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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장 vs 경제부장, 치열한 ‘광고싸움’
산업부장 vs 경제부장, 치열한 ‘광고싸움’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4.12.24 1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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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광고 영업담당자들이 바라보는 국내 미디어 환경 ③

[더피알=강미혜 기자] 광고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으로 치달으며 생존경쟁이 갈수록 격화되는 국내 언론계. 그렇다면 매체사 광고영업 담당자들이 바라보는 국내 미디어 환경, 광고시장의 모습은 어떨까?

신문과 방송, 매거진, 온라인 등에서 광고영업을 맡고 있는 중견급 실무자 5인과 함께 진단한 국내 광고시장의 현황과 내년 전망,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성 등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관련기사: 기형적 광고시장, ‘출구’가 안보인다 / 광고 기근 속 “판 끌어오는 것도 기술”)

* 현업 종사자라는 점을 고려해 좌담 참석자들을 익명 처리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양해 바랍니다.

 참석자
- 일간지 광고 담당자(이하 A신문)
- 일간지 계열사 광고 담당자(이하 B신문)
- 케이블 채널 광고 담당자(이하 방송)
- 신문사 인터넷 사이트 광고 담당자(이하 닷컴)
- 잡지 광고 담당자(이하 매거진)


편집국 기자 출신의 광고국 순환근무만 해도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정통 광고맨의 사기가 상당히 떨어졌을 듯하다.

▲ 매체광고시장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광고영업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날마다 시간에 쫓기고 정신적 스트레스도 심하다. 체력적으로 정말 힘든 날엔 잠깐 쉬려해도 옆에서 깨톡깨톡 난리가 나니까 그마저도 여의치가 않다.
A신문
  (사기는) 진작 다 떨어져서 더 떨어질 것도 없다. 편집국 출신 상사를 모시는 것도 어느 정도 적응이 돼서 지금은 정통 광고맨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자는 식으로 마인드를 가져가고 있다.

B신문  현재 신문사 광고국 윗라인은 대부분 기자 출신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예전엔 편집국 부장급이 광고국장으로 갔다 임무를 완수한 후 화려하게 편집국장으로 복귀하는 패턴이었는데, 지금은 편집국장을 지낸 이력이 있는 인사가 광고국을 총괄하기도 한다. 한 마디로 격이 떨어졌다.

편집국 간부의 광고국 이동은 언론의 디지털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변화라고도 할 수 있다. 지금은 실시간 속보경쟁 시대다. 원고지 받아서 데스킹하거나 전화로 업무 지시할 중간급 간부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기사입력기(기자들이 기사를 작성·송고하는 전산시스템)에 엄청나게 쏟아지는데 중간에 걸러줄 사람이 왜 필요하겠나.

기자들은 연차가 쌓여 가는데 마땅히 갈 자리가 없어지니 편집국 외 비편집에서의 자리를 늘려야 하고, 그게 광고난과 맞아떨어지면서 광고국으로 뻗치는 거다. 자연히 우리 같은 정통 광고맨들의 설 자리는 더 좁아지고 있다.

A신문  모 경제지도 최근 바뀐 광고국장이 편집에서 온 사람이라고 하더라. 기존 광고국장 참 열심히 했는데 매출이 많이 빠졌는지… 편집의 광고국 이동이 당연시되는 분위기에서 앞으로 광고맨은 앉아서 계산서 정리만 하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자조감도 생긴다.

사내에서 편집국과 광고국의 위상은.

B신문  한 마디로 사농공상(士農工商)이다. 기자가 사, 인사·총무부서가 농, 그 외 제작과 관련된 사람들이 공, 광고영업은 상. 일반 사기업은 영업이나 마케팅 등 돈 벌어오는 곳이 대접받는데, 언론사는 아직도 갓 쓴 선비의식이 대단하다. 올드매체라서 그런지 올드함이 더하다. 생각이 그러하니 네이버와 같은 새로운 매체를 어떻게 당해낼 수가 있겠는가.

닷컴  편집간부가 광고국으로 오다 보니 일견 광고데스크의 위상은 올라갔다. 하지만 그 아래 광고맨들은 더 떨어졌다. 편집에서 일하고 뒷마무리를 광고국이 하는 서브 역할쯤으로.

A신문  일하기 수월해진 측면도 있다. 보통 편집국장이 강성(强性)일 경우 광고나 협찬 건으로 협조를 요청하기가 상당히 껄끄러운데, 기자 출신이 광고국장을 하면 서로들 잘 아는 사이다 보니 대화가 잘 풀린다. 더욱이 나이 많은 선배가 광고국으로 오면 편집 쪽에서도 알아서 잘 한다.

B신문  광고국에 편집 출신이 장(長)으로 있을 때야 그렇지, 우리처럼 다이렉트로 광고맨이 편집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경우엔 전혀 통하지 않는다. 뭐 좀 부탁하려고 산업부 데스크한테 가면 ‘우리회사가 이렇게 어려워요?’라며 시큰둥한 표정이 다반사다.

매거진  광고영업은 야전 쪽이기 때문에 자체 체제에서 하나의 독립부서로 끌고 갔는데, 광고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어느새 부턴가 (편집의) 종속 개념이 돼버렸다. 편집에서 실질적 데스크가 내려오면서 광고국의 기능이나 역할이 축소되고, 자립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줄면서 (편집국) 의존형으로 가고 있다. 역할론이 바뀌었다.

▲ 매체사들의 온라인 광고는 기사 빼는 이유가 아니라면 대부분 기업의 마케팅부서와 접촉한다. 이 경우 데이터에 근거해 100% 자발적 광고라고 보면 된다.

광고맨으로서 인간적으로 가장 힘들고 괴로울 때는.

A신문  모든 영업맨이 그렇겠지만 열심히 했는데 성과로 이어지지 않을 때다. 내 깐에는 영업력이 되든 안 되는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만 가지고 ‘그동안 뭐하고 다녔어?’라고 쏘아붙이면 정말 할 말이 없다. 경쟁매체에 비해 단돈 십 만원, 백 만원이라도 더 받으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했는데, 매체력이나 여타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걸 낸들 어떻게 하나. 광고영업이란 게 영업하는 사람의 능력에도 결과가 좌우되지만 매체력, 네임밸류가 정말 크게 작용한다.

매거진  과정은 하나도 없고 결과만 있다. 100시간 투자했어도 (광고) 나오는 게 시원찮다 싶으면 ‘니(광고맨)가 멍청한 거다’로 끝나버린다. 움직이는 건 능동적이어도 판단은 항상 상대(광고주)가 하니까 결과에 대해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갑갑한 입장이다.

방송  시장이 척박하다 보니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이 사람을 사귀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매체 환경이 바뀌면서 광고주의 자세가 크게 달라졌다. 만날 기회조차 안 준다.

B신문  개인적으로 참 어려운 게 사내 의식을 깨는 거다. 오래 다녔어도 타부서, 특히 편집과는 동료로서 같이 보조를 맞춰나가기가 쉽지 않다. 그들만의 벽이 너무 높다. 같은 회사를 다니고 책상도 바로 옆에 붙어 있는데 그(언론사) 안에만 있으면 서로가 다른 회사에 속해 있는 듯하다. 편집국 사람들과 파트너로서 관계를 정립하는 것이 정말 힘든 난제다.

매거진  사회적으로 가장 변화의 선봉에 선 사람들이 가장 구태의연한 모습들을 보이는 아이러니다. 기자들 글을 보면 구태를 벗어야 한다, 악습을 청산하자고 주장하지만 정작 자기행동은 다르다. 권위적인 행태로 보면 욕먹는 사회지도층 인사들과 똑같을 때가 많아 안타깝다.

전통 매체 기반의 광고시장은 앞으로 점점 더 어려워질 텐데, 광고영업맨으로서 경쟁력을 높이려면 어떻게 변신해야 할까.

B신문  근본적으로 10년 뒤에도 이 직종이 남아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신문은 어떤 형태로든 존재하겠지만 필드에서 뛰는 광고맨들이 독립적으로 존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편집국 안에 광고국 대여섯명 배치시켜 놓고 전화업무나 중간 전달자 역할만 할 수도 있겠다는 게 솔직한 생각이다.

▲ tv도 더 이상 광고가 늘어나지 못하는 구조다. 지상파에서 광고총량제 도입이나 중간광고제 허용을 주장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자료사진) 한국방송학회 2013년 방송법제 현안 세미나. ⓒ뉴시스
A신문
  광고국장 한 사람에 중간급 한 명, 밑에서 일할 막내 두 명해서 네 명으로 움직이면 된다 하는 말들이 실제 나오는 실정이다. 슬픈 얘기다. 신입도 못 받고 있다. 회사가 여건이 좋으면 사람도 뽑고 트레이닝시켜서 같이 오래 다니겠지만 요즘은 뽑아 놓으면 얼마 못 버티고 휙 나가버린다. 그러다 보니 30대 중반이 수년째 막내 역할을 하고 있다. 점점 광고영업맨들의 연령이 높아지는 추세다.

닷컴  현재 신문사 온라인 광고는 두 가지 형태가 공존하고 있다. 홍보팀이 기사 막으려 광고와 맞바꾸는 것, 마케팅 목적에서 마케팅파트에서 집행하는 배너광고.

전자의 경우는 안 하는 게 정상이지만 수익성 때문에 한다. 다만 오프라인 신문에서처럼 광고유치를 위한 목적에서 처음부터 뺄 목적의 기사거리를 찾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렇게 할 여력도 없고 이유도 없다.

메인은 역시 배너광고다. 광고주들과 직접 접촉하기도 하지만 중간 대행사들에게 광고를 파는 비중이 훨씬 높다. 가령 매체사는 인터넷 페이지의 중간 배너를 대행사에 500만원에 팔고, 대행사들은 광고주에 600만원이든 700만원이든 재량껏 되판다.

그 과정에서 매체사 광고영업 담당자들은 어떤 상품을 어떻게 구성해서 커뮤니케이션 할 것인지를 따져 보고, 여러 군데 대행사를 컨트롤하면서 최상으로 조건이 맞는 업체와 광고계약을 진행한다. 온라인 광고는 기사 빼는 이유가 아니라면 대부분 기업의 마케팅부서와 접촉한다. 관계라기보다 철저히 마케팅·광고효과 중심이다. 광고주와 매체사 광고영업 담당자가 만날 일이 없다.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광고·마케팅 예산을 줄이고들 있다. 내년 광고시장도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보고 있나.

B신문  광고시장 파이는 그대론데 매체는 급증해서 수요공급이 현저히 불균형이다. 그런데도 목표는 무조건 전년 대비 10% 상향이다, 올해도 그랬고, 내년에도 그렇다. 시장상황과 전혀 맞지 않지만 우리로선 어쨌든 뛰는 수밖에 없다.

A신문  광고만 놓고 보면 솔직히 줄면 줄었지 늘어날 게 전혀 없다. 연말 가면 매출이 10이라고 했을 때 광고가 3이고 협찬이 7로 간다. 그러다 보니 누가 먼저 빨리 협찬으로 (광고주 예산을) 빼 가느냐, 요즘은 정말 이 싸움이다. 기획서 만들어서 협찬 유치할 만한 콘텐츠 개발하는 편집국 일이 더 커졌다. 내년엔 이런 기형적 광고구조가 더 심해질 것으로 본다.

B신문  악순환인 게 (신문사에서) 기사 안 쓰겠다고 광고 받아놓고 어려워지면 또 쓰니까 광고주 입장에서도 점점 무덤덤해진다. 어차피 못 막을 거 광고 안 하고 버티다가 긁어대면(?) 막판에 주자는 식이다.

닷컴  편집에서 광고를 유치하면 보통 자기가 했다고 착각하는데, 그 사람이 한 게 아니라 사실은 산업부장이라는 그 사람의 자리, 즉 매체가 하는 거다. 어느 경우엔 산업부장이랑 경제부장이 싸움 나기도 한다. 기사로 경쟁하기보다 누가 광고를 더 많이 따왔느냐로 평가받는다. 신문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매거진  오프라인 매체의 광고 예산은 영원히 안 늘어난다고 본다. 어느 매체는 잡트레이닝을 막 끝낸 신입기자들한테도 ‘앵벌이(광고 구걸)’를 시킨다. 안 되면 인터뷰 가서 몇 부씩 판매 해오라고 한다. 점점 편집이 비대화되면서 매체사의 전 사원이 영업사원화되고 있다. 정상적 시장은 없고 비정상적 구조로만 더욱 더 치닫고 있어 대단히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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