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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은 어떻게 지상파를 추월했나#2030 #화제성 #맞춤패키지
승인 2016.07.27  09:44:33
박형재 기자  | news34567@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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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박형재 기자] CJ E&M 광고매출이 지상파를 넘어섰다. 1~4월 주요방송사 누적광고매출 조사결과 MBC 1579억원, CJ E&M 1345억원, KBS 1237억원, SBS 115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부터 CJ E&M 인기 프로그램 광고단가가 지상파 수준으로 올라오더니 급기야 광고매출이 지상파를 추월한 것이다. 달라진 방송지형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란 평가가 나온다. 

   

<더피알>은 지상파와 CJ E&M의 시청률과 광고매출 간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닐슨 시청률 자료를 입수해 5월 한 달간 ‘시청률 랭킹 200개 프로그램’을 비교 분석했다. 15~24세 프로그램 시청률과 광고 시청률, 30~49세 프로그램 시청률과 광고시청률 등 4개 지표를 비교하고 시청률이 광고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폈다.

그 결과 시청률은 CJ E&M 광고매출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못했다. 4개 지표 모두 지상파 프로그램이 1~10위를 차지했으며, CJ E&M 프로그램은 드라마 또오해영과 예능 쇼미더머니5 등이 선전했으나 시청률과 광고시청률 모두 30위권 이하에 머물렀다. <표1>

   
▲ 2015년 5월 분석, 닐슨미디어 제공

1524 프로그램 시청률 1위는 MBC 무한도전(8.1%)이 차지했고, 2위는 SBS 런닝맨(4.6%)이 랭크됐다. 뒤를 이어 KBS2 아이가다섯(4.1%), 해피선데이(3.7%), MBC 운빨로맨스(3.3%) 순이었다.

CJ E&M 프로그램은 tvN 또오해영과 Mnet 쇼미더머니가 1.6%의 시청률로 각각 31위와 33위에 랭크됐고(소수점 차이), tvN SNL코리아가 1.3%의 시청률로 44위에 올랐다. tvN 디어마이프렌즈가 57위(1.0%)로 뒤를 이었다.

3049 프로그램 시청률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1위부터 10위까지 지상파 3사가 싹쓸이한 가운데, tvN 또오해영이 나홀로 선방(36위, 3.5%)했다.

3049에선 아이가다섯 시청률(10.9%)이 2위에서 1위로, 동네변호사 조들호(7.7%)가 9위에서 3위로 올라서는 등 드라마 강세가 돋보였다. Mnet 쇼미더머니가 시청률 1%를 기록하며 168위로 추락한 것도 눈길을 끈다. <표2>

광고 시청률 역시 지상파가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CJ E&M이 후발주자로서 추격하는 모양새다. 1524 광고시청률 랭킹에서 CJ E&M 프로그램 순위는 각각 쇼미더머니(41위, 0.9%), 또오해영(54위, 0.7%), 디어마이프렌즈(62위, 0.6%) 등으로 나타났다.

3049 광고시청률에서도 또오해영(66위, 1.6%), 디어마이프렌즈(87위, 1.2%), 신서유기2(101위, 1.0%)에 불과했다. 표면적으로 보면 시청률과 광고시청률 모두 지상파에 크게 못 미치는 결과다.

   
▲ 2015년 5월 분석, 닐슨미디어 제공

CJ E&M의 숨은 매력

그럼에도 지상파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이유는 시청률로 설명할 수 없는 ‘숨은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광고주들이 낮은 시청률에도 CJ E&M에 광고를 태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시청률 대신 화제성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마케팅 관점에서 보면 광고주들은 더 이상 시청률에 의존해 투자를 하지 않는다. TV에서 스마트폰으로 달라진 콘텐츠 소비패턴 변화에 따라 디지털 내에서 얼마나 화제가 되느냐를 먼저 점검한다. 시청률이 아니라 전체 시청량이 중요해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CJ E&M은 끊임없이 화제성 있는 콘텐츠를 양산해내고 있다. 최신 이슈 키워드, 콘셉트, 라이프 변화 등을 빠르게 잡아내 실험적인 프로그램을 시도한다. 새로운 장르개발, 실험적인 도전은 천편일률적인 지상파 프로그램에 식상해진 젊은층의 지지와 관심을 끌어냈다.

타깃 시청연령을 광고시장에서 선호하는 2030세대로 잡은 것도 성공적이다. 광고주 입장에선 당장 소비력이 있는 타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이슈 파급력에 주목한다.

   
▲ 화제성을 등에 엎고 시청률과 인기에서 지상파를 넘어선 tvN 드라마 '또 오해영'과 대표예능 '삼시세끼'. CJ E&M 제공 

2030세대는 시장에서 제품에 대한 이슈와 유행을 만드는 핵심 소비자들이다. 방송 프로그램이 2030세대에 인기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화제성이 높다는 근거가 된다. 젊은 시청자들을 이끄는 채널이란 포지셔닝은 광고주 설득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채널 인프라가 좋은 것도 지상파와 차별화된 부분이다. 최근 방송 시장은 점점 더 다양화·세분화되고 있다. CJ E&M은 tvN, 엠넷, OCN, 온스타일 등을 포함해 총 14개 방송채널사용사업(PP)을 운영하는 만큼, 다양한 스펙트럼의 시청자를 끌어들이고 맞춤 콘텐츠를 제작해 취향저격이 가능하다. 사실상 한 개 채널에서 소비자를 확보하는 지상파에 비해 유리할 수밖에 없다.

CJ E&M 관계자는 “앵커(간판) 프로그램들이 지상파 대비 시청률이 낮음에도 광고단가가 높은 이유는 단순 TV에서의 시청을 넘어 디지털에서 영향력이 높기 때문”이라며 “결국 프로그램의 화제성, 관심도, 팬덤이 높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는 뜻이다. 광고주에선 E&M의 콘텐츠가 시청률은 낮더라도 마케팅에 영향력이 더 높은 콘텐츠라고 평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느슨한 광고규제도 ‘날개’

CJ E&M의 브랜드력이 상승한 것도 ‘잘 나가는 이유’로 손꼽힌다. 지난 10여년간 이명한, 나영석, 신원호 등 지상파 인기 PD를 대거 영입하고 다양한 실험을 반복하면서 콘텐츠 제작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고품질 콘텐츠를 꾸준히 생산해 충성도 높은 시청자를 확보하고 ‘새 프로그램도 뭔가 재밌겠다’는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tvN의 성장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다양한 채널들을 주도적으로 끌고나갈 동력이 부족했으나, tvN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tvN은 최근 수준 높은 드라마들을 성공시키고 시즌제를 정착하는 등 차별화된 방식으로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원순우 굿데이터코퍼레이션 대표는 “2016년 TV화제성을 분석해보면 새로운 지상파 드라마가 등장할 때마다 온라인 게시판은 tvN과 비교하는 내용의 비중이 높아졌다”면서 “이는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tvN 드라마 수준의 차원이 다르다는 여론이 높아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실제 2015년 말부터 2016년 현재까지 드라마 부문 화제성에서 ‘태양의 후예’ 이외에는 대부분 tvN 프로그램들이 상위권을 차지해왔다”며 “이러다 보니 일단 새로운 드라마가 대기 중이라고 하면 사전 기대치가 매우 높게 형성돼 광고영업에도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상파 대비 느슨한 광고규제도 CJ E&M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중간광고. ‘투표 결과는 60초 후에 공개하겠습니다’로 대표되는 중간광고는 프로그램 진행 도중 클라이맥스 장면에서 노출돼 집중도가 매우 높다. 반면 시청자의 이용 편의성을 저해하는 측면이 있는데, 이 때문에 공영방송 특성이 강한 지상파는 아직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 Mnet 슈퍼스타K7에서 MC 김성주가 사회를 보고 있다. “60초 후에 공개합니다”라는 멘트와 함께 나오는 중간광고는 집중도가 높지만 시청 편의성을 방해한다. CJ E&M 제공

광고상품 결합 측면에서도 CJ E&M이 지상파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방송업계에서는 매출 극대화를 위해 인기 프로그램 광고와 비인기 광고를 묶어서 판매한다. 이같은 패키지 상품은 CJ E&M이 보유한 다양한 채널과 결합돼 시너지를 내고 있다.

예컨대 ‘과자’ 하나를 홍보하더라도 각종 전문채널은 물론 홈쇼핑(CJ오쇼핑), 게임(넷마블), 영화(CGV) 등 다양한 비즈니스 인프라와 연계한 판매가 가능하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협찬이나 PPL, 가상광고, 이벤트 프로모션 등을 한꺼번에 묶어서 저렴하게 제공하니 선호도가 높다.

장창범 다트미디어 스마트미디어광고본부장은 “복합 상품은 마케터 입장에서 보면 ‘뷔페를 차려주는 것’과 비슷하다”면서 “지상파들도 그런 플랫폼을 갖고 싶어하지만 투자나 규제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진검승부 눈앞

CJ E&M의 미래는 이대로 장밋빛일까. 마냥 그렇지만은 않다. 지금은 일부 차별적 우위가 있지만 그럼에도 젊은 시청자층, 즉 2030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콘텐츠 소비행태가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CJ E&M만의 문제는 아니다. 현 시점에서 지상파의 최대 위기는 젊은층의 빠른 이탈이다. 큰 틀에서 보면 2030세대의 시청패턴이나 시청방식(도구)이 계속 달라지는데, CJ E&M 역시 TV 자체를 안보는 젊은층을 어떻게 시청층화시키느냐가 숙제다.

다시 말해 계속해서 젊은 시청자를 끌어들일 콘텐츠를 개발하지 못하면 어느 날 갑자기 시청률이 급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양윤직 오리콤 미디어전략연구소장은 “젊은 친구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건 지금까진 호재로 작용했지만, 그들은 재미없으면 언제든지 이탈하는 세대”라며 “콘텐츠 개발과 투자를 꾸준히 해야 하는 것이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투자를 계속하다 보면 광고시장은 한계가 분명하니 ROI(투자수익률)을 고민하는 시점이 오게 된다. 반면 좋은 콘텐츠를 꾸준히 발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방송이란 대표적인 경험재이기 때문에 온에어한 뒤에야 결과를 알 수 있다. 불확실성의 비즈니스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끌고 가느냐가 향후 관건이다.

결국 디지털 플랫폼을 점점 확대하고 그쪽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게 앞으로 숙제가 될 전망이다. 물론 CJ E&M 뿐만 아니라 모든 방송사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이제 방송 채널 간 경계는 사라졌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다양한 형태로 방송 콘텐츠가 소비되기 때문이다. 광고업계나 지상파나 종편을 구분하는 것은 시청자 입장에선 별 의미가 없다.

결국 콘텐츠 진검승부만 남겨둔 셈이다. 방송사들은 콘텐츠 경쟁에 올인하거나 채널의 우위를 포지셔닝해 나가야 한다. 전략을 확실히 짜서 둘 중 하나로 가지 않으면 이도저도 아닌 상태로 시장에서 외면당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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