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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브랜드’는 없다준비된 기업이 이슈도 올라타…내재화 작업 필요
승인 2017.02.16  10:16:29
박형재 기자  | news34567@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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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오뚜기를 향한 여론 흐름이 신기하다. 소비자들이 앞장서 제품을 홍보하고 온라인에 기업 관련 미담을 퍼나른다. 숨은 선행을 찾아내며 뿌듯해하고 기업이 제시하지 않는 기준으로 브랜드 재평가가 이뤄진다.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 PR에서 주목할 지점은 무엇인지 짚어봤다.

① ‘바보LG’ ‘갓뚜기’ 어떻게 탄생했나
② ‘신데렐라 브랜드’는 없다

[더피알=박형재 기자] LG전자와 오뚜기는 인위적 홍보 없이 자발적 입소문을 타면서 ‘바보LG’, ‘갓뚜기’란 별명이 붙었다. 온라인상에서 회자되는 각종 미담은 특별한 광고·마케팅 없이도 이들 기업을 ‘착한 브랜드’로 만들고 있다.

소비자들이 LG·오뚜기의 히스토리를 탐구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도 흥미롭지만, 이를 가능케 한 배경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은 LG 미담 게시물과 갓뚜기(갓+오뚜기) 이미지는 자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선 정보주권이 소비자에게 넘어갔다. 소비자는 기업이 말하는 대로 믿지 않는다. 장점이든 단점이든 찾아내 이를 공유하며 논다. 스마트폰과 온라인 커뮤니티, SNS의 발달이 가져온 변화다.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많아져 공론화가 활발해지고 비밀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틀에서 벗어난 소비자들은 심지어 블라인드앱, 화해앱(화장품 성분 분석) 등을 통해 기업의 속사정을 낱낱이 까발린다. 

유지은 제이앤브랜드 이사는 “소비자가 접하는 정보량, 정보 분석능력이 올라가면서 기업이 제시하지 않는 기준으로 브랜드 재평가가 이뤄진다”면서 “특히 제품, 사회적 역할, 제조공정, 선행까지 다양한 정보를 하나로 꿰어 기업을 평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를 인격화하는 흐름도 눈길을 끈다. 수잔 피스크는 <어떤 브랜드가 마음을 파고 드는가>에서 브랜드에 대한 감정도 인간과 비슷하다고 했다. 따듯하고 유능한 브랜드에는 존경과 유대감, 유능하고 차가운 브랜드에는 질투와 시기감, 따듯하고 무능한 브랜드에 대해서는 동정과 연민, 차갑고 무능한 브랜드는 격멸과 거부감을 갖는다는 것이다.

황장선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모 기업 요청으로 ‘3040이 보는 대기업 이미지 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당시 차갑고 유능한 대표 기업으로 삼성, 따듯한데 둔한 기업으로 현대가 꼽혔다”며 “삼성은 스마트하지만 돈 안 되는 사업은 안할 것 같고, 현대는 정주영과 금강산 관광사업 등의 영향으로 우직한 이미지가 있다”고 전했다.

준비된 기업이 이슈를 탈 수 있다는 분석도 흥미롭다. 신데렐라 브랜드는 없으며 그간 쌓아온 히스토리가 ‘발견된다’는 지적이다. 정치인 안철수·이재명의 경우 새로운 이야기로 돌풍을 일으킨 게 아니라 늘 같은 목소리를 냈는데 시대 흐름과 대중의 요구가 맞아떨어져 유명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브랜드 역시 시대적 요구와 기업 철학이 맞물릴 때 크게 도약할 수 있다.

실제로 LG와 오뚜기는 기존 주류의 마케팅 공식에서 다소 벗어났지만, 인간적인 모습이 더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 온라인에서 회자되는 LG 마케팅 관련 만화.

다만 이들이 착한 기업 이미지를 비즈니스로 전환하려면 보다 정교한 연결이 요구된다. 소비자들은 착한기업 제품을 무조건 사는 게 아니라 ‘도덕적 가성비’를 따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갑질 A우유’와 B우유 사이에 품질 차이가 적다면 B우유를 살 것이다. 반면 A우유가 프리미엄 제품이라면 품질을 선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구매 결정은 가치 대비 품질의 상대평가를 통해 이뤄진다.

황부영 브랜다임 파트너즈 대표는 “설문조사 등에서 착한 기업 제품을 사겠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나지만 여기에는 ‘이왕이면’이란 단서가 붙는다”면서 “이왕이면 LG·오뚜기 제품을 사려해도 적절한 히트상품이 없다면 구매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포장의 기술에서 진심의 기술로

LG·오뚜기가 재평가 받는 현상은 지금까지 없던 그림이다. 탐앤탐스 코즈마케팅이나 스타벅스 공정무역 등은 기업 성장모델에 선행을 결합시켰지만,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뛰어노는 이들 기업과는 결이 다르다.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거나 약점을 공개해 인간적인 브랜드임을 강조하는 ‘플로섬(flawsome) 마케팅’ 역시 완벽하게 들어맞지 않는다. 분명한 것은 한국 브랜드 생태계에 새롭게 등장한 마이크로트렌드가 메가트렌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핵심 메시지 중 하나는 브랜드·마케팅 무게중심이 포장의 기술에서 진심의 기술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PR은 제품을 더 좋게 포장하는데 초점을 맞춰왔다. 콘셉트 잡고, 제품 장점 띄우고, 시의적절하게 내보내는 것에 골몰했다. 모든 것이 투명해진 요즘 대중을 현혹하는 포장 기술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최장순 엘레멘트 공동대표는 “브랜드는 크게 조직, 제품, 개성, 상징 4가지 관점으로 나뉘는데 기업이나 마케터들은 지금까지 제품과 상징(이미지)에 초점을 맞추고 커뮤니케이션을 해왔다”면서 “그러나 품질이 평준화되고 메시지도 비슷해져 차별화가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는 기업의 본질이나 상품의 핵심 컨셉들과 링크를 더 긴밀히 잡아주고, 부정적 이미지들을 어떻게 개선시킬 것이냐에 대한 전략적 고민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위기의 상시화, 여론재판이 일반화되면서 진정성과 함께 기업의 이미지 관리도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를 위해 임직원에 대한 브랜드 내재화 작업이 필요하다. 만일 보험 영업사원이 정작 자신의 보험에 가입해있지 않다면 믿음이 가지 않는다. 기업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내부 신뢰 구축이 고객과의 거리를 줄이는 기본이다.

앞으로 진실한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기업의 도덕성이 사회 이슈로 부각되는 가운데 제품품질은 물론 제조공정, CEO, 기업철학 등 근본적인 것들을 점점 더 따지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온·오프라인에 걸쳐 기업에 우호적인 콘텐츠들을 꾸준히 심어나가야 한다. 진심어린 마케팅이야 말로 어떤 스킬들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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