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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후원자의 눈길, 따뜻해진 도움의 손길
달라진 후원자의 눈길, 따뜻해진 도움의 손길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5.02.13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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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광고 연민·동정 벗어나 코믹·스토리로 진화

[더피알=조성미 기자] 하루 한 끼조차 먹기 힘들어 앙상하게 뼈가 드러난 아이, 식수가 없어 웅덩이에서 흙탕물을 퍼 그대로 마시는 모습, 신발이 없어 맨발로 돌길을 오가는 사람들… 우리가 지금껏 구호단체의 후원광고를 통해 봐온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의 모습이다. 하지만 구호를 독려하는 NGO들의 광고가 좀 더 가볍게 변화하고 있다.

국제구호개발 NGO들의 광고는 연민과 동정을 자극하는 ‘묵직한 울림’이 일반적이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제3세계 아이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영상에 담아 대중의 감정에 소구했다. 그러던 것인 최근엔 도움을 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기부의 가치를 알리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 ‘어린이를 도울 때 비로소 어른이 된다’는 메시지를 담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어른이날 캠페인과 우리의 도움으로 스스로 일어서는 후원대상의 모습을 담은 월드비전 광고.

이야기의 변화와 더불어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에 있어서도 변화가 있다. 불쌍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후원을 독려하는 홍보대사의 진지한 멘트가 이어지던 기존 광고에서 이제는 상업광고에서 볼 수 있는 스토리텔링, 코믹, 반전 등 다양한 광고기법이 사용되는 것이다.

초록우산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꾸준히 광고를 진행해 왔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지난해 ‘어른이날 캠페인’ 전개와 더불어 새로운 브랜드 광고를 선보인 바 있다.

이 광고는 어른의 의미를 되새기는 성년의 날, 첫 월급봉투를 받았을 때, 시험에 합격한 날 등 오랜 꿈이나 목표를 이루어낸 날, 아빠가 되거나 팀장으로 승진한 날 등의 사회적 책임이 느껴지는 날에 맞춰 기부를 시작함으로써 진정한 ‘어른’이 될 것을 권고했다.

슬로건 또한 ‘기부에 대한 생각을 바꾸자, 남을 위한 기부에서 나를 위한 기부로’라고 정해 기부의 중심을 도움 받는 이가 아닌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옮기고자 했다.

지난 연말 첫 번째 브랜드 광고를 선보인 월드비전도 메시지와 형식에서 작은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 구호단체의 후원광고 형식인 도움을 받는 이들의 모습과 친선대사의 후원 독려 형식을 취했지만 그 느낌만은 사뭇 달라졌다.

해당 광고 제작에 참여한 더슬레이트 배운기 차장은 “불쌍한 아이들에게 후원금을 보낸다는 후원활동에서 벗어나 그들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월드비전의 고민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광고는 도움이 필요한 불쌍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자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또 이를 통해 기뻐하는 사람들을 담아냈다. 또 월드비전의 오랜 친선대사 중견배우 김혜자가 후원번호를 알려주는 것에서 탈피, 월드비전의 ‘지역개발사업’을 통해 자립에 성공한 이들의 곁을 떠나는 조용하면서도 아름다운 이별을 이야기한다.

한편 굿네이버스 광고의 경우 좀 더 큰 변화를 꾀했다. 굿네이버스라는 단체명에서 느껴지는 ‘친근함’을 전하고, 브랜드 광고를 통해 굿네이버스의 방향성과 가치를 전달하고자 코믹 코드와 가벼운 반전을 활용해 재미있는 브랜드 광고를 선보인 것.

72세 생신 잔치 자리에서 “너희들이 모르는 아들이 하나 있다”고 파격 선언을 하는, 마치 막장 드라마를 연상케 하는 장면. 하지만 가족들의 엉뚱한 상상과 달리 사진 속 아이는 1:1 결연을 맺고 있는 해외아동이라는 반전을 선사함으로써 유쾌한 광고로 완성됐다.

이렇게 코믹한 요소를 사용한 것에 대해 굿네이버스 관계자는 “나눔을 할 때 책임감은 매우 중요한 요소지만, 그 책임이 너무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옆집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이 주위에서 편하게 만날 수 있는 분들 모두가 나눔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당장의 도움보단 가치 공유

구호단체의 광고 변화는 무엇보다도 기부와 후원 등 도움을 주는 것에 대한 생각이 변화하는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정수진 대리는 “며칠째 굶어 앙상한 아이들, 홍보대사가 나와서 눈물로 호소하는, 그리고 후원 전화번호로 이어지는 광고에 피로를 느끼게 됐다”며 “특히나 단체별로 형식에 대한 차별성도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콘텐츠 면에서 보면 브랜드광고보다 후원광고의 실적이 높지만, 장기적으론 브랜드 인지가 기부와 후원활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에서 두 형식 모두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 발 더 나아가 월드비전은 “월드비전이 꿈꾸는 세상은 월드비전 같은 국제구호개발 NGO들 조차도 사라지는 세상”이라고 과감한 메시지를 던진다. 당장 목숨이 위태로운 아이들을 살리기 위한 응급처치식 도움이 아닌, ‘지구촌 모든 어린이에게 풍성한 삶’을 제공해야 한다는 진정한 후원의 의미를 광고에도 담아내게 됐다고 전했다.

창립 24주년을 맞은 굿네이버스 역시 대중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 대중이 나눔에 동참할 수 있도록독려할 필요성을 느껴 첫 브랜드 광고를 선보였다. 지금까지 모금을 하고, 사업현장을 넓히며 내실화를 다지는 것에 중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사업 현장을 공고히 함과 동시에 대중들의 인식 속에 굿네이버스라는 기관을 각인시키는 것이 필요했다는 것.

굿네이버스 측은 “요즘 광고와 마케팅 기획의 흐름이 단순히 자신들이 가진 상품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전체적인 이미지와 기업 가치와 방향성을 알리는 것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굿네이버스도 단체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지향하는 방향을 정확하면서도 알기 쉽게 전달해 대중에게 기관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최근 들어 구호단체가 구호를 청하는 메시지와 형식에 변화를 주는 것에 대해 비영리단체의 PR을 돕고 있는 인컴피알재단 김은아 부장은 “도움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관계가 변하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김 부장은 “비영리단체에서 전하는 스토리 중 하나인 광고에서 변화가 느껴지고 있다”며 “과거에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이제는 도움을 주는 활동가들의 건강한 삶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과거엔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구조가 이분법적으로 자리 잡고 있었지만, 이제 그러한 생각이 식상하고 또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그러면서 오히려 주는 기쁨에 대해서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스토리 변화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재능기부’는 NGO 광고의 힘

김 부장은 “특히 이러한 변화는 최근 NGO뿐만 아니라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협동조합 등 영리 추구가 아닌 제3의 단체가 늘어나면서 이에 참여하는 이들의 연령이 낮아진 것도 한몫한다”며 “젊은이들의 비영리단체 활동이 많이 늘어나면서 그들이 가치관을 바꿔, 건강하고 즐거운 삶이라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듯하다”고 진단했다.

광고계에 불어 닥친 매체환경 변화도 구호단체의 광고가 변하는 데 역할을 했다. 현재 광고계는 대중들의 매체 이용 행태가 급변함에 따라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 중 하나가 대중들이 보고 싶은 광고를 만들어야한다는 점이다.

과거 방송 프로그램 사이에 나오던 광고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던 시청자들은 사라졌다. 정규방송보다는 IPTV 등 자신이 필요한 때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시청하게 됨에 따라 광고 도달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반면 유튜브 등 SNS의 확산으로 재미있는, 보고 싶은 콘텐츠는 그것이 설령 광고라 하더라도 찾아보고 자발적으로 확산되곤 한다. 그만큼 대중의 시선을 끌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광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다. 이에 발맞춰 구호단체들도 변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 재능기부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어른이날’ 광고 제작에 참여한 이들.

하지만 기부금을 통해 제한적으로 광고를 제작, 집행하는 구호단체들이 화려한 광고를 만들기란 쉽지 않은 일. 이러한 변화에 가속을 가져다준 것은 바로 광고업계의 ‘재능기부’이다. 새로운 형식으로 기부를 이야기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월드비전, 굿네이버스의 광고는 모두 광고인들의 재능기부로 탄생했다.

우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광고는 HS애드와 CF제작사 메리고가 참여하고 매스메스에이지 유대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또 서울비젼·이혁 촬영감독이 편집 및 촬영을, 고희안 재즈피아니스트가 음악을, 광고녹음 및 CM송 제작사 오렌지코드가 녹음 등에 호흡을 맞추며 하모니를 이뤘다. 여기에 광고모델로 등장한 배우 염정아, 가수 민경훈, 건축가 변문수 등도 자신들의 재능을 기꺼이 기부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정수진 대리는 “최근 광고회사들도 사회공헌에 큰 관심을 가지며 재능기부 활동에 대한 연간 계획을 수립하는 추세”라며 “어른이날 캠페인에 참여한 ‘Project xT’ 팀도 광고인의 재능기부를 독려하고 있는 HS애드의 아이디어 전담반”이라고 소개했다.

굿네이버스의 광고 제작을 함께한 이노션의 경우 지난 2012년부터 굿네이버스와 연을 맺어 오고 있다. 재능나눔을 장려하는 기업 분위기에 따라 그동안 러브파킹캠페인, 굿워터캠페인 등 다양한 오프라인 캠페인의 디자인에 참여해왔다.

여기에 이노션에서 작업을 함께 해오던 플랜잇프로덕션과 사랑합니다필름, 서울비젼, 포토그래퍼 이주한, 성우 선호제도 기획 의도를 전해 듣고 충분히 공감해 굿네이버스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선뜻 재능나눔에 동참했다.

월드비전의 광고는 더슬레이트와 오래와새가 함께 재능기부를 통해 만들었다. 이에 참여한 더슬레이트 배운기 차장은 “우리가 만든 광고 한 편을 통해 후원자들이 더 늘어나게 되고 이를 통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어린이들이 마을의 자립을 통해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고 싶은 마음이 모든 스태프를 하나로 뭉치게 했다”며 “광고 한 편을 만들기 보다는 좋은 일에 동참한다는 보람으로 다들 똑같은 마음으로 광고제작에 임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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