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닷’으로…TV 또 한 번의 진화
‘퀀텀닷’으로…TV 또 한 번의 진화
  • 더피알 (thepr@the-pr.co.kr)
  • 승인 2015.02.0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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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이슈] 중저가 제품군 형성, 주도권 경쟁 치열해질 듯

[더피알] TV의 변화는 끝이 없다. 브라운관에서 출발해 액정(LCD)을 거쳐, 3D와 스마트에 이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까지 등장하더니 2015년에는 새로운 TV가 또다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키워드로 꼽히는 ‘퀀텀닷 TV’는 우리말로 양자점 TV라고도 부른다. 퀀텀닷이란 전압이나 빛을 가하면 각각 다른 색깔을 나타내는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크기의 초소형 반도체 결정을 말한다. 이 결정들이 변하면서 다양한 색깔을 표현한다.

▲ 국내외 tv업체들은 ces 2015에 일제히 시판 전인 퀀텀닷 tv를 들고 나갔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ces 2015 전시장에서 선보인 삼성 suhd tv 모습. /사진제공: 삼성전자

퀀텀닷 TV는 이 같은 반도체 결정들을 필름 형태로 만들어 기존 LCD 패널에 부착시킨 TV를 말한다. TV 업계에 따르면 퀀텀닷 필름을 사용하면 기존 LCD TV 보다 색상 재현력이 20~30% 이상 향상된다. 따라서 OLED TV에 비해 부족한 LCD 색 재현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여기에 유기물인 OLED보다 화학적 성질이 안정적이어서 수명도 길고 큰 화면을 만들기 쉽다.

이 때문에 TV 업계에서는 퀀텀닷TV를 LCD TV와 OLED TV의 대안으로 보고 있다. OLED TV의 대안으로도 꼽는 이유는 비용 때문이다.

LCD TV와 방식이 완전히 다른 OLED TV는 생산 구조가 달라서 새로운 생산 공정을 만들어야 하지만 퀀텀닷 TV는 그럴 필요가 없다. 기존 LCD TV 공정에 퀀텀닷 필름만 덧입히면 된다. 그만큼 OLED TV에 비해 생산비가 적게 들면서 LCD TV 보다 화질을 개선할 수 있다. 따라서 화질의 한계가 있는 LCD TV나 생산 비용이 비싼 OLED TV의 대안으로 보는 것이다.

다만 명암대비에서는 퀀텀닷 TV가 OLED TV에 비해서는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퀀텀닷 TV는 빛의 누출을 완벽하게 막을 수 없어 완전한 블랙 표현에 한계가 있다”며 “그만큼 OLED TV의 색감이 더 나을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환경오염이다. 필름 생산 과정에서 환경오염에 영향을 미치는 카드뮴이 포함돼 논란이 많았다. 그런데 최근 TV 업계에서 기술 개발을 통해 카드뮴이 포함되지 않은 비카드뮴 필름 개발에 성공하며 가장 큰 문제였던 환경오염 이슈를 잠재울 수 있게 됐다.

OLED TV의 대안…삼성·LG 발빠른 행보

이 같은 퀀텀닷 TV의 실체를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2015년 1월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다. 국내외 TV업체들은 이번 CES에 일제히 시판 전인 퀀텀닷 TV를 들고 나갔다.

삼성전자는 비카드뮴 퀀텀닷 필름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이미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만든 TV를 CES에서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공개적으로 퀀텀닷 TV 출시를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2월 말에 퀀텀닷 기술과 타이젠 운영체제(OS)를 탑재한 ‘SUHD TV’ 발표회 행사를 열고, 3월 이후 시판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춰 삼성전자는 이미 국내를 비롯해 미국 등 해외에서 삼성큐닷 이라는 퀀텀닷 TV 관련 상표 등록을 출원해 놓았다.

▲ ces에서 공개된 퀀텀닷 필름을 적용한 lg전자의 65형 울트라hdtv. /사진제공: lg전자

LG전자도 마찬가지로 CES에서 ‘컬러프라임’이라는 이름으로 퀀텀닷 TV를 선보였다. LG는 OLED TV에 주력하는 모양새지만 퀀텀닷 TV에 대한 개발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LG전자 뿐 아니라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관련 계열사들이 모두 달라붙었다.

우선 LG전자의 TV 사업부문은 LG화학으로부터 퀀텀닷 필름을 공급 받아서 LG디스플레이와 함께 패널을 개발할 계획이다. LG전자 역시 비카드뮴 퀀텀닷 필름을 사용한다. LG전자는 3월부터 국내 시장에 컬러프라임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업체들의 만만찮은 상대는 역시 중국이다. 중국 최대 TV 제조사인 TCL은 지난해 말 중국 최초의 퀀텀닷 TV ‘H9700’을 출시했다. 55인치 크기인 이 제품은 가격도 저렴해 우리 돈으로 약 230만원인 1만2999위안에 출시됐다.

TCL은 전국 2000여개 유통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했으며 기존 풀HD 보다 4배 이상 화질이 향상된 UHD 화질을 강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360도 회전이 가능한 TV 스탠드까지 장착했다.

중국의 압박 속 글로벌 TV 시장 흐름은?

세계 최대 TV 시장인 중국에서 이미 퀀텀닷 TV가 나왔다는 것은 여러모로 국내 관련업체들에게는 압박이 될 수밖에 없다. 시장이 그만큼 크기 때문에 중국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퀀텀닷 TV 위주의 판매 전략을 펼 경우 TV 시장의 흐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중국 TV 업체들의 전략적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완성도 높은 OLED TV의 제조 기술이 국내 업체들보다 떨어지는 중국이 의도적으로 퀀텀닷 TV를 강조한다는 업계 분석이다.

국내 TV 제조업체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기술적으로 OLED TV분야에서 한국 업체들에게 밀리다보니 의도적으로 OLED TV의 대안으로 퀀텀닷 TV를 강조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특히 자국 시장을 발판으로 삼아 해외 진출까지 꾀하고 있어 국내 TV 제조업체들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이 싼 가격을 무기로 중국 뿐 아니라 해외 시장까지 적극 진출하면서 국내에도 파고들 가능성이 있다. 이를 감안하면 삼성전자 LG전자 등 퀀텀닷 TV 개발을 등한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TV 시장은 고급 제품 분야에서는 OLED TV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중저가 제품군에서는 퀀텀닷 TV가 파고드는 등 복잡하게 변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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