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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언론’ 골라내려는 정부광고 개선지표, 맹점도 보인다
‘좋은 언론’ 골라내려는 정부광고 개선지표, 맹점도 보인다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21.12.0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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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ABC 부수 대체안 발표…열독율에 자율심의결과, 언중위 시정권고 등 반영
배점 자율로 정하지만 결국 열독율 비중 클 것으로 예상
광고주 담합 가능성 및 정부광고 위한 ‘유령 독자위’ 설치 우려도
새로운 정부광고 지표 관련 브리핑을 하는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뉴시스
새로운 정부광고 지표 관련 브리핑을 하는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뉴시스

[더피알=문용필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제부)가 ‘ABC 부수공사’를 대체할 새로운 정부광고 개선지표를 내놓았다. 전문 리서치 기관이 실시하는 열독률 조사와 언론중재위 중재결과·자율심의기구의 심의결과 반영 등이 포인트다. 양질의 기사를 생산하는 ‘좋은 언론’에 더 많은 지원금을 주려는 의도를 알 수 있다. 하지만 보완이 필요한 맹점도 보인다.

문체부와 정부광고 대행기관인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신문·잡지 등 인쇄매체에 대한 정부광고 개선지표를 1일 발표했다. 이 지표는 내년도부터 바로 적용되며 인터넷신문과 방송의 경우엔 해당 지표를 기본으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2023년부터 적용된다.

앞서 문체부는 기존 정부 광고의 인쇄매체 집행 시 자료로 활용해 왔지만 ‘부수 부풀리기’ 의혹으로 공신력이 떨어진 한국ABC협회의 부수공사를 대체할 복수지표를 활용하겠다고 지난 7월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광고법 시행령에 명시돼 있던 ABC 부수공사와 유상판매 신문부수 관련 조항이 지난 11월 삭제됐다.

이번에 나온 개선지표는 크게 핵심지표와 기본지표로 구성돼 있다. 핵심지표엔 열독률과 언론중재위원회의 직권조정 및 시정권고 건수, 신문윤리위원회와 광고자율심의기구의 심의 결과, 개별 매체사의 편집위원회·독자위원회 설치·운영 여부 등이 포함돼 있다.

각 항목별 배점은 광고주인 정부부처와 기관이 자율적으로 정하게 된다. 기본 지표엔 정상 발행 여부와 관련 법령 위반 여부, 제세 납부 여부, 직원의 4대 보험 가입·완납 여부를 포함했다.

핵심 지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역시 열독률이다. 이미 내년도 정부 광고 집행을 위한 조사가 지난 10월부터 실시 중이다. 언론재단 산업분석팀 관계자는 “국민들의 열독 행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통계학과 언론학, 사회학, 사회통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실시됐다”고 설명했다.

조사는 랜덤 샘플링을 통해 추출된 전국 17개 시도. 만 19세 이상 5만 명을 대상으로 지난 1주일간 어떤 신문, 잡지를 봤는지 물어보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만약 정확한 매체명이 기억나지 않을 경우엔 ‘보기 카드’ 등을 활용해 답변을 도와준다. 결과는 내년 1월 공표될 예정이다.

그런데 이같은 조사방식은 발행 부수가 많고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전통 신문·잡지 위주로 답변이 나올 확률이 크다. 열독률이 핵심 지표 중 하나이고 지표 항목별 배점 비율을 광고주가 정할 수 있다고 하지만 광고주 입장에선 당연히 가장 많이 읽히는 매체에 눈이 갈 수 밖에 없다. 어렵사리 마련한 기준인데 기존 부수 기준과 무엇이 다르냐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신문, 잡지 등 인쇄매체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정부광고 지표. 문화체육관광부
신문, 잡지 등 인쇄매체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정부광고 지표. 문화체육관광부

지표 항목별 배점 비율을 광고주 자율에 맡긴 것도 부작용을 배제할 수 없다. 특정 언론이 비판기사를 썼을 경우 마음만 먹으면 해당 언론사에 불리한 배점 비율을 산정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광고주가 특정 언론사에 광고를 몰아주기로 담합했을 경우 해당 언론사에 유리한 항목에 배점을 많이 부여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언론재단 광고전략팀 관계자는 “그런 문제를 우려하지 않은 건 아니”라면서도 “광고주들이 그렇게 극단적으로 하진 않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핵심 지표와 기본 지표 순으로 사용하도록 권고할 것”이라고 했다.

신문윤리위 서약 참여 여부와 심의 결과를 반영키로 한 것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매체들도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재 신문윤리위 홈페이지에 게재된 서약 매체수는 총 116개사(온라인 제외)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미 참여사에 기본 점수를 부여하고 향후 서약 참여 범위 확대와 활성화 추진 등을 보완책으로 제시했지만, 정부 생각대로 언론사들이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광고주가 배점 비율을 미미하게 설정할 경우엔 자칫 유명무실한 항목이 될 수도 있고 ‘공익성 향상’이라는 기준의 취지도 퇴색될 수 있다.

편집위원회와 독자위원회 설치·운영 여부를 지표에 반영한 것도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소규모 매체의 경우 위원회를 운영할 만한 여력이 안되는 곳들이 많다. 명단만 존재하는 ‘유령 위원회’를 만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언론재단 광고전략팀 관계자는 “그런 우려가 있을 수 있는데 설치뿐만 아니라 회의나 외부위원 등 (실제적) 운영여부까지 증빙을 받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향후 편집위·독자위 활동의 지면 반영 여부 등을 반영하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있다.

한편, 의견 수렴 과정에서 제외 의견이 많았던 포털제휴 여부는 이번에 발표한 지표 항목에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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