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茶)가 아닌 감동을 팔다”
“차(茶)가 아닌 감동을 팔다”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3.03.2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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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차 테이크아웃 전문점 ‘오가다’ 최승윤 대표의 성공 노하우

[더피알=강미혜 기자] 젊은 패기 하나로 확 질러댔다. 취직준비에 한창이던 동기들을 뒤로하고, 지인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과감히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오가다 최승윤 대표(29). 그를 보자마자 문득 유행가 노랫말이 떠올랐다. “새파랗게 젊다는 게 한밑천인데 쩨쩨하게 굴지 말고 가슴을 쫙 펴라.”

▲ 오가다 최승윤 대표.
“마음먹었으면 하는 거죠. 젊은데 안되는 게 뭐가 있어요. 일단 해보는 거죠.” 서글서글한 외모와는 달리 말 속에 승부사 기질이 녹아있다.

“한방차로 스타벅스 커피를 이겨보겠노라”고 자신 있게 2009년 7월 창업의 문을 두들겼던 그다. 그리고 4년째인 지금, 오가다는 전국적으로 60여개가 넘는 체인점을 갖춘 테이크아웃 전문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성장했다.

오가다는 다섯 오(五), 아름다울 가(嘉), 차 다(茶)를 합친 말로, ‘다섯 가지 아름다운 우리 한방차’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름에 걸맞게 수 십 가지 약재를 넣고 48시간 이상 달여 각 매장에 보내진다.

하고 많은 아이템 중에 차(茶), 그것도 한방차다. 이유가 뭘까.

“우리 음료가 몸에 좋잖아요. 그런데 잘 먹을 수가 없어요. 거리를 다녀 봐도 한방 찻집은 일반 커피숍처럼 쉽게 접할 수가 없잖아요? 어느 순간 우리 음료를 브랜드화해서 팔자, 그러면 승산이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2평 매장이 60개 체인점 갖춘 본사가 되기까지

서울 시청 옆길로 해서 2평 남짓의 작은 매장을 열었다. 브랜드 네이밍도 CI 작업도 전부 친구들과 힘을 합쳐 자체 해결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난관이었다. 첫 날 매출 ‘0원’.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오픈 당일 정말 한 잔도 못팔았어요.(웃음) 한방차에 대한 관심은 고사하고 매장을 열었다는 사실 조차 인지가 안됐어요. 그래서 어떻게 했냐고요? 춤을 췄습니다.”

여기엔 대학 시절 응원단으로 활약했던 그의 이력이 한몫했다. 매장 밖에서 노래를 틀어놓고 친구와 인형을 쓰고 춤을 췄다. 지나던 이들의 발걸음이 멈춰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매장 안으로 들어오는 이에겐 서비스 그 이상의 것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한방차를 통해 어떻게 웃음을 드릴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손님 한 분 한 분의 이름, 얼굴, 어떤 차를 들었는지 모두 메모하고 기억해뒀다가 다음번에 오실 때 맞춤형으로 응대했습니다. 또 손님들과 보드 게임도 하고, 우리가 지면 한 달 서비스 쿠폰을 드리고…. 한방차를 팔기보다 한방차를 매개로 재미와 감동을 전하고자 했습니다.”

▲ 한방차 전문 프랜차이즈점 오가다 매장 내부.
진심은 통한다는 말처럼 그렇게 하다 보니 손님들이 하나둘씩 늘어났고 단골도 꽤 생겼다. 연이어 2, 3호점을 열었고 4호점을 오픈하면서 오가다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2호점을 열었을 때 특히 손님들로부터 축하 문자가 많이 왔어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하는데 진심으로 축하의 마음이 느껴져서 참 고마웠습니다. 지금도 1호점 시절 단골이었던 분들과 종종 연락을 해요. 결혼식이나 돌잔치에 가기도 하고, 소개팅도 받고…. 이젠 손님이 아닌 서로가 친한 사람들이 된 거죠.”

작은 가게로 출발한 오가다는 이제 직원수 50여명을 둔 어엿한 프랜차이즈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미 해외 진출의 꿈도 이뤘다. 2011년 일본 매장을 열었고 현재는 중국 진출을 추진중이다. 미국과 캐나다 등 국가에 대한 상표권 등록도 마친 상태.

“중소기업이 해외시장을 개척하려면 힘들고 돈도 많이 드는데 운 좋게도 먼저 그쪽(해외)에서 문의가 들어옵니다. 중국에서도 연매출 2000억원 되는 큰 회사가 먼저 연락이 왔고요. 앞으로 해외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을 목표로 하나하나 꾸려나갈 생각입니다.”

한부모가정 채용, 청년창업 육성 등…사회적 책임 실천에도 앞장서

사업이 얼추 자리 잡으면서 최 대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다문화가정이나 한부모가정 주부들의 채용 지원을 약속한 데 이어, 올해는 ‘청년창업 육성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기존에 있는 오가다 매장 세 곳을 운영할 지원자를 뽑아서 3월부터 6개월간 실제 점주처럼 운영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인테리어나 별도의 투자비용이 없을뿐더러, 1000만원 상당의 초도물품까지 지원한다.

“신문기사를 봤는데 요즘 취업 시장이 어렵다보니 창업에 도전하는 대학생들이 많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창업 붐이 이는 업종이 식음료에 치우쳐 있더라고요. 문제는 먹는 사업이 초기투자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입니다. IT 등 기술업종은 기술만 있으면 되는데 말이죠. 경험이 없이 그저 열정만으론 사업을 성공시키기란 참 어렵습니다. 저 역시 우여곡절이 많았고요. 청년 창업가로서 같은 길을 걷는 후배들에게 작은 도움이나마 주고 싶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창업과 사업 확장, 해외 진출에 이어 사회적 책임 실천까지. 젊은 CEO로서 최 대표의 경영 보폭이 크고 빠르다. 여기에 훈남 포스와 겸손함까지 갖췄으니 일등 애인, 신랑감으로 부족함이 없다. 지극히 사적인 질문 하나 추가. 결혼관이다.

“결혼이요? 글쎄요, 제가 아직 나이가 어리다보니…(웃음) 주변에서 소개시켜주고 싶다는 분들은 있으신데 일단 일이 너무 재미있으니까. 결혼은 조금 더 있다가요. 올해는 어렵게 시작한 창업 정신을 전 직원, 가맹점들과 공유하고, 또 카페업 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뛰어볼 생각입니다. 이것저것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 자는 시간도 아까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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