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시간 근무제 시작한 소기업 대표들 고민은
52시간 근무제 시작한 소기업 대표들 고민은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21.07.0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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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성 있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찾아서①
제도 정착하려면 협업관계 모두가 실천해야
암묵적 합의로 가능하던 일도 일률적 잣대로…규제 ‘불합리’ 지적

7월 1일부터 5인 이상 5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에도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됐다. 앞서 2018년 7월 1일부터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 등을 대상으로 시작된 데 이어, 2020년 1월 1일부터는 50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도입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현실적 한계를 들어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많다. 특히 업무 시간이 생산성과 직결되는 제조업과 다르게 창의성을 요하는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일률적인 잣대 적용이 불가하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기대와 걱정 속에서도 법은 시행됐고 이제는 연착륙의 문제가 남았다. 업종과 분야에 따라 각각 일하는 환경과 문화를 바꾸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을 만들며 촬영현장에서 52시간 근무를 준수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더불어 광고와 PR회사 및 콘텐츠 제작사들도 시스템을 구축하고 적응 중인 모습이다.

이에 주 52시간 근무제를 새롭게 적용받게 된 소기업의 고민과 함께 먼저 제도를 도입한 업체들을 통해 실현가능한 대안을 모색해본다. 아울러 주 52시간 근무제 속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의 솔직한 생각을 들어봤다.

① 제도시행 그리고 여전한 고민
② 1년 반 먼저 시작한 회사들은
③ 실무자들이 말하는 주 52시간 현장

[더피알=조성미 기자] 당장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해야 하는 커뮤니케이션 업계 50인 미만 사업장들은 여전히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실무 현장을 모르는 제도라며 정부 개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52시간제 적용을 코 앞에 두고 실질적인 대안을 찾지 못해 답답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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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시행에 앞서 이미 지난해부터 52시간 이내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제안서 쓰는 기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야근이 없고, 직원들도 업무 집중도를 높여가고 있고요.
에이전시는 아무래도 협업 파트너에 따라 달라지는 점이 많잖아요. 사실 고객사 요청에 ‘안돼요’라고 말하기 어려운데, 파트너인 기업들이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어서 좀 수월한 면이 있어요. 요즘은 기자들도 늦게 연락하거나 근무시간 외 미팅을 요구하는 일도 많이 줄었고요. 자연스레 초과근무를 하지 않는 환경이 됐죠.
다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제작물들을 만들 때 예전에는 웃돈을 주고라도 가능했던 것이 이제는 인쇄소 등도 주 52시간 근무를 적용받으며 일정을 타이트하게 진행할 수 없게 됐어요. 주 52시간 근무제라는 것이 어느 한 부분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가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것이더라고요.

PR회사 A대표 

아이러니하게도 공공분야는 52시간 적용이 안된다고 해요. 공공과 일을 하다 보면 오후 5시쯤 일을 주고 아침까지 보고하라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요. 결국 밤새워 일하라는 얘기인데… 전에는 초과근무나 주말근무를 돈으로 보상하는 식으로 버텼지만, 주 52시간 근무제에서는 하루 최대 4시간의 초과근무밖에 할 수 없잖아요. 방법이 없는 것이죠. 탄력근로제나 선택근로제도 무용지물인 것이, 이런 일이 하루이틀이 아니거든요. 일에 필요한 절대시간이 있는데, 근무시간을 다 끌어모아 하고 나면 누군가는 또 일해야 하잖아요.
그리고 이건 공공부문의 발주문제와도 연결이 되는데요. 해당 프로젝트를 담당할 사람의 요건 부분에서 10년차가 하나의 프로젝트만 진행하도록 하는 것이 공식처럼 됐습니다. 하지만 그에 걸맞은 인건비가 책정되지는 않죠. 게다가 계약서대로 진행되는 일이 없다 보니 계속해서 일은 많아지고… 제도를 잘 지키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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