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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하게 화려하게’ 담배마케팅의 모든 것
‘은밀하게 화려하게’ 담배마케팅의 모든 것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3.10.0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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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해악성 은연중 감추는 ‘소프트’ 마케팅 전략...일상속 깊숙이 파고들어

[더피알=조성미 기자] “한 해에 약 600만명이 담배 때문에 목숨을 잃고 있다. 이는 말라리아, 에이즈, 결핵 사망자 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이다.”

지난해 12월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제5회 당사국총회를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마가렛 찬 WHO 사무총장은 이렇게 담배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또한 WHO가 2008년 발행한 ‘세계담배전염병실태(Global Tobacco Epidemic)’ 보고서에서는 모든 전염병은 질병과 죽을 확산시키는 감염 수단, 매개체(vector)를 갖고 있는데 담배 전염병의 경우 그 벡터는 담배 산업과 사업 전략이라고 지목했다.

이 때문에 흡연율을 낮추고 이를 통한 질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담배전염병(Tobacco epidemic)’의 매개체인 담배회사의 활동을 철저히 조사하고 연구해 담배사용의 확산을 차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담배 제조 판매사들은 지역사회에 대한 각종 지원행사를 전개하거나 기업 이미지 광고를 통해 담배의 해악성을 은연중에 감추는 ‘소프트’한 마케팅 전략으로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담배회사의 내부 문건을 연구해온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이성규 기획분과위원은 “담배는 표면적으로 광고와 마케팅에 많은 제한을 받고 있는 품목이지만, 담배회사는 제재를 가할수록 더욱 교묘하고 영특한 마케팅 방안을 연구, 실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사회와 역행하는 한국의 금연 정책

WHO의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 따르면 담배회사는 광고, 마케팅 및 후원 활동을 할 수 없게 돼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담배회사의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국제법인 담배규제기본협약을 국내법으로 도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제적인 금연 분위기에 동의하면서도 아직까지 국내법이 정리되지 않은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두 곳의 정부부처가 각기 다른 법에 의해 담배를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원화된 관리 체계는 금연 정책을 펼치는 데에서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담뱃값 인상, 금연구역 확대 등 담배 관련 정책을 내놓을 때 마다 흡연자들은 “담뱃값으로 그 많은 세금을 걷어가면서 담배 피울 곳을 다 없애버리면 어쩌라는 것이냐? 줏대 없는 정책에 흡연자들이 권리는 무시당하고 있다”고 푸념한다.

이러는 사이 담배회사의 광고는 불법과 합법을 넘나들고 있다. 담배사업법에 따르면 담배판매점에서의 광고는 포스터와 스티커로 제한돼있지만, 편의점에 가면 누구나 쉽게 계산대 주변에서 전자 판넬, LED 등 다양한 광고판을 볼 수 있다.

이는 담배가 규제의 대상이지만, 감시자의 역할이 부재하고, 설사 제재를 받는다 해도 치러야할 대가가 상대적으로 작아 ‘일단 걸리기 전까지는 하고본다’는 풍조가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담배회사의 마케팅은 더욱 활발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여성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후원활동만이 금지돼 있을 뿐 담배회사의 후원활동은 자유로워서 대상을 특정 짓지 않은 후원 마케팅이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사회공헌활동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금연단체들은 담배회사의 사회공헌활동이 흡연의 폐해를 은연중에 마비시키는 개연성이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사회공헌을 가장한 이미지 세탁

특히 담배회사의 사회공헌 활동은 경계해야할 부분이 많다. 사회적으로 안전망을 갖추지 못한 채 그 역할을 대신해주는 담배회사에게, 설사 그들이 자신들의 이미지 쇄신이라는 목적을 담고 있다고 해도 무조건적으로 비난하는 것에 대한 저항이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담배회사의 광고, 마케팅, 후원 활동을 금지하고 있는 담배규제기본협약도 사회공헌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다. 담배회사의 사회공헌 활동 자체는 허용하되, 이를 언론 및 책자제작을 통한 홍보, 소요비용 공개 등을 금지하고 있는 것이다.

담배회사가 정말 순수하게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일이 하려는 것이라면 남모르게 사회공헌을 꾸준히 할 것이고, 숨은 의도를 가진 것이라면 그들도 사회공헌 활동에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정책의 부재와 함께 국내에는 흡연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제대로 연구할 기관이나 담배회사의 마케팅 활동을 감시할 곳이 전무한 것도 큰 문제로 꼽힌다.

또한 국내에는 금연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춘 인력이 부족하고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가 빈약, 여론이 담배회사가 주장하는 바로 무게가 쏠리면서 제대로 된 금연정책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불어 금연정책에 있어서 미디어 캠페인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금연 활동가들은 “언론의 금연에 대한 지식수준과 의지가 낮은 편”이라고 이야기한다. 담배회사에 대한 비판이나 흡연으로 인한 질병 발생률 및 이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 등에 대한 관심을 두지 않고 그저 시류에 따라 수박 겉핥기식의 정보만 복제 생산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흡연 문제, 나무가 아닌 숲을 봐야

이처럼 부족한 법적 테두리와 언론의 무관심 속에서 담배회사가 성장하는 동안, 우리나라의 금연 정책은 금연 구역을 확대해 간접흡연을 예방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강력한 금연정책을 전개하기에는 법적 근거가 미흡한 상황에서 종합적인 대책을 기대하는 것 또한 불가능하기에, 정부는 나름의 우선순위를 가지고 즉각 실현 가능한 금연구역 확대에 집중해 금연 정책이 비대칭적으로 전개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이성규 기획분과위원은 “담배는 하나의 이슈가 아니라 사회 경제 문화 등 전체를 보고 수천수만 가지의 경우의 수를 생각해 해결해 나아가야 한다”며 “제대로 된 금연정책을 펼치기 위해서는 금연구역확대, 담뱃갑에 경고그립 삽입, 담뱃값 인상, 담배회사 마케팅 활동 원천 봉쇄 등의 정책이 동시에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많은 반발로 수차례 무산된 담뱃값 인상의 경우 그 취지를 세수 확보가 아니라 국민보건을 목적에 두고 해 국민의 공감을 바탕으로 해야 성공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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