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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기근 속 “판 끌어오는 것도 기술”
광고 기근 속 “판 끌어오는 것도 기술”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4.12.23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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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광고 영업담당자들이 바라보는 국내 미디어 환경 ②

[더피알=강미혜 기자] 광고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으로 치달으며 생존경쟁이 갈수록 격화되는 국내 언론계. 그렇다면 매체사 광고영업 담당자들이 바라보는 국내 미디어 환경, 광고시장의 모습은 어떨까?

신문과 방송, 매거진, 온라인 등에서 광고영업을 맡고 있는 중견급 실무자 5인과 함께 진단한 국내 광고시장의 현황과 내년 전망,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성 등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관련기사: 기형적 광고시장, ‘출구’가 안보인다)

* 현업 종사자라는 점을 고려해 좌담 참석자들을 익명 처리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양해 바랍니다.

 참석자
- 일간지 광고 담당자(이하 A신문)
- 일간지 계열사 광고 담당자(이하 B신문)
- 케이블 채널 광고 담당자(이하 방송)
- 신문사 인터넷 사이트 광고 담당자(이하 닷컴)
- 잡지 광고 담당자(이하 매거진)

▲ 모바일 시대를 맞아 2025년께 종이신문이 사멸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자료사진) 지하철 신문 판매대. ⓒ뉴시스

현실적으로 요즘 광고(영업)맨의 능력만으로 신규광고를 유치 할 수 있나.

B신문  불가능한 건 아니다. 다만 정확한 수치가 뒷받침돼야 한다. 사람들(광고주)이 전통미디어를 회피하는 큰 이유 중 하나가 인터넷처럼 정확한 수치(클릭율), 피드백이 안 나온다는 점이다. 신문사가 100만부 찍는다고 해봐야 바깥에선 그 말을 곧이곧대로 안 믿는다. 또 설령 100만부를 발행해도 광고 도달율은 그에 현저히 못 미친다.

요즘 신문에 마케팅광고(전화번호를 노출해 직접적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형태) 하면 업체로 가는 콜수가 40~50통 남짓이다. 그 돈(신문 광고비)이면 케이블TV로 돌려서 인포머셜 광고(보험이나 상조 등 상세히 상품의 성능과 특징 등을 소개하는 긴 광고 유형)를 넣으면 훨씬 많은 콜백이 온다. 그런데도 전통미디어들은 건방지게도(?) 옛날 호시절 그대로의 광고단가를 요구한다. 시장논리를 거스르는데 어떻게 영업사원 자력으로 광고를 유치할 수가 있겠나.

닷컴  간단히 얘기해서 (광고)영업사원한테 몇 부 발행하고 몇 사람이나 보는지 정확한 데이터를 주고, 그에 맞는 단가로 광고 가져오라고 하면 유치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우리는 ○○일보니깐 1000만원 이하는 무조건 안 된다’ 하는 철통마인드다. 도무지 방법이 없다.

방송 전통적으로 분양광고는 신문시장의 효자 종목이다. 하지만 지금은 종합지나 경제지 1면 하단에 광고를 해봐도 거의 콜이 없다. 광고주 입장에선 광고효과가 없는 걸 알지만 집행한다. 왜냐? 구색을 맞추려고. 분양광고가 실린 신문을 사무실에 비치해놓고 유력지에 광고하는 업체라는 점을 홍보하는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미지관리 차원에서 집행되는 광고가 대부분이다.

아무리 해도 도무지 광고를 못 채울 땐 어떤 방법을 쓰나.

B신문  이미 나간 거(광고) 또 내서 메워야지 별 수 있나. 아니면 교환광고를 진행하든가 광고비 대신 현물로 받는 상품교환광고로 대체하기도 한다.

A신문  월정 가령, 1000만원에 10번으로 횟수를 정해 집행되는 광고 중에서 보너스 개념으로 더 해주는 형태로 면을 채운다. 예전 같으면 신문에서 월정광고라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는데 지금은 그거라도 좋으니 무조건 잡아오라고 야단이다.

B신문  어느 경우엔 광고주 쪽에 ‘땜빵용’으로 (광고)필름 한 번 쓴다고 하고서 회사(신문사)에는 최저단가를 기장해 광고를 따낸 것으로 해 놓기도 한다. 일종의 배임행위지만, 그렇게라도 안 하면 하루일정 마감이 안 되니까, 나중에 뒷수습해야지 하고서 누구 한 사람 총대를 메는 거다. 그런 게 몇 번 반복되면 일간지의 경우 순식간에 몇 억씩 빚으로 쌓이기도 한다. 실제 어느 친구는 신입이 뒷수습 못하고 회사를 관두는 바람에 구멍 난 1~2억 메우느라 식겁했다.

매거진  요즘엔 광고하고도 필름 없이 계산서 처리로만 끝내는 경우가 많아 더 골치 아프다. 광고주들이 광고집행 노출 자체를 꺼리는 것이다. 광고가 없으니 지면을 뭘로 채우나 하는 부담이 있다.

B신문  그래서 판 끌어오는 것도 기술이라고 하지 않나. 대개 편집국 바이스(부장)급들이 지면을 막는다. 유사시 광고를 대체하는 임시물 중 단골이 출판(책광고)이고, 그 외 저가 시계·트레이닝복·의료기구 등 이른바 삼류라는 유통광고들도 자주 활용된다.

A신문  광고면이 비면 요즘엔 데스크들이 전화도 안 한다. 단체채팅방 만들어 놓고 문자로 ‘지금 1면 비었습니다’ ‘3면 없습니다’ 식으로 공지하고 끝이다. 알아서들 하라는 거다. 못 봤다고 발뺌도 못 한다. 알다시피 채팅방은 내용을 확인했는지 안 했는지 숫자로 표시되질 않나. 그러니 무조건 ‘네, 알겠습니다’ ‘노력해보겠습니다’ ‘확인해보겠습니다’ 할 수밖에. 체력적으로 정말 힘든 날엔 잠깐 쉬려해도 옆에서 깨톡깨톡 난리가 나니까 그마저도 여의치가 않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하다.


광고주가 광고효과 없다고 못하겠다고 하면? 결국 편집국 핑계를 댈 수밖에 없는 건지.

A신문  처음부터 편집국 카드를 꺼내진 않는다. 실무자 선에서 최대한 노력하고 그래도 해결이 안 되면 광고국장에 도움을 청하고, 그것마저도 안 되는 경우에만 최후 보루로 남겨둔 편집에 공을 넘긴다. 광고영업이 안 풀린다고 해서 무조건 편집에 떠넘기면 (광고주와의) 관계가 더 어려워져서 다음은 더 힘들다.

닷컴  최후 보루라고 하지만 편집국을 동원해 광고영업하는 관행이 자리 잡으면서 신문사들에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기본적으로 편집의 광고 요청은 기사를 빼겠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기사와 맞바꿔 광고를 얻는 ‘약발’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오프라인 신문에서야 드러내면 끝이지만, 온라인은 한 번 올렸다 하면 기사를 내린다고 해도 퍼져나간 것까지 손 쓸 수 없다. 그러다 보니 홍보 쪽에서도 어차피 못 막을 기사 왜 광고까지 줘서 빼야 하느냐 하는 식의논의들을 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기사=돈=광고/협찬’이라는 인식이 광고국은 물론 편집국 기자들 머릿속에도 자리 잡혔다. 실제 기사와 광고의 연관관계는 어느 정도인가.

닷컴  떼려야 뗄 수 없다. 우리나라 언론 중 특수한 몇몇 매체를 제외하곤 최대 광고주인 기업 기사를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곳이 없다. 진보적 성향의 신문들도 눈치 보는 건 매한가지다.

A신문  기사뿐만 아니라 각종 단체의 주장광고에도 일종의 ‘검열’을 한다. 가령 오너그룹을 지탄하는 내용의 광고에서 오너 이름을 적시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광고를 실었다간 해당 기업(광고주)으로부터 매체사가 패널티를 받을 수 있다. 그래서 광고 집행을 의뢰한 곳에 오너 이름 대신 회사명을 넣는 식으로 톤 조절을 요청하기도 한다.

모 신문은 편집국 사진기자까지 광고영업에 동원하고 있다. 사진부에 월 2억, 1년에 24억원으로 할당량이 정해서 떨어졌단다. 돈 받고 지면에 실리는 사진은 앵글부터가 다르다. 사진기자랑 영업사원이 광고 따내기 위해 필드에서 부딪히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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