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런은 왜 ‘불만런’이 됐나
컬러런은 왜 ‘불만런’이 됐나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6.08.0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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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측 불통처리로 수주째 불만 폭주…티켓 판매처·메인 스폰서에도 ‘불똥’

[더피알=이윤주 기자] 컬러런 마라톤이 미숙한 진행에 이어 불통 처리로 참가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달 16일 행사가 끝났음에도 수주째 환불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른바 ‘불만런’이 돼버렸다.

컬러런은 색이 들어간 옥수수 파우더를 뿌리며 달리는 이색마라톤으로, 젊은층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하지만 올해 행사 당일엔 우천으로 정상적 진행이 어려웠다. 파우더로 즐기는 마라톤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비를 맞으며 걷는 참가자들이 많았다. 

한편에선 환불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그럼에도 주최 측인 IMG코리아는 원안대로 행사를 강행, 불만이 쏟아지자 사전 공지 없이 현장 환불을 진행해 빈축을 샀다. (관련기사: ‘컬러런’ 사후홍보, 현장반응과 확연한 온도차)

▲ 비를 맞으며 걷고 있는 컬러런 마라톤 참가자들. 이윤주 기자

논란을 키운 건 행사 후 주최 측의 무성의한 태도였다. 환불 요구에 IMG 코리아측은 자동응답기로 대신했고 오로지 메일로만 응대했다. 그조차도 수신확인을 하지 않아 참가자들은 거센 비난을 쏟아냈고 보름이 지난 3일 현재까지 티켓환불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현장취소 접수자에 한해 일부 환불이 진행 중이지만, 이 역시 기준이나 내용에 대한 정확한 공지가 없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참가자들은 오픈 채팅방을 만들어 상황을 공유하는 식으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주최측의 소통 단절로 피해를 입은 것은 비단 참가자뿐만이 아니다.

앞서 컬러런 사무국은 현장에서 환불을 요청한 명단에 있는 참석자들에게 메일을 보내 물품을 반납할 물류회사 주소와 담당자 번호를 알렸다. 순식간에 불만접수 창구가 된 이 담당자는 “난 컬러런 측과 상관없는 물류회사 직원일 뿐이다. 주최 측에 연락하라”며 곤혹스러워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한 참가자는 “자기네(IMG코리아) 연락처는 다 막아놓고 남의 번호(물류회사)라고 막 뿌리는 컬러런의 무개념 클라스”라며 비난했다.

티켓을 판매한 옥션과 대표 후원사인 제주항공에게도 불똥이 튀는 건 마찬가지다.

옥션 측은 “컬러런 사무국에서 일부 리스트를 전달받아 환불을 진행 중이다. 취소 확정 리스트 명단이 확인되지 않으면 임의로 취소할 수 없는데 계속해서 항의전화가 걸려오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 참가자는 “환불 문의로 연락했지만 오히려 옥션 측의 하소연만 듣다 전화를 끊었다”며 황당해했다.

제주항공 관계자 역시 “계속 (환불)문의가 들어온다. 하지만 후원사인 저희에게 물어보는 건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입장표명에 난색을 보였다.

▲ 컬러런 마라톤 당일 환불을 요구하는 사람들. 참가자 제공

대대적인 사전홍보와 다른 무책임한 사후조치로 컬러런 측은 상당수 참가자들을 ‘안티’로 돌려세운 형국이다. 반면, 유사한 상황에서 선제적 대응에 나선 모범사례도 있다. 지난달 23일 예정된 ‘신촌워터슬라이드 2016’은 당일 비 예보로 안전문제가 우려돼 3주 뒤로 행사를 연기했다. 이 과정에서 주최 측은 티켓 예매자들에게 전액 환불해줘 컬러런과 대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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