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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계의 ‘포털 수능’, 언제까지 이 야단이 계속될까
언론계의 ‘포털 수능’, 언제까지 이 야단이 계속될까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21.01.25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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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올해 첫 제휴평가 심사결과 두고 왈가왈부
비공식 루트 통해 내용 공유…어김 없이 형평성·불공정 시비 잇따라
국내 미디어 생태계에서 개별 언론사의 지위나 평가는 포털 계약관계 여부, 수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미디어 생태계는 포털 심사결과로 줄지어지곤 한다. 

[더피알=강미혜 기자] 주말을 목전에 둔 지난주 금요일 저녁, 언론계 안팎에서 그들만의 정보전이 부산스럽게 펼쳐졌다. 포털뉴스 생태계에서 들고 나가는 매체를 가리는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이하 제평위) 회의가 열린 날이기 때문이다.

포털뉴스 규정을 어기고 꼼수를 부리다 계약 해지되는 결정이 과거에 비해 훨씬 단호해지고 많아지는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엔 포털 신규입점 심사가 연 2회에서 1회로 축소된 까닭에 결과에 유독 이목이 쏠렸다.

▷관련기사: 포털 뉴스제휴, 15개사 들어가고 9개사 계약해지

원칙상 제평위는 개별 매체와의 계약관계 여부 및 변동사항을 개별로 알리지 대외적으로 공표하진 않는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중요 회의가 있을 때마다 알 수 없는 ‘비공식 루트’를 통해 논의내용 및 심사결과가 거의 실시간급으로 찌라시 형태로 공유되고 있다.

이번도 예외가 아니었다. 재평가 대상에 오른 언론사들의 명단이 오르내린 직후 ‘전체 탈락’이라는 심사 결과가 알려졌다. 과정에서 애먼 언론사 한 곳이 재평가 리스트에 포함되면서 해당 매체사가 가짜뉴스 작성 및 유포자에 대한 민·형사 고소를 시사하는 등 한바탕 난리가 일었다.

수시간 뒤엔 포털에 새로 ‘입성’한 매체들의 면면이 비공식 라인을 타고 다시 한 번 회자됐다. 심사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매체 담당자들의 문의와 탈락한 매체사들의 항의, 관련 이슈를 취재하는 기자들의 전화가 뒤엉켜 제평위 사무국 관계자의 전화통에 불이 났음은 불문가지다.

언론계에서 이 같은 촌극이 반복되는 이유는 단순하다. 국내에선 포털 입점 여부가 개별 언론사의 지속가능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 시대라고 하지만 뉴스 시장에서만큼은 여전히 네이버가 최우선이다.

실제로 포털에 들어가는 순간 매체 존재감이나 기사 파급력이 훨씬 커지고, 광고수익 창출 등 현실적으로 먹고사는 문제에 있어서도 힘을 받는다. 돈을 부르는 속칭 ‘조지는 기사’도 네이버 안에서 드러날 때나 유효하다. 반면 벌점 누적으로 포털 뉴스제휴 관계가 끊어지는 매체들은 생존을 걱정할 정도로 심각한 경영난에 빠지곤 한다.

그렇기에 이미 ‘안정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전통 매체들과 달리 신생 매체는 포털에 ‘공짜 콘텐츠’라도 제공하기 위해 목을 매며, 이미 입점한 매체들 역시 검색제휴에서 뉴스스탠드, 콘텐츠제휴로 더 높은 단계로 올라서려 안간힘을 쓴다.

오죽하면 포털 입점을 돕는 소위 ‘브로커’까지 암암리에 활동하고 있다. 또 심사를 하는 제평위 위원들을 상대로 되든 안 되든 간에 온갖 로비와 설득 작업이 시도된다. 공정경쟁을 주창하는 언론의 초라하고 흉한 민낯이라 할 수 있다.

▷관련기사: 포털뉴스 입점시키는 ‘작전꾼’이 있다?

‘포털에 기대지 말고 좋은 콘텐츠로 승부를 보면 되지 않느냐’는 얘기는 국내 미디어 현실을 전혀 모르거나 외면하는 순진한 생각이다. 긴 업력과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한 유력 신문과 방송들조차 포털을 거치지 않고선 콘텐츠 영향력을 발휘하기 힘든데, 상대적으로 열위에서 출발하는 신생 언론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일단 포털은 어떻게 해서든 깔고 가야 하는 상수다. 

사실 포털 입장에서도 뉴스제휴는 골치 아픈 과제다. 엄밀히 따지면 포털 또한 ‘일개 사기업’에 불과하지만, 뉴스 유통·배포자로서의 영향력은 그 어떤 공적기관보다 크기에 뭘 해도 욕을 먹는 구조다.

독은 가득 찼는데 계속해서 물 붓기를 요구받는다. 그렇다고 플랫폼을 받쳐주고 있는 기둥 역할의 독을 빼버리기도 어렵다. 결국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뉴스제휴 심사를 주기적으로 감당하며 흡사 ‘언론계 수능발표’와 같은 이상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를 놓고 올해도 어김없이 형평성·불공정 시비가 뒤따르고 있다.

요건만 충족하면 기업미디어 채널마저도 ‘뉴스제공 사업자’로 인정하는 구글의 정책과 비교할 때 국내 포털뉴스의 현주소는 너무도 후진적이고 소모적이다. 자체 플랫폼 강화 노력 없이 포털에 몸을 기댄 채, 때만 되면 ‘포털 때리기’로 저널리즘의 위엄을 보여주고 있는 국내 언론들의 이중성이 이런 혼탁한 생태계를 오래도록 유지하는 또 다른 기둥일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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