랜드들도 블로그나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 채널을 갖고 있다.

소셜미디어 PR은 지난해 사내 커뮤니케이션 채널파트에서 이름을 바꾼 온라인 홍보팀에서 담당하고 있다. 김수민 차장을 총괄로 7명이 뛰고 있다. 현재 소셜미디어 PR업무 비중은 포털, 인터넷 뉴스 등 전체 온라인 홍보 업무 중 약 20%이지만 3년 내 50%에 달할 전망이다. 김수민 차장은 “SNS는 자체가 계속 성장하고 있어 향 후 3년 내 소셜미디어 PR비중이 전체 온라인홍보의 약 50%대에 달할 것으로 본다”“새로운 영역 채널에 대응하기 위한 컨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LG전자  파워블로거 800여명 집중관리
디지털PR 전담 3명…직원 10여명 동참

LG전자는 블로그를 잘 활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12월에는 트위터도 오픈, 블로그와 연계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오픈한 ‘더 블로그(The BLOG)’로 명명된 LG 블로그는 기업 블로그 중 유일하게 테마를 적용, ‘디자인’을 테마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디자인’은 LG전자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인 스마트 테크놀러지와 스타일리쉬 디자인 양쪽의 의미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고객의 삶을 디자인한다는 의미이다.

올해는 디자인외에 환경, 기술, 생활, 사회공헌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룰 계획이다. 기업 최초로 댓글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디지털 PR은 홍보실 내 3명이 업무를 진행하며 지난해 전체 PR밸류의 25%로 측정됐다. 2~3년 내 30~4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콘텐츠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선발한 10여명의 ‘더 블로거(The BLOGer)’들이 디지털 PR팀과 함께 생산한다. 지난해 1기에 이어 최근 2기를 선발했다. 사외에서 선별한 파워 블로거 10여명도 공식적인 모임을 갖고 활동 중이다. 최근 3DTV 발표 때는 블로거 100명이 간담회에 초청되기도 했다. 대 언론 보도자료도 사진과 영상을 첨부해 약 800명의 파워 블로거들에게 동시에 배포되고 있다.

정희연 디지털PR팀 차장은 “블로거들과의 관계를 좀 더 가깝게 가져가기 위해 노력중이다”“이미 진행 중인 X-캔버스 외에 사이언 등 브랜드별 트위터 오픈도 계획 중이다”고 말했다.

신세계 이마트  제품 홍보 창구로 집중 활용
정용민 부회장도 팔로우 신청

이마트는 유통기업의 강점을 활용해 상품 홍보에 주력하는 편이다. 기존의 유튜브를 활용하기도 하지만 트위터(@Emartmall_com)에 집중하고 있다. 정태민 마케팅팀 대리 혼자 업무를 맡고 있으며 홍보팀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이마트 트위터는 이마트에서 새롭게 출시한 상품을 집중 소개한다. 상품 소개는 전국 이마트 지점에서 이 대리에게 요청, 지점별로 소개하기도 한다. 당초 고객창구 역할로 사용하기 위해 출발했지만 주객이 전도된 것. 이는 고객들의 요청에 의해서다. 정 대리는 “실제 CS부분도 진행을 하지만 고객들이 트위터로 새롭게 출시한 상품이나 세일 품목 등에 더 관심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남성보다 여성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진다.

여성 고객들은 퇴근 전 자신 집 인근 이마트에 세일 상품이나 특가상품이 있는지 요청하기도 한다. 또 상품 재고에 대한 문의도 높은 편이다.

지난 명절에는 한 기업의 대표가 트위터를 통해 대량으로 상품을 주문하기도 했다. 첫 케이스였지만 고객 만족도는 높았다는 평가다. 이런 과정 때문에 이마트에 납품하는 바이어(관계사)들이 “제품 소개를 부탁한다”는 요청도 끊이질 않는다.

이마트 이벤트도 트위터 상에서 큰 인기다. 할인쿠폰과 상품을 제공하는 이벤트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리기도 한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으로부터의 관심도 높다. 정 부회장이 직접 팔로우를 신청하고 “수고가 많다. 필요한 것 있으면 언제든 말하라”고 깊은 애정을 보였다.

IBK기업은행 트위터에 90% 이상 집중
매일 고객 의견 정리, 행장에 보고

IBK기업은행 트위터(@SMART_IBK)는 트위터리안에게는 ‘대인배 트윗’으로 통한다. 지난달 초에는 트위터 상에서 과감하게 하나은행 상품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기업은행은 이런 과정을 통해 기업이미지에 큰 잇점을 얻었다. ‘대인배 트윗’은 ‘RT’를 통해 무수히 퍼졌고 딱딱한 기업이미지를 한 꺼풀 벗겨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기업은행 전략 중 하나다. 친근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친구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다. “했슴당”이라는 등의 채팅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기업은행트위터는 지난해 11월 공식 개설됐지만 실제 운영한 것은 1년여다. 현재(4월18일까지) 팔로우는 2523명. 양성수 채널기획부 과장이 주도적으로 운영 중이며 그 외 1명이 서브 형태로 지원하고 있다.

기업은행 트위터는 자사 블로그와 연동돼 있다. 페이스북 계정과 미투데이 계정도 함께 운영 중이지만 90% 이상 트위터에 집중한다. 기업은행은 맞팔로우가 원칙. 모든 질문에는 10분 내에 답변해야 한다. ‘스마트폰에 공인인증서를 다운받는 방법 등 기술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직접 부서를 통해 답변하거나 연결하기도 한다.

고객 의견청취도 적극 반영한다. 제안이나 민원, 의견 등은 그날 정리돼 보고한다. 은행장까지 보고한다. 팔로우에게 상품 소개 보다는 지식이나 정보 전달을 위주로 한다. 양 과장은 “다른 기업과 달리 상품보다 금용소식이나 정보를 고객에게 전달하고 이후 자사 상품을 홍보한다”고 설명했다.

상품을 소개할 때는 부가적인 요소를 강조한다. 예를 들어 새로운 신용카드 발매를 하면 엔진오일을 무료로 교체해 준다는 내용 등이다. 제품을 사용해 보고 직접 사용후기도 올린다. 가능하면 트위터리안과 많은 대화를 시도한다. 자사 이벤트나 기업 트위터 연계 이벤트를 자주 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업은행도 매달 첫째 금요일 마다 이벤트를 개최한다. 이벤트는 기업은행 상품 맞추기 부터 일반상식까지 다양하다.

대한항공 실시간 기상·비행 정보 제공
소셜미디어용 예산 별도 편성

대한항공은 2009년 초 해외 지역에서의 페이스북을 시작으로 2010년 1월 국내 트위트를 개설했다. 트위터 운영은 여행 동반자로서의 대한항공 이미지를 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항공사만의 특성을 살려 갑작스런 날씨 변화에 따른 비행 취소 등 실시간 기상 정보, 잔여 좌석 조회, 항공기 출발 · 도착 시간, 마일리지, 예약 정보 등을 공유한다. 또 대한항공의 이슈, 신규 · 복항 노선, TV광고, 홈페이지 내 각종 프로모션 등을 알리며 영업적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특히 트래픽 플래너 등 여행 사이트 정보 및 해외 거주 고객이 직접 제보하는 현지 여행 정보를 공유하며 여행 컨텐츠로서의 이미지를 심고 있다.

소셜미디어용 예산도 별도로 편성돼 4월부터는 부정기적 이벤트를 매주 금요일로 정기화했다. 대한항공과 관련된 사진을 올리는 사람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작은 선물을 제공하고 있다. 여행 카테고리 내 파워 블로거도 모집, 기내 서비스를 소개하고 블로거 상에서 현지 여행도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트위터 운영은 홍보와 마케팅 각 1명씩 두 명이 하고 있으며 약 4800여명(4월 20일 현재)의 팔로워를 두고 있다. 일상대화 및 사내 행사, 정보성 글 등 하루 평균 20~30개의 트윗글을 운영 중이다. 임진희 대한항공 홍보팀 트위터 담당 대리는 "대한항공이 그동안 가졌던 중후한 40대 후반의 신사 이미지를 벗어나 좀 더 친근하게 직접적으로 대중 및 젊은층에 접근할 수 있는 채널로 다가가려 한다”고 말했다.

트위터 하는 CEO들

“소통에 무슨 권위가 필요합니까?”

“여러분들, 아이패드 개봉기를 공개합니다.” 미국에서 아이패드가 첫 발매된 지난달 8일 저녁 트위터에 이 같은 메시지가 올랐다. 이 영상은 10만클릭에 육박할 정도로 큰 인기였다. 이 영상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박용만 두산 회장(@Solarplant). 인터넷에서 박 회장은 ‘옆집 아저씨’라는 별칭으로 통할 정도. 이 영상이 큰 인기를 얻었던 것은 단순히 ‘아이패드’를 개봉한 것이 아니라 그의 재밌는 행동이었다. 박 회장은 어린아이가 무척이나 기다렸던 장난감을 개봉하는 모습으로 연출해 재미를 선사했다.
평소 IT얼리어답터로도 소문난 박 회장은 최근 대만 출장 중 넥서스폰(구글폰)을 구입해 그 후기를 올려 네티즌들에게 크게 화제가 됐다. 최근 박 회장에게 트위터로 질문을 하거나 인터뷰 요청을 하는 기자가 많아지면서 두산 홍보실도 비상이 걸렸다. 홍보실은 실시간으로 박 회장의 트위터를 모니터 하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트위터는 ‘인간적’…“회장님 맞아?”

사실 박용만 회장의 트위터 상에서의 인기는 웬만한 인기배우 못지않다. 권위적이었던 회장 이미지를 훌훌 털어 버리고 하고 싶은 얘기들을 거르지 않고 쏟아내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트위터를 통해 “드라마 속 회장은 포도주에 스테이크 식사를 하고 집에서는 김치나 라면을 먹는 적이 없지만 난 맨밥에 김치통에서 손으로 포기째 꺼내다가 김칫국 사방에 흘려 야단맞기 일쑤다”“양식을 먹고 들어오면 당연히 2차로 집의 김치를 먹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글을 올려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냈다. 바로 이런 대목이 네티즌들을 열광케 한다.

이에 트위터리안들이 “회장님 정말 귀여워요.” “정말 두산그룹 회장님 맞으세요? 사칭하는 거 아니에요?”라고 질문하자 “나 맞아욤! 진짜로~! ㅋㅋ”라고 네티즌 처럼 답변을 했다. 박 회장은 또 “드라마 속 회장님은 소파에 앉아 가족과 과일을 먹으며 환담을 한다. 난 모두 벌렁 누워서 TV를 보고 트위터하며 동시에 뷘마미(부인)와 드라마 토론까지 멀티태스킹한다”고 적어 한바탕 웃음을 선물하기도 했다.

그룹 회장이라는 지엄한 모습보다는 지극히 평범한 네티즌들의 눈높이에 맞춘 결과다. 다른 기업 홍보담당자들이 “우리 회장님도 저런 분이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트위터 하는 박 회장의 인기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일반인들도 자연스럽게 ‘회장님’이라 부르며 박 회장과 터놓고 이야기를 나눌 정도다.

한 트위터리안이 “안녕하세요. 저는 용인 동백 이마트를 자주 이용하는데 손잡이 없는 종이 쇼핑백 때문에 불편해요. 컴플레인해도 제대로 되지 않아요”라며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yjchung68)에게 멘션(Mention)을 보냈다. 정 부회장은 20분 후 이 트위터리안에게 “손잡이 필요하지요... 고려해보겠습니다”라고 답장을 보냈다. 정 부회장이 일반인의 제안을 수락하고 공식적으로 대화를 나눈 것은 이번이 처음. 정 부회장은 이밖에도 자신이 궁금한 점이 있다면 질문을 하고 트위터들 보다 자신이 더 잘 알고 있는 상황이면 직접 나서 응답할 정도로 트위터를 적극 활용한다.

정용진 부회장은 최근 아이폰을 구입해 본격적으로 트위터를 시작했다. 정 부회장은 트위터에 아이폰 구입 소식을 알리면서 “아이폰용 트위터 어플 추천 부탁한다”며 먼저 말을 걸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엔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이나 사적 이야기를 거리낌없이 토해냄으로써 도마 위에 오르내리기도 한다. 언론이 앞다퉈 정 회장의 트위터 글을 보도하기도 했지만 정작 정 회장은 동요하지 않은 눈치다. 오히려 더욱 더 개인적인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다.

표현명 KT 사장은 스마트 폰으로 자신의 트위터(@hmpyo)에 접속해 여러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눈다. 표 사장은 지난 2월 28일 스마트폰 ‘노키아 5800’ 사용자들로 부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표 사장은 다음날 “고객 여러분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다”고 답했다. 이어 3월 5일 “노키아와 협의해 업그레이드를 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노키아 유저들에게 알렸다.
표 사장의 트위터에는 각종 제안이나 민원성 글들까지 다양하다. 표 사장은 어느 것 하나 빼놓지 않고 답변한다. 휴대전화 A/S 문제 등 각종 민원에 “빠르게 시정 조치를 하겠다”는 답변을 한다. 간혹 자신들의 팔로우들에게 아침인사도 하는 편이다.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은 트위터에서 자신을 숨기고 활동하는 트위터리안으로 유명하다. 한동안 그가 이수그룹 회장이란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없었다. 김 회장은 다른 트위터리안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필요한 정보를 얻기도 한다. 


※소셜미디어(Social media)란?

소셜미디어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아직 없다. 지금은 쌍방향 대화가 가능한 채널을 소셜미디어라 부르고 있지만 The PR은 소셜미디어를 기존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와 다르게 정의했다. 즉 블로그, UCC, 커뮤니티, 메신저, 전자우편 등이 SNS 범주에 포함되지만 소셜미디어는 이를 이어주는 플랫폼이라고 규정했다.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소셜미디어를 마이크로블로그, 블로그, UCC 등 SNS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플랫폼으로 압축했다.

※ 트위터는 ‘간편성’ 최대 무기…악플러 발 못 붙여

150자 내외로 질문과 답이 오가는 미니블로그다. 트위터의 매력은 전문가 집단들이 포진해 있다는 것이다. 정치인과 인기연예인, 대기업 총수, 학생, 주부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만나 각 분야의 전문적인 대화가 가능하다. 또 구조상 악플러가 존재할 수 없다. 대화나 정보를 나눌 때에도 신중하고 전문적이다.

트위터는 크게 팔로윙(following)과 팔로우(followers)로 나눠진다. 자신이 어떤 사람의 글을 보고 싶을 때는 팔로윙이다. 반대로 나의 글을 보고 싶은 사람은 팔로우를 신청한다. 내가 그 사람에게 다시 팔로윙을 하면 ‘맞팔로우’가 성립된다.

서로간 대화는 리플레이(Reply)나 멘션(Mention)으로 한다. 이 글은 나와 대화를 하는 상대방 팔로우는 누구든 볼 수 있다. 직접 대화는 아무도 보지 못하는 DM(Direct messages)를 통해 보낼 수 있다. 단 이 DM은 맞팔로우일 때만 가능하다. 트위터를 사용하는 사람들 ‘트위터리안’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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