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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아픈 도쿄올림픽의 특이점
코로나19로 아픈 도쿄올림픽의 특이점
  • 김주호 (thepr@the-pr.co.kr)
  • 승인 2021.07.23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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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김주호 KPR 사장 (전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 부위원장)

팬데믹 속에서 우여곡절 끝에 열리는 도쿄올림픽은 다방면에서 미증유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습니다. 선수들은 물론 각국 정상 및 귀빈들의 불참 소식이 잇따른 가운데, 대회 내내 장내엔 관중이 없고 장외에선 마케팅 활동도 실종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례 없는 ‘기이한 올림픽’을 마주하며 스포츠 마케팅PR 전문가이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 부위원장을 역임한 김주호 KPR 사장이 이번 2020 도쿄올림픽에서 주목할 포인트를 짚어봅니다.

①코로나 시대 도쿄올림픽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보고
③허탈한 도쿄올림픽 스폰서

23일 개막하는 2020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 긴급 사태 발령 속에서 무관중 경기가 예고돼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쓴 일본 시민들이 지난 8일 도쿄올림픽 오륜 조형물 앞을 지나가는 모습. AP/뉴시스
23일 개막하는 2020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 긴급 사태 발령 속에서 무관중 경기가 예고돼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쓴 일본 시민들이 지난 8일 도쿄올림픽 오륜 조형물 앞을 지나가는 모습. AP/뉴시스

[더피알=김주호] 2020 도쿄올림픽이 2021년에 열린다. 작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으로 1년 연기된 탓이다. 지난해 일본에 도착한 성화는 1년을 기다려 이제야 도쿄올림픽 스타디움에 도착해 올림픽 기간 동안 불을 밝힌다.

오늘(7월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은 일본 국민 70% 내외의 반대 속에서 상처뿐인 축제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세계대전으로 올림픽이 중단된 적은 있지만 연기된 경우는 도쿄가 처음이다. 코로나로 인해 올림픽 사상 처음인 것이 한둘이 아니다.

첫째, 무관중 경기가 처음이다. 6만8000명을 수용하는 올림픽 스타디움에 950명만 지켜보는 개막식, 경기의 96%가 무관중, 그러다 보니 자원봉사자도 버스운전사도 경찰도 할 일이 줄어들었다. 관광객이 없으니 숙소나 매장도 손님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올림픽은 볼거리, 놀거리, 먹을거리의 삼박자가 함께하는 축제의 장이건만 이를 즐길 사람이 없다.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올림픽 성화도 1년을 기다린 뒤 경기장에 도착한다. 지난해 3월 25일 일본 아이치현 이나자와 시청에서 한 작업자가 성화봉송 관련 현수막을 철거하던 모습. AP/뉴시스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올림픽 성화도 1년을 기다린 뒤 경기장에 도착한다. 지난해 3월 25일 일본 아이치현 이나자와 시청에서 한 작업자가 성화봉송 관련 현수막을 철거하던 모습. AP/뉴시스

둘째, 선수들이 경기장과 숙소에 차단되는 것도 처음이다. 공항에서 국기를 흔들며 환영하는 인파도, 선수촌 입촌식도, 스폰서 기업들의 행사도 없다. 금메달을 따고 시내를 걸을 수도 도쿄의 사찰을 구경할 수도 없다.

셋째, 기업이 안 보인다. 스폰서 권리를 가진 기업들이 이미지 훼손을 우려해 오히려 스폰서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물론 역대 올림픽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이 9·11 테러 때문에 위협을 받았고, 브라질이 개최한 2016 리우올림픽은 지카바이러스로 인해 일부 선수들이 불참했다.

2010 밴쿠버나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의 경우 대회를 앞두고 눈이 안 내려 인공제설 등 긴급조치를 취했다. 또 1988 서울올림픽과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엔 대회를 앞두고 북한 위협으로 불안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1980 모스크바와 1984 LA올림픽은 서방권과 공산권이 참여하지 않는 반쪽 대회로 개최된 바 있다.

그러나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이 연기되거나 관중 없이 대회가 진행되지는 않았다. 관중의 환호와 문화축제의 다양성, 개최도시의 북적임으로 올림픽이 인종의 벽을 넘어서는 화합의 축제라는 명제는 늘 같았다.

반면 도쿄올림픽은 쓰나미와 원전폭발 등의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 등 일본을 일으켜 세우는 ‘부흥올림픽’이라는 구호 자체가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 평창이 내세운 ‘새로운 지평(New Horizons)’은 아시아지역의 동계올림픽 활성화, 새로운 세대에 대한 꿈과 희망 등의 의미를 담아 보편적 지지를 받았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문화행사로 온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모습. 필자 제공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문화행사로 온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모습. 필자 제공

물론 서울올림픽이 동서냉전을 녹이는 평화의 매개자 역할을 했고, 솔트레이크는 9.11 테러를 극복하고 미국적 애국심을 강조했으며, 런던올림픽이 문화강국의 위상 복원을 목표로 했던 것처럼 올림픽에 정치·경제적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인들이 즐기고 환호를 보내는 국제 스포츠 축제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일본도 1964년 도쿄 하계올림픽을 2차대전 패전 후 일본의 경제 도약의 계기로 삼았고, 1972년 삿포로 동계올림픽이나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을 세계인의 축제로 개최하면서 환호를 받았다. 그에 반해 이번 도쿄올림픽은 인류화합과 국제평화라는 쿠베르탱의 올림픽 정신과 어느 부분에도 일치하는 것이 없다.

코로나 대유행이 계속되고 있고,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사람들이 경기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오직 방송 중계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아마도 도쿄올림픽조직위 입장에서는 경제적 가치 측면에서 올림픽 중계권이 올림픽을 개최하는 가장 현실적인 이유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러나 모든 불합리한 상황 속에서 올림픽이 개최된다고 해도 4년간 이 순간을 위해 땀을 흘려온 선수들의 노력을 간과할 수는 없다. 코로나 백신을 맞고, 페이스 실드(face Shield)를 쓰고 이동해야 하며, 여러 차례 검사를 받아가며 제한된 공간에서 활동하고 경기를 해야 될 선수들의 어려움은 클 것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내세운 대회 개최 강행의 가장 큰 명분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가리는 ‘경쟁의 장’을 유지하려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바흐 IOC 위원장은 “IOC는 결코 선수들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리 선수단의 안전과 승전보를 기대한다. 그리고 이미 시작된 올림픽이 끝까지 잘 마무리되길 기원한다. 도쿄올림픽이 끝나고 다시 6개월 후면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시작된다. 베이징 대회가 인류화합과 평화를 이루는 올림픽으로 돌아오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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