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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과 데이터 만남 ②] SNS 신용등급
[금융과 데이터 만남 ②] SNS 신용등급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8.07.26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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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대출금리 결정…페북·인스타 대화로 고객 행동 분석, 개인화 마케팅 연결

[더피알=박형재 기자] SNS 맞춤법을 자주 틀리면 신용대출 등급이 낮아지고, 주기적으로 택배를 시키면 반대로 등급이 올라간다. 농담 같지만, 실제로 외국 기업이 정해놓은 기준이다. 금융사들이 은행이나 카드 거래 같은 공식 데이터 외에 SNS를 비롯한 비정형 데이터에 주목하고 있다.

독일의 핀테크 기업 크레디테크(Kreditech)는 대출심사를 할 때 기존 은행거래정보 외에 페이스북, 이베이, 아마존에서의 행동 패턴까지 반영한다. SNS에서 맞춤법을 틀리는지, 대출 약관을 꼼꼼히 읽었는지, 주기적으로 온라인 쇼핑을 했는지 등이다. 맞춤법을 틀리지 않는 대출자는 상대적으로 덜 연체하는 특성을 갖고 있으며, 주기적으로 택배기사가 방문한 기록이 있으면 일정한 수입이 있다고 보고 신용평가 점수가 올라간다.

미국의 렌도(Lenddo)는 SNS와 통신사 데이터 등을 신용평가에 활용한다. SNS 친구 중 연체자가 있거나, ‘사고’ ‘실직’ 같은 부정적인 단어가 많이 나오면 신용점수가 낮아진다. 또한 통화량 분석을 통해 ‘주간 통화량이 심야 통화량보다 많은 사람이 대출 상환률이 높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통화‧검색‧이메일 확인을 하는 사람이 불규칙한 사람보다 신용도가 높다’는 결과값을 도출했다.

페이스북의 전 세계 가입자 수는 22억명에 달한다. 인스타그램은 7억명 가량이다. 금융사들이 SNS를 비롯한 비정형 데이터에 주목하는 흐름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기존 신용평가모델에서는 고객의 대출액 규모나 연체율 등 금융 거래 이력을 기반으로 고객의 신용도를 평가했으나, 이제는 빅데이터를 이용해 고객들의 SNS, 소비 행태 등 비재무적 요소까지 함께 고려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렌도
렌도는 SNS와 통신사 데이터를 신용평가에 활용한다. 홈페이지 화면

국내 금융사들은 개인정보보호 규제에 막혀 해외 기업만큼 SNS를 들여다볼 수 없지만, 법의 허용범위 안에서 고객의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구체적인 알고리즘은 각 사별로 대외비지만 큰 틀에서는 대동소이하다. 금융 거래를 위해 어떤 경로로 접속해서, 어느 페이지에 얼마나 머물렀으며, 무슨 서비스를 이용하고, 어떻게 빠져나갔는지 등이다.

신한은행은 고객 분석에 ‘이동경로 분석(Customer Journey Map)’ 기법을 도입해 온‧오프라인을 포함한 은행의 모든 채널에서 발생하는 고객행동 정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빅데이터 분석기법 중 하나인 이동경로 분석은 고객의 행동을 시간 순서에 맞춰 파악하고 패턴을 찾아내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적금 중도해지가 잦은 고객들은 어떤 행동 패턴을 보이는지 확인, 이를 통해 고객이 중도해지를 하지 않도록 사전에 관리하거나 업무 프로세스 개선점을 점검하는 식이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고객별 접촉 선호시간, 마케팅 효과가 높은 채널, 마케팅 골든타임, 고객의 주요 이탈 시점 등을 산출해 낼 수 있다.

NH농협은행도 빅데이터로 고객 거래패턴 변화를 감지하며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결제 데이터와 서비스 이용 데이터뿐 아니라 콜센터 상담 내역, 영업점 섭외 기록 등도 수집해 최적화된 개인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다.

특히 거래 패턴을 통해 맞춤형 상품을 제안하는 마케팅이 효과를 봤다. 신용카드 명세와 면세점 구매정보를 활용해 해외여행에 갈 가능성이 높은 고객에 환율 우대나 해외 거래 결제 이벤트를 진행하자 환전·카드 이용률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는 빅데이터 분석으로 전·월세 보증금 대출 상품을 개발했다. 시중 은행들이 주택 구매를 위한 대출 상품을 내놓는 것과 달리, 카카오뱅크 고객은 20~40대에 집중된 점을 고려한 다른 접근법이다. 또한 카카오택시 탑승 정보와 카카오 선물하기 정보를 고객 동의하에 제공받고 있다. 이러한 생활 속 데이터와 금융 데이터를 결합시켜 고객이 원하는 금융 상품을 만들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시중 은행의 거래량이 오전 9시와 오후 4시에 급증하는 것과 달리 24시간 꾸준히 이용하는 등 다른 이용패턴을 보인다”며 “이처럼 인터넷은행에만 나타나는 특징과 생활 데이터의 접점을 살펴 상품 구성이나 이용환경 개선 등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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