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번…타봤습니다, 맥도날드 투어버스!
제가 한번…타봤습니다, 맥도날드 투어버스!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6.03.0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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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끄는 외관…브랜드 홍보 요소는 부족한 듯
고객 참여를 꾀하는 PR·마케팅 활동이 넘쳐나죠. 많은 예산을 들이는 대형 이벤트도 있지만 소소하게 은근한 재미를 주는 경우들도 있는데요. ‘그렇다더라’ 식으로 전하기보다 ‘그렇더라’로 바로 얘기할 수 있게, 기자가 한 번 참여해보는 코너입니다.

[더피알=이윤주 기자] 맥도날드가 ‘투어버스’를 운행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2016 리우올림픽을 맞아 오는 20일까지 진행하는 오프라인 이벤트의 일환인데요.

지정된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면 맥도날드 매장으로 데려다 준다고 해서 궁금한 맘에 직접 한 번 타봤습니다. 

대학로 혜화역 1번 출구에서 맥도날드 버스를 기다렸는데요. 정류장에 안내판이라도 세워놨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때쯤, 멀리서 눈에 띄는 이국적인 버스 한 대가 천천히 다가왔습니다.

영화 속에서 방금 튀어나온 듯한 샛노란 풍채의 버스가 정류장에 멈춘 순간, 어디에 있었는지 모를 사람들이 승차를 위해 모여들었습니다.

버스 문이 열리고 관계자로 보이는 한 남성이 익숙한 듯 빨간 팻말을 들고 안내를 도왔습니다. “버스가 조금 늦게 도착해서 2분 뒤 바로 출발해야할 것 같네요.” 본래 5분 정도 정차하는데 오는 길이 밀렸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버스에 오르자 깔끔한 18개의 좌석이 보였습니다. 전체적으로 내부는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냈지만, ‘맥도날드 버스’다운 느낌은 없었습니다.

곧 밖이 소란스러워졌는데요. 반바지를 입은 학생들이 타느냐 마느냐로 실랑이를 벌인 것이죠. “이걸 왜 타” “타보자” “가자니까” “그냥 타” 하다가 결국 한 학생만 빼놓고 4명이 올라탔고, 신촌 맥도날드로 향하는 원정팀(?)이 꾸려졌습니다.

출발과 동시에 관계자는 앞에 서서 “리우올림픽에 맞춰 신제품 리코타 치즈 상하이 버거 1+1쿠폰을 나눠준다”는 등 짤막하게 이벤트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얕은 박수소리와 함께 학생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우왕…” 감탄사.

곧 차례대로 1+1쿠폰이 손에 쥐어졌습니다. 쿠폰이 승차권 모양이었다면 더 특별한 기분이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버스에 탔다는 것만으로 승객들은 만족한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신촌으로 가는 40분은 적막의 시간 (...) 말 그대로 맥도날드 매장에 가는 목적에 충실한 버스였던 것이죠.

하다못해 맥도날드 로고송 (참깨빵 위에 순 쇠고기 패티 2장 특별한 소스 양상추 치즈 피클 양파까지~)이라도 틀어줬다면 승객들은 덜 심심하고, 맥도날드 입장에서도 브랜드 각인효과를 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막함도 깰 겸 관계자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이동하는 시간엔 광고라든가 이벤트는 없는 건가요? 노래라도 틀어주면 좋을텐데요”
“오래된 차를 개조해서 음향기기 설치까지는 무리였던 듯해요. 이 버스가 미국 인터내셔널 스쿨버스를 개조해 만든 차에요.”
“어제오늘 사람들이 많이 탔나요?”
“많이 탔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입석을 최대 4명 정도로 제한하고 있어요. 천장 손잡이도 없고 의자 손잡이도 낮아 위험하거든요.”
“아, 고생하시네요”
“버스가 멈추면 팻말을 들고 서 있고, 이벤트를 설명하고, 안전띠를 매주고 또 다시 팻말을 들고 서 있고 앞으로 수십 번 반복해야 해요.”

버스는 샛노란 색감과 이국적인 외관으로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았습니다. 굳이 타지 않더라도 시각적인 홍보 효과가 상당한 듯했는데요. 다만, 스피드를 못 낸다는 게 함정. 기사 아저씨는 “못해먹겠네. 차가 느려서 내 성격엔 안 맞아”라고 혼잣말을 내뱉기도…

그렇게 맥도날드 매장으로 향하는 40여분간의 여정은 조용한 가운데 끝이 났습니다. 도착 후 함께 내릴 줄 알았던 원정대 사람들은 여전히 자리에 앉아있고, 기자와 반바지 무리들만 하차했다는 점은 아이러니이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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