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조성미 기자] 광고시장의 절대강자였던 지상파는 모바일 시대에 빠른 속도로 힘을 잃어가고 있다. 제일기획이 최근 발표한 국내 광고시장 현황을 봐도 지상파는 뚜렷한 하향세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광고시장에서 지상파의 위상 하락은 급변한 시청 행태의 영향이 크다. TV로 본방을 사수하지 않고 모바일 중심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며, 설령 TV를 보더라도 끊임없이 재핑(zapping·TV를 시청할 때 광고나 관심 없는 부분이 나오면 다른 채널 버튼을 눌러 흥미 있는 부분만을 연속해서 찾아가는 시청패턴)하기 때문. 결국 시청 이탈이 일어날 수 밖에 없고, 이는 고스란히 지상파TV 광고비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지상파는 광고총량제 도입을 비롯한 규제 완화를 꾀하고 있다. 각 방송사별로도 광고 편성의 변주와 함께 시청자들의 집중도를 높이려는 갖가지 실험이 진행 중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민간상업방송인 SBS가 광고효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광고시간에 채널을 돌리는 시청자를 붙잡아두기 위해 프로그램을 쪼개는 식의 유사 중간광고를 선보인 데 이어(▷관련기사 바로가기) 최근엔 프로그램과 광고시간의 경계를 허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일례로 드라마 ‘피고인’의 13화 방송에선 후CM(프로그램 종료 직후 나오는 광고) 다음에 미공개 영상을 배치했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엔딩크레딧까지 모두 본 이들만 볼 수 있는 쿠키영상처럼 광고 뒤에 짧은 보너스 영상을 선보임으로써 시청 이탈을 줄이려한 것이다.

아울러 피고인의 후CM이 나가는 동안엔 화면 우측 상단에 다음 프로그램이 고지됐다. 월요일 방송에는 ‘NEXT 초인가족’, 화요일 방송에서는 ‘NEXT 불타는 청춘’ 형태로 곧 이어질 예능을 안내하며 채널 고정을 유도했다. 상대적으로 광고시간이 긴 케이블방송이 활용하던 방식을 차용한 것이다.
SBS 관계자는 “지난달 27일부터 평일과 주말 저녁 9~10시 프라임타임 프로그램의 후CM을 통해 다음 프로그램을 안내하고 있다. 계속해서 SBS를 시청하게 하기 위함”이라며 시청자의 눈길을 잡아두고 광고에 집중할 수 있도록 편성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광고계 한 관계자는 “광고총량제로 프라임타임에 더 많은 광고를 배치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일어날 수 있는 광고혼잡을 피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하나의 방책으로 보인다”면서 “갈수록 줄어드는 파이(광고비)를 보전하기 위한 지상파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