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와 ‘화나요’는 한끝차이
‘좋아요’와 ‘화나요’는 한끝차이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6.03.04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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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통 하려다 ‘오버페이스’로 되레 구설…명확한 가이드라인 필요

[더피알=조성미 기자] 맨 뒷줄 ‘힘 쎈 친구들’과 3인자 사이에 앉은 ‘힘없는 애’, 뒷문 앞자리를 차지한 운동부 아이들, 교실 한가운데 자리를 차지한 ‘더쿠’ 혹은 평범한 아이들…

경기도교육청이 최근 페이스북에 ‘곧 봄방학도 끝! 두근두근 떨리는 새학기에요~ 이쯤에서 한 번씩 봐주는 새학기 자리배치도!’라는 문구와 함께 올린 게시물이다. 대학내일이 선보여 화제가 된 강의실 자리 배치도별 성격과 유사하다.

▲ 경기도교육청이 페이스북에 올린 ‘새학기 자리배치도’ 게시물.

경기도교육청은 ‘#재미로_보는_배치도임_참고해주세요!’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결코 재미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교육기관의 공식 채널에서 ‘힘없는 애’ ‘더쿠’ ‘꼽사리’ 등 다소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을 뿐더러, 자칫 학급문화에 대한 편견을 부채질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콘텐츠에 대한 욕심으로 채널의 정체성이 간과됐다는 쓴소리가 이어졌다.     

앞서 정부의 블로그 ‘정책공감’도 공감하기 어려운 이야기로 빈축을 산 바 있다. 

설을 앞두고 ‘1년 차 새댁의 첫 명절 준비, 가족 선물부터 음식준비까지’라는 게시물을 올렸다가 ‘명절 준비는 여자 혼자 다 하는 것이냐’는 질타를 받았다. 이에 정책공감은 좀 더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사과와 함께 ‘1년차 부부의 설 준비’로 수정했다.

또한 기획재정부는 지난 연말 술자리예절 카드뉴스를 제작했다가 ‘꼰대짓’이라는 비난을 샀고, 같은 해 6월 고용노동부 게시물은 ‘취업 성형’을 장려한다는 질타 속에 삭제되기도 했다.

▲ 정부의 정책공감 블로그는 설 맞이 게시물에 대해 누리꾼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새댁에서 신혼부부로 콘셉을 수정했다.

이처럼 각 부처 및 공공기관들의 소셜 커뮤니케이션이 종종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딱딱하고 일방적인 형식에서 벗어나 편안한 화법으로 정책을 홍보하고 국민들과 소통하고자 소셜미디어를 활용하지만 ‘오버페이스’로 역효과를 부르는 경우다.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 없이 이용자 시선을 끌기 위한 재미 위주, 애드립 남발이 낳은 촌극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종범 소셜마케팅 다솔인 대표는 “소셜 채널 운영에 있어 명확한 목표 없이 ‘이런 거 재미있겠는데?’란 생각으로 콘텐츠 생산에만 급급했던 것 같다”며 “조직 내에서 공감이 될 수 있지만 타깃층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공감을 얻는 데 실패했다”고 바라봤다.

이 대표는 “소셜 채널에서 잘한 것은 공감대를 불러일으켜 확산에 도움이 되지만, 나쁜 입소문은 더 빨리 퍼진다는 특성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며 “공공기관들의 소셜미디어 채널 운영은 그 목표 및 타깃 분석과 함께 콘텐츠에 대한 충분한 필터링 과정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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