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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는 배움이 필연입니다”
“프로는 배움이 필연입니다”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20.05.19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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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 창간 10주년 특집- 원로를 만나다③] 신성인 KPR앤드어소시에이츠 부회장

[더피알=강미혜 기자] 테이블 위에 다섯 음료가 놓여 있다.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얼그레이티, 딸기주스 그리고 물. 방문객이 뭘 좋아할지 몰라서 준비해 놓았단다. 원래 찻잔을 사용하지만 코로나19로 일회용 종이컵으로 내어놓는다며 양해를 구했다. 작고 사소한 일도 지나치지 않는 신성인 KPR 부회장(67)의 성격을 드러내는 단면이었다. 그리고 시작한 2시간여 남짓한 인터뷰에서 그가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PR도 디지털도 코로나도 아닌 ‘동료’였다.

신성인 부회장은... 현대건설 해외업무 기획/교육을 담당하다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기획실장·이사를 지내며 PR분야로 전업했다. 1996년부터 22년간 KPR 사장을 지내다 지난해 부회장으로 영전했다. 한국PR기업협회장(2004, 2016-2018)으로 역할했으며 한국IMC연구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신성인 부회장은... 현대건설 해외업무 기획/교육을 담당하다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기획실장·이사를 지내며 PR분야로 뛰어들었다. 1996년부터 22년간 KPR 사장을 지내다 지난해 부회장으로 영전했다. 한국PR기업협회장(2004, 2016-2018)으로 역할했으며 한국IMC연구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사진: 더프레임 성혜련 실장

원로 PR인의 대표주자 중 한 분으로 인터뷰를 요청하게 됐습니다.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시는데 부회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직업 PR인은 무엇입니까.

‘프로’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프로라고 하면 우선 자기 분야에서 좋은 성과나 결과를 기대하기 마련이죠. 그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기본이고요. 덧붙여 모든 일에서 100% 다 만족할 순 없기에 과정에서 항상 교훈(lesson)을 찾고, 무언가를 배우는 사람이 진정한 프로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사나 도움이 필요한 다른 분들을 리드하려면 새로운 것에 대한 배움의 노력이 필연적입니다.

예를 들자면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은 역할을 해야 해요. 사실 이 말은 김한경 회장(KPR 창업자)의 비유인데요. 모든 악기를 능수능란하게 다루진 못해도 최상의 조합으로 화음을 내는, 팀워크와 시너지를 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이 점을 강조하시며 김 회장께서 저에게 (여러 음표와 악기가 프린팅되어 있는) 이 넥타이도 선물해 주셨어요.(웃음) 인터뷰를 위해 일부러 메고 왔습니다.(웃음)

실패와 성공을 불문하고 모든 일에 교훈이 있다고 하셨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레슨의 순간이 있으신가요.

기대하는 바와 주어진 현실이 다를 때 어떤 마음가짐을 하는지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돌아가신 저희 아버님께서 가르쳐주셨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현대그룹 공채로 입사해 현대건설에서 적응할 때입니다. 오랜만에 부산 고향집에 내려갔는데 아버님께서 “회사생활 재미있느냐”고 물으시더군요. 제 입에선 “글쎄요”란 대답이 나왔죠. 대학에서 배울 거 배우고 군대에서 중대장 역할도 해봤던 제가 입사 초년생 시절에 제일 많이 하던 일이 복사였거든요. 그 얘길 했더니 아버님께서 고개를 가만히 들고 저를 보시면서 “복사는 중요한 거 아니면 안 하는 거야”하고 딱 한 마디 하시더라고요.

실제로 제가 주로 복사한 서류가 영문계약서, 국제입찰서였어요. 그땐 복사기가 워낙 비싸고 귀해서 한 번 하려면 대리, 과장, 차장, 부장 결재까지 받은 뒤 줄서서 해야 했어요. 진짜로 중요한 일의 과정이었던 거죠. 재미있는 건 나중에 제가 맡게 된 업무가 해외 협력사 계약이었어요. 그리고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비즈니스 계약서는 제가 리뷰를 하고 있는데요, 시행착오를 덜 겪는 데 있어 계약서 복사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죠.

일반 회사에 다니다가 PR에는 어떻게 입문하게 되셨나요.

김한경 회장이 항상 ‘라이프 이즈 릴레이션십(Life is relationships, 삶은 관계)’이라고 강조하시는데요. 돌이켜보면 저 역시 인생의 인연을 통해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첫 직장인 현대건설에서 해외 업무 부서에 속해있었는데요. 한 번 발령이 나면 통상 담당 프로젝트 완료까지 한 3년은 해외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실제로 우리 애가 뱃속에서 발차기하는 것을 느끼고 출국했다가 네 살 때 완전 귀국했었죠.(웃음) 가족들과 떨어져 있는 게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때 저와 같은 처지의 부서 상사였던 분이 새로운 일을 해보자 하셨어요. 88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는 영문매체에 합류해보지 않겠느냐고. 바로 김경해 사장이 발행인으로 있는 비즈니스 코리아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비즈니스 코리아에 기획실장으로 들어가 김경해 사장이 PR회사 BK커뮤니케이션(현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을 만들면서 PR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그런 인연들이 낯선 분야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와 용기를 주어 제가 PR을 평생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신성인 부회장과 만난 이날도 서로 마스크를 쓰고 인사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혹시 모를 바이러스 전파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KPR의 경우 두 달 넘게 재택근무·유연근무를 시행하다 최근에야 정상근무 시스템으로 돌아갔다. 다만 코로나 여파가 계속되고 있기에 사내 화상회의실을 3개로 늘리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직원들은 재택을 권장하고 있다.

신 부회장은 코로나로 인해 조직의 일하는 방식을 여러 가지로 시험하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고 했다. 또 고객사 업무에선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는 디지털 전환에 주목했다.

“온라인 (신제품) 론치, 온라인 미디어 브리핑, 심지어 기자 대상 클래스룸까지 온라인으로 열려요. 자연스레 ‘온타임’입니다. 오프라인 간담회에선 늦게 오는 분들이 있으면 현장 참석자들에 5~10분 정도는 양해를 구했는데요. 온라인에서 그렇게 하면 화내죠. 그래서 어떤 분들이 정시에 못 들어오더라도 바로 제시간에 시작합니다. 시간관념이 더 중요해졌어요.”

신 부회장은 전통과 디지털,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통합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 더프레임 성혜련 실장

디지털이 여러모로 기회이자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에이전시 간 경계도 흐려지면서 PR회사 역시 정체성을 새롭게 가져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지금은 제품 자체보다 소비자 리액션이 판매에 더 영향을 끼칩니다. 광고도 마찬가지에요. 아무리 열심히 잘 만들어서 광고해 봐야 소비자 반응이 어떠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그러니 PR 프로젝트에서도 완성된 결과물을 공개하기 전에 젊은 직원들이 프리뷰하는 과정이 필수가 됐습니다. 타깃 공중이 젊은층이지 윗분들이 아니니까요.

2년 전 PR기업협회 중심으로 산업의 변화를 조사해보니 퍼블리시티(언론홍보)와 PR기획이 전체 비즈니스의 40% 이하로 떨어졌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디지털을 중심으로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업무 비중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방증이겠죠. 저희 회사도 보면 특히 올해 들어 전통과 디지털 업무 중 후자쪽이 많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변화해야 개별 회사는 물론 산업 자체가 클 수가 있어요. 얼마 전 글로벌 PR회사를 경영하는 해외 전문가를 만났는데, 전통 PR업무보다 디지털 쪽이 매출을 2배 정도 더 늘릴 수 있다고 해요. 거기에 통합서비스까지 하게 되면 매출이 3.5배로 많아진답니다. KPR 역시 전통-디지털, 온라인-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통합 커뮤니케이션 그룹을 지향하고 있어요. 2018년에는 ‘KPR 디지털’ 브랜드를 론칭하기도 했고요.

그럼에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건 역시 콘텐츠입니다. 텍스트에서 이미지, 동영상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커뮤니케이션 채널도 너무나 다양해졌지만, 결국 고객 오리엔티드(중심) 콘텐츠가 있어야 가치를 발휘해요. 콘텐츠 안에는 신뢰할 수 있는 스토리가 녹아 있어야 합니다. PR에서 항상 이야기하는 ‘신뢰와 가치’ 키워드가 디지털에서도 여전히 유효해요.

지난해 회사 30주년을 맞아 영전과 함께 대표직을 배턴 터치하셨습니다. 업계에서 보기 쉽지 않은 세대교체(?)라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좋은 계기였어요. 변화가 필요한 시기에 우리의 새로운 방향성을 대외적으로 알릴 수 있는 적임자로 이사회에서 김주호 사장을 선임했어요. 그 또한 참 인연인 게, 저희 회장님(김한경)이 제일기획 국제PR 고문을 하실 때, 김 사장께서 신입사원으로 입사를 했어요. 그 관계, 인연을 오래도록 유지해 새로운 인연으로 만든 겁니다. 한국은 관계형 사회라 할 수 있는데 사실 제가 알던 분들은 거의 다 은퇴했습니다. 이제 동료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서포터즈 역할을 해야겠다 생각하던 차에 경험과 인품, 네트워크까지 훌륭한 동료가 합류했으니 저로선 고마운 일인 거죠.

▷“정년 없는 PR분야...지금은 ‘운외창천’ 기억할 때”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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