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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언론이 트럼프에 척을 졌을까[신인섭의 글로벌PR-히스토리PR] 수적 열세·‘못된 여자’ 이겨내

[더피알=신인섭] 오는 2017년 1월 20일에는 제45대 미국 대통령 도널드 존 트럼프(Donald John Trump)의 취임식이 세계 200여국 TV화면을 통해 방송될 것이다.

부동산 재벌이며 공직 생활이라고는 해 본 적이 없는 그다. 1946년 6월 14일생이니 금년 70세. 미국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나이 많은 사람이기도 하다. 세계 거부 리스트를 매년 발표하는 미국 <포브스(Forbes)>지에 따르면 트럼프의 재산은 37억달러(약 4조3000억원)이다. 미국 156위, 세계 324위란다.

우리나라에도 트럼프의 상징이 있다. 서울 노량진에서 한강대교를 건너오면 오른쪽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자리에 있는 고층 아파트에 붙은 ‘Donald Trump’라는 패가 그렇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본사에서 집단 인터뷰를 했다. 트럼프 오른쪽에 앉은 사람은 아서 설즈버거 2세 발행인. AP/뉴시스

클린턴 향했던 언론의 압도적 지지

미국 역대 대통령 선거 중 가장 더러웠다는 혹평을 남긴 2016년 선거전은 일단 끝이 났다. 후보간 선거전은 차치하고라도 논의될 또 하나의 중요한 점이 있다. 다름 아닌 언론과의 문제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두드러진 현상 중 하나는 미국의 거의 모든 언론이 반(反) 트럼프였다는 것이다. 완전한 자료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 10월 중순경까지 위키피디아 내용을 보면 클린턴을 지지한 일간신문, 주간/월간지, 대학신문, 외국신문은 500개에 이른다. 반면 트럼프를 지지한 언론매체는 26개에 불과하다. 또 트럼프는 절대 안 된다고 말한 신문은 8개인데, 클린턴이 안 된다고 한 신문은 1개뿐이다.

아래 <표>를 보면 지지 혹은 지지하지 않은 매체, 제3당 후보인 자유당의 개리 존슨(Gary Johnson), 무소속 에반 맥멀린(Even Mcmullin)을 지지한 매체 등의 자료가 나와 있다. 일간신문만을 기준으로 하면 클린턴과 트럼프는 ‘243 vs 20’으로, 12대 1이라는 심한 격차를 보인다.

신문 유형별 2016 미국 대선후보 지지
   

실제 미국 동부의 <뉴욕타임스>, 수도의 <워싱턴포스트>, 서부 로스앤젤레스의 <LA타임스> 등이 모두 클린턴을 지지했다. 트럼프 지지 신문 가운데 하나는 텍사스주 엘리스군(郡)에 있는 인구 3만2000명 소도시의 <Waxahachie Daily Light>라는 신문이다. 이름이 너무 생소해서 찾아봤더니 제호 발음이 ‘와커해치’이다. 자매지 5개를 포함한 총 발행부수는 3만3000부인 무명에 가까운 작은 지방지이다. 한 매체 헤드라인에 의하면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는 신문은 겨우 6개뿐이었다.

   
▲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는 신문은 겨우 6개뿐이라는 한 매거진 기사. 온라인 화면 캡처

이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와 언론은 점잖게 말해 극심한 대립관계였다. 양측 모두 이유야 있겠지만 나타난 몇 가지 장면만 봐도 왜 그런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우선 트럼프가 언론에 대해 한 말을 보자.

“이 사람들(기자)보다 더 썩은 것은 없습니다. (중략) 그들은 썩은 그룹입니다.”
“미디어기업은 더 이상 저널리즘이 아닙니다. 정치적으로 특정 이해관계 단체로서 완전한 정치 아젠다를 가진 로비스트와 다를 바 없습니다.” 

언론에 대한 트럼프의 적대감이 대단히 컸듯, 트럼프에 향한 언론의 반감도 상당했다. 실제 전통적으로 대통령 후보의 편을 들지 않는 <월스트리트저널>을 제외하면 미국의 주요 일간지들은 거의 모두 트럼프를 신랄하게 비난했다.

패배한 ‘못된 여자’들

10월 19일은 3회에 걸친 대선 TV토론의 마지막 생방송이 라스베이거스 대학에서 있던 날이다. 90분에 걸친 대토론이 거의 마무리될 무렵 건강보험 문제가 대두됐다. 사회자의 질문에 대한 클린턴의 답변 일부는 다음과 같다.

“내 사회보험 납부액은 올라가겠지요. 물론 빠져 나갈 방법을 찾지 못하면 도널드(트럼프)의 세금도 오르겠지만…”

이 말이 끝나자마자 트럼프가 내뱉은 말은 “저런 못된 여자 같으니(Such a nasty woman)”였다. 예상치 못한 막말이 튀어나오자 여론은 화산 폭발처럼 분출했다. 그리고 하룻밤이 지나 20일이 되자 트럼프에게 네 낱말의 욕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클린턴이란 지칭은 없었으나 그녀를 향해 트럼프가 한 말임이 분명했다.

다름 아닌 ‘못된 여자’ 캠페인이었다. ‘내스티(Nasty)’란 낱말은 여러 가지로 풀이할 수 있는데 ‘더럽다’는 의미보다는 남에게 해를 끼치려는 악의가 있다는 뜻에서 개인적으로 ‘못된’이라 해석했다.

   
▲ 트럼프의 "저런 못된 여자 같으니(Such a nasty woman)" 발언으로 촉발된 '못된 여자' 캠페인 아이템.

어쨌든 못된 여자 캠페인은 순식간에 미국 구석구석까지 퍼졌다. 매사추세츠의 존경 받는 여성 상원의원인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은 이 말을 ‘명예의 배지(Badge of Honor)’라 불렀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 후보자가 ‘못된 여자’라면 나도 그런 여자가 되겠다는 생각이 미국 여자들 사이에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그러면서 워런은 뼈아픈 몇 마디를 트럼프에게 던졌다.

Get this Donald. (이봐요, 도널드)
Nasty women are tough. (못된 여자는 억셉니다)
Nasty women are smart. (못된 여자는 똑똑합니다)
And nasty women vote. (그리고 못된 여자는 투표합니다)
And on Nov. 8, we nasty women (그리고 11월 8일에는 우리 못된 여자들이)
are going to march our nasty feet (못된 발로 걸어가서)
to cast our nasty vote (못된 표를 던져서)
and get you out of our lives forever. (당신 같은 사람은 영영 이 세상에서 발붙이지 못하게 하렵니다) 

이 말을 미국, 나아가서는 세계 각지로 퍼뜨린 것은 물론 언론이었다. 그럼에도 싸움의 최종 승자는 트럼프였다. 트럼프의 돌출 발언에서 비롯된 못된 여자 캠페인의 ‘발붙이지 못하게 하겠다’는 말과 달리, 백악관의 새로운 주인으로 발을 딛게 된 것이다.

이제 지켜봐야 할 것은 하나다. 트럼프 진영 캠페인의 구호대로 그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만들 수 있는가이다.

신인섭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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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미국 대통령#클린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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