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9-17 17:24 (금)
기자들의 ‘클하 취재’ 풍경이 웃프다
기자들의 ‘클하 취재’ 풍경이 웃프다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21.03.05 16: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토크] 정·재계 유명인사 ‘깜짝 등장’ 번번이 놓쳐
언론계 상당수 안드로이드폰 선호…클럽하우스가 기삿거리 새 발굴처?
아이패드에서 클럽하우스를 이용하는 모습.
아이패드에서 클럽하우스를 이용하는 모습.

[더피알=문용필 기자] 최근 ‘인싸’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 중 하나가 ‘클럽하우스’다. 비주얼 시대에 오디오 기반이라는 차별화 포인트를 앞세워 실시간 소통하는 SNS라는 점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클럽하우스를 더욱 핫하게 만들어주는 건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끄덕일 유명인사들의 입성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등 굵직굵직한 인물들이 클럽하우스 이용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예인들은 말할 것도 없다.

비록 온라인상이지만 이들과 음성으로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클럽하우스는 매력적인 공간이다. 지난달 28일 언론의 큰 관심을 모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깜짝 등장’이 그 좋은 예다.

정 부회장은 전날 클럽하우에서 베일에 싸여있던 신세계 프로야구단의 향후 행보에 대해 비교적 구체적인 로드맵을 들려줬다. 오너 경영자의 입에서 나온 내용인 만큼 스포츠 매체들은 물론 일간지와 경제지들까지 보도에 열을 올린 건 불문가지다. 

클럽하우스를 통해 소통에 나선 ‘셀럽’은 정 부회장 뿐만이 아니다. 일례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지난달 15일 ‘현대카드가 공간을 만드는 이유’를 주제로 토론에 나서는가 하면 21일에는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관련 스토리를 밝혀 화제를 모았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5일 밤 스타트업 기업 대표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재계와 정계, 연예계를 아우르며 뉴스메이커들이 자발적으로 클럽하우스에 모여드는 셈. ‘인싸 SNS’라는 수식어가 나올만하다.

유명인사들이 SNS를 통해 자신의 생각이나 입장을 전달하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클럽하우스는 ‘날 것의 맛’이 있다. 비교적 정제된 표현을 사용하는 텍스트 기반 SNS와는 달리 발언자의 생생한 음성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기자들은 공식 기자회견이나 인터뷰가 아니더라도 목소리 듣기 힘든 셀럽들의 이야기를 듣는 기회를 얻는다.

하지만 클럽하우스 회원이 되려면 현재로선 두 가지 조건을 채워야 한다. 우선 이용자의 초대장을 받아야 한다. 초대장을 받아도 아직까진 아이폰 유저만 입장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는 현재 서비스 준비중이라 함) 특정 셀럽이 클럽하우스에 떴다는 정보를 입수하더라도 누구나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이유다.

정 부회장의 클럽하우스 ‘깜짝 등장’ 기사가 다음날에야 쏟아진 건 이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일부 언론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이라는 표현을 넣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진 워딩들로 기사를 쓸 수 밖에 없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지난 2일 <매일신문>은 “클럽하우스를 처음 듣는 기자들은 물론이고 아이폰을 사용하지 않는 기자들은 대혼란을 겪었다”며 “일부 기자들은 "내가 신세계 출입기자인데 초대장을 보내지 않아 못들어간다" 등 다양한 해프닝이 벌어졌다는 후문이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촌극’이라는 표현을 써도 무방할 듯 하다.

미루어 짐작컨대 클럽하우스는 앞으로 기자들의 주요 모니터링 공간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는 물론 국민청원 게시판과 블라인드는 이미 기삿거리를 찾는 기자들의 출입이 잦은 플랫폼이다. 마찬가지로 앞으로 무수한 클럽하우스발 기사들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미있는 건 아이폰을 사용하는 국내 기자들이 (100% 장담할 순 없지만) 많지 않다는 점이다. 취재의 보조수단으로 쓸 수 있는 ‘통화 중 녹음’ 기능이 없는 탓이다. 그렇기에 조금 상상력을 보탠다면 ‘낙종’하지 않으려 취재를 위한 ‘공용 아이폰’이나 서브용 ‘아이패드’를 마련하게 될 지도 모른다. 실제로 그런 사례가 주변에서 들려온다. 

안 그래도 온라인 공간을 헤매며 기사를 쓰는 언론의 시대다. 이슈를 쫓는 기자의 속성상 꼭 잘못됐다고 말할 순 없지만, 직접 현장을 찾아다니며 이슈파이팅을 하는 기사의 퀄리티에 비할 수는 없다. 기삿거리가 있는 곳에 기자가 있다지만 모니터링 능력과 발빠른 기사 작성이 온라인 시대 기자의 능력이 되어선 안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