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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갑 경고그림 도입 임박…해외는 어떻나
담뱃갑 경고그림 도입 임박…해외는 어떻나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5.03.02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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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율 감소에 큰 효과, 분연권 인정·금연 키트 등도 주목돼

[더피알=박형재 기자] 지난 26일 담뱃갑 경고그림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면서 금연을 위한 비가격 정책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금연 정책을 개발, 적극 시행하고 있는데 실효성을 거두고 있는 대표 사례가 담뱃갑 경고그림이다.

2001년 세계 최초로 담배갑에 경고그림을 도입한 캐나다는 2000년 24%에 달했던 전체 흡연율이 2001년 22%, 2006년 18%로 줄었다.

브라질도 2002년 담배갑 경고그림을 도입한 이후 2003년 흡연율이 종전 31%에서 22.4%로 감소했다.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홍콩 등지에는 우리나라에서 수출한 담배조차 경고그림이 부착돼 있다.

▲ 세계의 담뱃갑 건강경고 현황(사진출처: 한국건강증진개발원 발간 '금연 이슈 리포트' 2014년 8월호)

규제는 강력, 방안은 유연

담배광고에 대한 규제도 강력하다. 노르웨이, 호주, 태국 등에서는 편의점 담배광고는 물론 제품 진열도 금지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 담배를 숨겨뒀다가 소비자가 상품을 원할 때 꺼내서 판다.

이밖에 금연 효과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다. 일본은 강력한 금연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한국과 달리 ‘금연권’ 대신 ‘분연권’이란 개념을 사용한다. 흡연자의 권리를 인정하는 대신 철저하게 금연자와 분리시켜 금연권과 흡연권을 모두 인정하는 것이다.

일본 거리 곳곳에선 어렵지 않게 흡연구역을 발견할 수 있다. 대신 흡연구역을 벗어난 거리 흡연은 철저히 적발한다. ‘노상흡연금지’라는 팻말이 거리마다 붙어 있으며 인근 흡연구역을 안내하는 지도도 거리 곳곳에 설치돼 있다. 건물뿐 아니라 거리에서도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철저히 구분 짓는 셈이다.

영국에선 금연하겠다고 등록하면 건강보험에서 금연 키트(Quit Kit)를 집으로 보내준다. 금연에 대한 각종 정보뿐만 아니라 금연 자조(自助) 모임 가입, 금연 치료 등의 도움을 받는 법, 금연 스트레스 해소용 장난감까지 들어 있다.

▲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서 금연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한 충격적인 인쇄광고. 광고 출연자인 숀 라이트는 워싱턴주 거주자로 흡연으로 인해 두경부함 기관절개술을 받아 목 부분에 구멍이 뚫려 있다.

미국 보건부는 청소년과 젊은층의 금연을 돕기 위해 SNS를 통해 금연 의지를 북돋아주는 방안을 동원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의 금연 교육을 위해 ‘흡연 근절(TNT·Toward No Tobacco Use)’ 프로그램을 학교에서 활용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청소년들은 담배의 해로움을 몰라서가 아니라 같이 담배를 피우면서 또래 간 소속감·우월감을 표현하고 싶어서 흡연한다’는 분석 결과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TNT 프로그램은 미국의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데, 흡연자가 자신에게 담배를 권할 때 자연스럽게 거절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청소년 각자가 충분히 멋있고 유능하다는 자존감을 일깨워 주는 내용이 담겼다.

‘담배는 위험하다’라는 겁주기식 교육이 아니라 ‘담배를 피울 필요가 없다’고 일깨우는 교육인 셈이다.

국내 비가격정책 관심…담배 케이스 규제 등

국내에서는 이번 담뱃갑 경고그림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면서 다양한 비가격 정책 아이디어가 포함된 개정안이 함께 상정되고 있다.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은 담배 포장지에 흡연경고 그림을 넣는 방안이 시행될 경우 이를 가릴 수 있는 담배 케이스도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데 이어, 신경림 새누리당 의원은 금연건물 주변 10m 이내에서는 건물 밖이라도 담배를 피울 수 없게 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조경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공중이 이용하는 금연구역 내에 흡연구역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발의해 눈길을 끌었는데, 흡연자의 행복추구권 및 비흡연자의 건강권을 모두 보호하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안’은 법안심사소위원회를 거쳐 오는 3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최종 통과되면 담배 제조사는 담뱃갑 앞뒷면 면적의 50% 이상을 경고그림과 경고문구로 채워야 하고, 이중 경고그림 비율은 30%를 넘어야 한다.

흡연 경고그림은 복지부령으로 정하고, 담배 제조사의 준비 기간을 고려해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도록 했다.

경고그림 제작 시 참고를 위해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발주한 연구 책임자인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는 경고그림 삽입 도입이 조건에 포함돼 있는데, 늦었지만 우리나라도 가맹국에 걸맞게 도입을 시도하게 됐다”며 “유예 기간 동안 한국인에게 가장 적절한 그림을 잘 개발해야 할 것”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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