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에 등장한 고양이 후보?
4·13 총선에 등장한 고양이 후보?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6.04.0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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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열기에 숟가락 얹는 마케팅 눈길

[더피알=안선혜 기자] 기호 1번 나경원, 기호 2번 허동준, 기호 3번 장진영, 기호 4번 김종철, 기호 5번 이상현, 기호 묘번 고양이신령…(응?)

제20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모 지역 선거구에 ‘고양이 후보’가 나타났다. “묘생복지실현! 고양이와 집사가 살기 좋은 대한묘국”을 외치는 이 후보는 98대 대한묘국 국회의원 묘권 단일후보로 나선 묘하당의 고양이신령이다.

▲ 모 지역 선거구 국회의원 후보자 포스터 옆으로 붙어 있던 고양이 후보자 포스터.

실제 국회의원선거 후보자들의 포스터 옆으로 나란히 붙어 있어 눈길을 끄는 이 벽보는 실은 고양이 용품을 파는 전문 쇼핑몰에서 제작한 광고물이다.

‘집사의무화 시행’ ‘유기동물 보호시설 확충’ ‘동물보호법 강화’ ‘TNR(Trap, Neuter, Return·중성화수술 후 방사)정책 예산 확대’ 등의 공약 하단으로 쇼핑몰 주소가 삽입돼 있다.

언뜻 보면 진짜일까 의심이 되지만 해당 포스터는 지난 4일부터 쇼핑몰 운영자가 속한 지역 선거구의 후보자 벽보 옆으로 나란히 부착했던 ‘리얼’ 광고물이다. 총선 열기에 숟가락 얹은 발칙한 홍보인 셈이다.

이 사진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통해 공유되면서 누리꾼들 사이 화제가 됐다. 강렬하게 뽑고 싶은 욕구를 표출하거나 입당 신청을 하는 등 재미있는 반응을 통해 화답하는 모양새다.

포스터 게재 3일째인 지난 6일에는 쇼핑몰 방문자수가 평소 대비 7배 이상 증가했다는 전언이다.

고양이 후보 광고를 선보인 쇼핑몰 운영자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원래 광고 쪽 일을 했었는데, 개인 사업을 하면서 홍보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생각하다 반려동물이나 유기동물 보호라는 공익적 메시지도 전달하면서 이용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싶었다”고 전했다.

다만 해당 포스터는 현재 철거된 상태다. 벽보를 훼손하거나 가린 건 아니기에 선거법 위반은 아니지만, 옥외광고 관리법 상으로는 문제가 될 수 있기에 시정해달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의 요청을 받아들였다는 설명이다.

▲ 쇼핑몰 운영자가 페이스북에 게시한 고양이 후보 현수막 합성 이미지.

이번엔 통 큰 2차 이미지로 승부를 보는 중이다. 빌딩 위로 대형 플래카드를 래핑하고, 지하철 출구 옆면·보행로 위 등에도 커다랗게 부착한 사진을 SNS에 게재한 것. 실제는 아니고 운영자가 솜씨 좋게 합성한 이미지다.

앞으로도 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지속적으로 재미와 공익성을 결합한 광고물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정치 패러디도 당분간 계속된다.

쇼핑몰 운영자는 “개인적으로 정치에도 관심이 있어서 이게 고양이로 치환되면 어떻게 될까라는 고민들을 해왔다”며 “선거가 끝나고 개표가 시작되면 개표방송 형태의 비주얼을 만들거나, 당선 결과가 나오면 그에 맞춰 당선 비주얼을 제작해 온라인에 배포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이 쇼핑몰은 할인 행사 배너를 ‘묘국일보’ 타이틀을 내걸고 신문기사처럼 제작해 ‘쿠폰할인법안 시행, 필리버스터의 승리!’ 등으로 표현한 바 있다.

▲ 쇼핑몰 홈페이지에 게시된 할인 알림 배너. 신문 기사처럼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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