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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뛰어다니고 날아다닐지 기대해주세요”[인터뷰] 지인 버슨마스텔러 코리아 신임 대표

[더피알=강미혜 기자] 국내 PR업계에 또 한 명의 여성 CEO가 탄생했다. 업계 선수들 사이에서 ‘아는 사람’으로 통하는 지인 씨다. 쉬는 2~3개월 동안 아무 것도 안 할 자유를 만끽했다는 그는 “다시 뛸 준비가 됐을 때 좋은 기회를 잡게 됐다”고 말했다. 버슨-마스텔러 한국지사를 이끌게 된 지인 대표를 만났다.

   
▲ 지인 버슨마스텔러 신임 대표이사. 사진: 서영길 기자

CEO로서 첫 커리어를 시작하셨습니다. 어깨가 무거우실 것 같아요.

작년 12월 12일이 첫 출근이었어요. 아직 두 달이 채 안된 만큼 BM에 대해 열심히 배우는 중입니다.(웃음) 대학 시절 홍보론 수업을 들으면서 나중에 꼭 가야지 하는 글로벌 PR회사들 이름에 동그라미를 쳐놨었는데요. 그게 에델만, 샌드윅(현 웨버샌드윅), 버슨마스텔러였어요. 이번에 BM에 합류하면서 꿈꾸던 회사들을 다 경험하게 된 거죠.

BM은 한국에 가장 먼저 진출한 외국계 PR회사라는 상징성이 있어요. 그런 곳을 이끌게 돼 큰 영광입니다. 특히 내년은 BM코리아가 3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막연히 오래됐다고만 생각했었는데 30년이라니 왠지 어깨가 더 무겁습니다.(웃음) 저 개인으로도, 또 회사 입장에서도 참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요.

젊은 여성 대표로서 어떤 리더십으로 BM을 이끌어 갈 생각이신가요.

우선 BM의 색깔을 강화하려 합니다. 버슨마스텔러라는 이름은 들어봤지만 아직도 어떤 회사인지 잘 모르는 분들이 있거든요. 업계 외 사람들도 BM에 대해 충분히 알게 하고 싶어요. 글로벌로 보면 BM은 퍼블릭 어페어즈(Public Affairs, PA) 분야에서 특히 유명한 회사입니다. 한국지사도 그 부분에 강점이 있지만 분야를 막론하고 정말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었으면 해요. 안으로는 구성원들이 서로에게 좋은 파트너가 되고, 바깥으론 클라이언트와 같이 고민하면서 원스톱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질적인 파트너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장기적으론 여성 PR인으로서는 후배들의 롤모델이 되고 싶어요. 기본적으로 PR은 여성 인력이 굉장히 많은 산업이에요. 그런데 경영진은 남성이 더 많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금껏 글로벌 여성 리더들을 만날 때면 여성 PR인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을 항상 묻곤 했어요. 어떻게 보면 식상한 질문일 수 있지만 업계 발전을 위해 종사자들이 희망적인 메시지를 나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고무적인 건 국내 PR업계 선배들 중에서도 여성 대표님들이 많이 자리를 잡고 계시다는 점이에요.

   

에델만과 웨버샌드윅 등 국내에 진출한 다른 외국계 PR회사들을 거치셨는데요, 그와 비교해 BM은 어떤 점이 다른가요?

업무 프로세스는 큰 차이가 없어요. 다만 기업문화로 볼 때 BM은 굉장히 진중한 조직 같아요. 어떻게 보면 느리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는 그런 회사에요. 다음 스텝으로 넘어갈 때에도 ‘남들이 하니까 우리도 이거 해야 해’가 아니라 충분히 검토하고 생각한 뒤에 움직이는 편이에요.

BM은 오래 됐지만 늙은 조직은 아니에요. 직원 평균 연령도 젊은 편이고 무엇보다 나이에 제약을 두지 않습니다. 개인의 역량에 따라 기회가 주어지는 곳이어서 그런지 아태지역 내에서도 여성 리더가 전체의 60~70%를 차지할 정도로 정말 많아요. 또 하나 강점이라면 한 분야에서만 20~30년 이상 경력을 쌓은 탄탄한 시니어층입니다. 그들이 어드바이저로 역할하면서 역량 제고에 도움을 주고 있어요.

진중한 기업문화라 그런지 BM이 디지털에 다소 약하다는 평가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올해는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전사 차원에서 디지털 역량 강화를 최대 화두로 삼았습니다. 인력 영입 등 디지털 인프라를 강화하는 한편, BM만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체화시켜나갈 예정입니다. 한국에서도 직원 교육 등 제반 작업을 충분히 다져나갈 계획이고요.

매년 들리는 소리지만 올해는 PR업계가 어렵다는 얘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경기침체로 기업 클라이언트의 예산이 줄어드는 것도 영향을 미치지만,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공공·정책PR이 위축돼 타격이 클 것이란 예상이 많은데요.

업계 선배나 고객사 관계자들을 만나 보면 여태껏 안 어려운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들 해요. 물론 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우면 개별 PR회사들도 똑같이 영향을 받는 건 사실이지만, 특별히 올해가 유독 힘들다고는 생각지 않아요. 다 같은 조건이니 그 안에서 저희가 더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자리매김하는 게 더 중요할 것 같아요.

갑자기 궁금해졌는데 이번 국정농단 사태를 바라보는 해외 PR인들의 시각은 어떻습니까.

되게 관심이 많아요. 저희 입장에선 정말 안타깝고 답답한 일이지만 위기관리나 PA하는 사람들은 대단히 흥미로운 케이스니까요. 정치권과 재계 등이 다 연결돼 있고 정점엔 대통령이 계시니까… 과정에서 언론의 역할, 1인 미디어들의 활동 등 복합적인 요인이 뒤섞여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하는 것 같아요. 깨어 있는 국민 의식에 굉장히 놀라워하면서 어떻게 이 이슈가 전개되는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달라고 요청이 들어옵니다.

지난해 ‘홍보대행사’란 이름이 부정적 뉴스에 여러 차례 거론되면서 PR업계를 보는 세간의 시선이 곱지 않았는데요. 특히 PR의 한 영역인 대관 업무가 불법적인 로비의 영역으로 간주되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했습니다. BM이 정부 프로젝트나 PA에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회사다보니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부담스러울 것도 같아요.

말씀하신대로 PR업계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시각들에서 나오는 오해가 있긴 합니다. PA나 대관도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의 한 영역이고, 클라이언트 메시지가 왜곡 없이 효율적으로 전달되도록 돕는 게 저희 역할입니다. 그 과정에서 BM이 가지고 있는 전문지식과 역량, 경험이 발휘되는 것이고요. PR 및 커뮤니케이션 분야는 과거 홍보로 규정하던 업무의 범위에서 크게 확대돼 있습니다. 앞으로 관련 일을 하는 전문회사의 역량과 역할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필요하리라 봅니다.

   

최근 들어 PR회사들이 내부에 새로운 조직을 세팅하고 서브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플랫폼을 구축하는 식으로 특화시켜나가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융합·통합 시대에 발맞춘 시도로 보이는데 BM은 어떤 세부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나요.

사실 내부적으로 시스템은 굉장히 잘 돼있어요. 지금은 뭔가를 새로 만들기 보다는 기존 시스템 위에서 다 같이 새롭게 합을 맞춰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새로운 시도도 마다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실제로 마가렛 키 아태 대표도 그렇고 BM 본사 차원에서도 뭐든 든든하게 지원하겠다고 얘기하세요. 아시아에선 아무래도 중국을 우선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못지않게 한국 시장도 중요하게 보고 있거든요. 그 부분이 굉장히 고맙습니다.

지 대표는 대학 졸업 후 PR회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올해로 16년째 한 길을 걷고 있다. 지금과 비교하면 척박하고 낯설었던 PR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첫 직장부터 PR회사였다고 알고 있어요. PR을 업으로 삼게 된 계기는.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는데 대부분 신문사 아니면 광고회사, 방송사를 생각하던 시절이었어요.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기자나 광고는 저하고 안 맞는 거 같은 거예요. 방송에도 크게 흥미가 없고. 그래서 뭘 할까 고민하다가 PR을 알게 됐어요. 당시엔 PR전공 교수님도 안 계셔서 광고담당 교수께서 PR수업을 맡으셨는데요, 유학 시절 공부했던 PR을 복기하면서 학생들과 같이 공부하는 기분으로 즐겁게 수업을 진행하셨던 기억이 나요. 이후 경영학과 마케팅 수업에서 IMC(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를 접하면서 PR에 더 흥미를 갖게 됐습니다. 그렇게 해서 졸업 직후 PR회사에 입사하게 됐고, 지금까지 쭉 이 길을 걷고 있어요. 5~7년 차엔 속았다 생각할 정도로 힘든 적도 있었지만, PR을 업으로 택한 걸 후회한 적은 없어요.

저는 PR을 하면서 한 번도 같은 일을 한 적이 없다고 생각해요. 뉴스도, 콘텐츠도 매일 바뀌고 기자를 만나고 동료나 선후배와 대화해도 커뮤니케이션 주제는 매번 조금씩 달라지니까요. 보도자료 하나를 작성하더라도 포맷은 같을지언정 안에 담기는 내용은 늘 새롭습니다. 그게 지금까지 PR을 재밌게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인 것 같아요.

   

예전과 비교할 때 업무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가장 달라진 점은 뭔가요.

일단 모든 게 정말 빨라졌어요. 저 처음 일할 땐 보도자료 써서 신문사마다 다니면서 나르고 했는데… 이런 얘기하면 요즘 친구들은 진짜 나이 많아 보인다고 어디 가서 말하지 말라고 하지만.(웃음) 어쨌든 지금은 소통하는 방식이 빨라진 만큼 PR인들 스스로 훨씬 더 넓게 알아야 해요. 기자를 만날 때도, 클라이언트와 미팅할 때도 우리가 소화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아졌으니까요.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끊임없는 호기심, 전문 식견을 쌓아나가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봐요.

마지막으로 더피알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버슨마스텔러가 한국에서 어떻게 잘 뛰는지, 날아다닐지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더 활발하게 기운 찬 버슨마스텔러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웃음)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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