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주의에 푹~ 빠진 ‘스파이더맨’
영웅주의에 푹~ 빠진 ‘스파이더맨’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2.06.2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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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들춰보기] 화려한 액션보다 더 어매이징한 ‘손발 오글거림’

[The PR=강미혜 기자] 어매이징 스파이더맨은 참으로 어매이징했다.

화려한 액션? 물론 한 여름 더위를 날려버릴 만큼 시원했다. 빌딩숲을 헤치고 ‘슝슝’ 신나게 날아다니는 장면은 대리만족은 물론, 굉장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하지만 더욱 어매이징했던 것은 다름아닌 손발을 오글거리게 하는 스파이더맨의 영웅주의다.

이번 시리즈는 스토리면에서 이전의 스파이더맨과는 ‘노선’을 약간 달리하고 있다. 과거로 회귀해 그간 관객들이 궁금해 했던 주인공 ‘피터파커’(스파이더맨)의 부모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어린 시절 사라진 부모 대신 삼촌 내외와 사는 피터. 평범한 고교 생활을 보내던 어느 날 아버지가 사용했던 비밀스런 가방을 발견하게 되고, 이후 비밀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우연한 사고로 ‘거미인간’으로서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되면서 본격적인 내용이 펼쳐진다.

특히 전작과는 달리 스파이더맨 탄생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면서 피터의 개인적인 고뇌와 아픔, 그 속에서 피어나는 하이틴 로맨스를 한층 강화시켰다는 점이 눈에 띈다.

문제는 전개 과정의 곳곳에서 드러나는 ‘어색함’이다. 액션과 비주얼에 충실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라는 점을 십분 감안하더라도, 중간 중간 엉성한 스토리 구성은 영화의 몰입을 방해한다.

특히 특별한 개연성 없이 죽음을 불사할 정도로 열렬히 사랑에 빠지는 두 남녀의 러브라인은 보는 내내 머릿속에 퀘스천마크를 달게 했다.

또 시민을 구하고, 악당과 싸우는 ‘영웅 스파이더맨’을 비추는 장면마다 깔리는 농도 짙은 비장한 사운드, 스파이더맨을 둘러싼 인물들의 희생정신 등은 흡사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영화 ‘아마겟돈’을 연상케 할 정도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스파이더맨과 한판 대결을 펼치는 ‘리자드맨’의 CG효과도 기대 이하였다.


개봉 첫날인 지난 28일, 관객 27만명을 동원하며 극장가를 점령한 어매이징 스파이더맨. 엄청난 인기 속에 제목만큼이나 어매이징한 기록을 남기고 있지만, 이같은 흥행돌풍은 영화 그 자체라기보다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상승시킨 홍보의 결과물은 아닐까.

물론 ‘개그는 개그일 뿐 오해하지 말자’는 구호처럼 ‘영화는 영화일 뿐 오버하지 말자’는 비아냥거림을 들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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