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연의 뷰스] 닥쳐온 초고령사회, 소풍 떠나는 것이 해법일까요?
[신아연의 뷰스] 닥쳐온 초고령사회, 소풍 떠나는 것이 해법일까요?
  • 신아연 (thepr@the-pr.co.kr)
  • 승인 2024.03.13 08: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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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플랜 75’ 스틸컷. 사진=찬란
영화 ‘플랜 75’ 스틸컷. 사진=찬란

더피알=신아연|“실제로 도중에 그만두려는 분들이 많아요. 취소하지 않게 잘 유도하셔야 해요.”

현재 주목받고 있는 초고령사회의 해법을 다룬 일본 영화 ‘플랜 75’에 나오는 대사다.

이 심상치 않은 대사는 무슨 뜻일까. 그렇다. ‘죽을 결심’을 도중에 그만두거나, ‘죽을 생각’을 되돌리지 못하게 하라며 노인 안락사 담당 직원들을 독려하는 말이다.

그렇게 해서 국가가 고안한 75세 이상 안락사 정책에 의해 가난하고 가족이 없는 순서대로 한 명, 한 명 노인들이 죽음을 맞는다. 사회에 불필요한 인구가 청소되어 나가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초고령사회 진입이 코앞이다. 초고령사회란 만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2022년을 기준으로 초고령사회에 해당하는 국가는 일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22개국이었고 당시 한국은 17.5%를 기록했다. 2년이 지난 2024년 1월 현재,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9%로 뛰어올랐고,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 국가로 국제사회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더 암울한 것은 우리나라의 경우 OECD 회원국들 중 노인 빈곤율이 가장 높다는 점이다. 그 점에서 영화 ‘플랜 75’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일본보다 어쩌면 한국이 더 높을 수 있겠다.

영화 속 가난한 노인들처럼 안락사를 신청하면 나오는 보너스(약 100만원)를 받아 죽기 전 마지막으로 비싸고 맛난 음식을 배불리 먹게 될까. 그리곤 안락사를 시켜주는 시설로 들어가 죽음의 침상에 눕는 걸까. 상상만 해도 섬뜩하고 서글프다.

‘플랜 75’와 비슷한 시기에 안락사를 암시적 주제로 다룬 한국 영화 ‘소풍’이 개봉됐다. 제목에서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로 시작하는 천상병 시인의 시 ‘귀천’을 떠올리게 한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 (중략) /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노라고 말하리라

주인공인 중학교 동창이자 사돈 간인 두 노인은 대소변을 가리는 것도, 거동하는 것도 제 힘으로 할 수 없게 되자, 결심을 한 듯 김밥을 싸 들고 예사롭지 않은 소풍을 떠난다.

올해 안에 초고령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우리, 정부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중일까? 아니면 각자 알아서 소풍을 떠날 준비를 해야하는 할까. 국가도 개인도 뾰족한 방법이 현재 없다.

일단 닥치고 나서 해결 방안을 찾아보자고? 그런데 이미 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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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명승 2024-03-14 09:08:42
늙어서 병원 중환자실에서 본인 고생 가족 고생 힘들어요 편일하게 죽는 일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