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미디어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나
현대차그룹의 미디어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나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7.04.20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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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불문 자동차 좋아하는 사람이 타깃…수십명의 편집국 인력이 여러 형태의 콘텐츠 생산

출발은 3년 전이었다. 왜곡 없이 스스로의 목소리로 현대차의 이야기를 전달하겠다는 포부였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디어 되기 실험은 이제 다시 전환점을 맞았다.

지난 2월 영상만을 다루는 ‘HMG TV’와 텍스트·이미지를 활용한 ‘HMG 저널’로 이원화에 나서면서다. 이용자들은 변하고 있고 현대차가 전달해야 할 가치는 분명하다.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밝히는 소식통이 되고 싶다는 다소 거창한 희망이 이제 돛을 달고 출항했다. 장기 항해가 예상되지만 주목할 만한 도전이다. 

①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디어 주행
② HMG 돋보기

[더피알=안선혜 기자] HMG 저널의 하루 포스팅량은 평균 3개 이상이다. 보도자료까지 포함하면 하루에 많게는 10개에 이른다. 수십 명의 편집국 인력들이 콘텐츠 제작에 투입되고 있다. 이 가운데는 전문 매거진 출신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온라인을 아는 사람보다 콘텐츠를 아는 사람을 영입하기 위해서다. 모바일이 없었다면 업무가 불가능했을 정도로 서로 간 수시로 업무용 메신저를 주고받는다.

 

기반 플랫폼
내부 서버다. 워드프레스를 활용하는 경우도 많지만 철저한 보안을 위해 내부 서버를 선택했다. 최근 일부 기업이 정치적 문제로 공격을 당한 것처럼 혹시 모르는 기습적 해킹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보안 관련 가이드라인이 굉장히 까다로운 편이라 함께 일하는 에이전시 입장에서는 녹록치 않아 보인다.

상단 카테고리
상단 바에 해시태그로 표시된 키워드들은 독자들의 주요 관심사를 실시간으로 표시한 일종의 인기 검색어다. 검색량에 따라 표시되는 키워드도 달라지기에 고정된 카테고리와는 거리가 멀다.

콘텐츠 발행량
일평균 3개 정도다. 보도자료 포함 시 적게는 5개 많게는 10개까지도 발행된다. 일주일이면 보도자료를 제외하고 15개 이상이다.

콘텐츠 형식
사진, 인포그래픽, 카드뉴스, 영상 등 온라인에서 가능한 다양한 형식을 모두 활용하고 있다. 보도자료의 경우 첨부파일 형태로 문서를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했다.

HMG 저널과 TV의 주요타깃은 연령불문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집보다 차’를 외칠 정도로 자동차에 애정을 쏟는 사람에게 누군가를 통해 전해들은 이야기가 아닌 현대차 그룹 스스로가 진솔하게 전하는 목소리를 들려주고자 한다.

“내가 알던 사람이 원래 이런 캐릭터였는데, 계속 이야기 하다보니 사실은 이랬구나와 같은 감정의 전이가 있었으면 합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채널 운영은 현재 문화홍보팀에서 담당하고 있다. 개별 브랜드의 SNS 운영은 영업부서에서 담당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커뮤니케이션 결에 차이가 있다.

“각 브랜드는 세일즈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이벤트나 프로모션 등 제품을 구매하려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측면이 있어요. 반면 그룹 채널들은 다양한 사업부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활동과 소식 들을 발 빠르게 전달하고, 연구개발, CSR, 인재채용 등 그룹의 미래 성장을 위해서 필요한 보다 큰 그림을 그리는 차원에서 접근하게 됩니다.”

hmg저널에 실린 파리를 배경으로 찍힌 투싼. 전문 사진 작가를 기용해 퀄리티를 높였다. 사진=신창용

미디어의 만년 고민인 아이템 발굴도 HMG 저널에게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이야기다. 다양한 사업군의 계열사와 사업 부문에서 적극적인 관심을 보내오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모터쇼, 신제품 출시, 전시회 등 행사 일정도 끊이질 않는다.

“여러 사업부문에서 알리고 싶은 아이템들이 저희에게 전해지다 보니 무얼 다룰지 걱정한 적은 없습니다. 정보가 모이는 창구라는 특성 때문에 대부분의 회사들도 PR조직에서 SNS를 관리하도록 하는 것 같아요.”

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다양한 영상 사진 콘텐츠를 확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최근에 화제가 된 하반기 출시 예정인 i30N의 혹한기 주행 테스트 영상 같은 경우도 관련 부서 간 협조로 스웨덴 주행시험장의 설원을 누비는 스포티한 모습이 완성됐다.

올해 거버넌스 측면에서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건 채널 운영 가이드라인을 구축하는 일이다. 현장 인력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구축한 노하우를 자산화시키는 작업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룰과 프로세스 없이는 수십명 규모의 인원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행여 결원이 생기더라도 매뉴얼이 정착돼 있다면 흔들림이 없게 된다. 사문화된 가이드라인이 되지 않도록 현장에 있는 선수들이 구축하되, 수십장짜리를 쉽고 간단한 레시피처럼 만들 계획이다.

저널과 TV 가운데서 반응이 보다 좋은 건 아직 저널이다. 다만, TV의 가능성에 분명한 기대를 걸고 있다. 텍스트 형태의 콘텐츠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정보의 몰입성을 따지면 영상이 강렬하기 때문이다.

콘텐츠에 대한 고민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에 정통한 미디어로 자리 잡고자 합니다. 대신 좀 더 미래지향적이고 객관화된 시선으로 전환해야 해요.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과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현대차그룹에 대한 단순 PR이 아닌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내가 관심 있는 콘텐츠를 봤더니 HMG저널이네’와 같은 반응이 우리가 그 리는 모습이에요.”

 

박동준 과장

기존에 운영하던 채널이 있었는데 변화를 줘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가.
영상 플랫폼과 매거진스러운 플랫폼을 분리시킬 필요가 있었고 객관화된 이름이 필요했다. 기존에는 현대자동차란 이름으로 여러 브랜드는 물론 기아차도 홍보했다.

잘 모르는 입장에서는 의아할 수도 있는 일이다. 특히 제네시스의 경우 현대차그룹이란 이름을 내세우기 보다는 고급 브랜드로 차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HMG라는 객관화된 이름이라면 각 브랜드의 독립성을 살리면 서 좀 더 심층적인 홍보가 가능하다. 콘텐츠적으로도 소비자가 궁금해 하는 정 보들로 보다 객관화된 시선이 필요하다. 좀 더 퍼블릭(public)해지길 희망한다.

채널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소비자가 좋아하는 UI(사용자환경)와 톤앤매너를 찾는 게 가장 어려웠다. 콘텐츠를 어떻게 재미있게 감동스럽게 만들 것인가는 여전히 숙제다. 몇 개월 안에 담판을 지어야 하는 매체가 아니니 무리수는 두지 않으려 한다. 호흡을 길게 갖고 진정성 있는 커뮤니케이션에 신경 쓰겠다.

어떤 콘텐츠에 대한 반응이 좋은 것 같나.
신차 등 제품 출시와 관련된 사진, 영상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매우 높은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카라이프를 연계해 자동차와 여행, 자동차와 문화 등 소비자들이 관심 가질 수 있는 정보에 좀 더 접근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셜 채널이 있다면.
중심은 페이스북이나 한국적 환경을 고려해 네이버, 다음, 구글 등 검색 포털에 자연 노출될 수 있는 방안을 많이 연구하고 있다. 최근 네이버포스트도 반응이 좋은 편이다. 채널을 보고 들어오는 게 아닌 콘텐츠 자체를 통해 들어오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인스타그램도 근래 들어 신경 쓰고 있다. 이용자가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팬 유치보다는 일정한 톤앤매너를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하려고 노력한다.

내부에서 반대 목소리는 없었나.
적극적으로 채널구축과 콘텐츠 제작에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생각하시는 것만큼 예산 투입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거두는 목표는 잘 실현되고 있다고 본다.

무엇을 기대하고 있나.
우리 그룹에 대해서 소비자들이 궁금해하는 정보를 브랜드 저널리즘에 입각 해 미디어로 전달하고 싶다. 단, 재미있는 형태로 가공이 필요하다. 더불어 현대자동차그룹이 소비자의 삶의 동반자로 미래 카라이프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을 진정성 있게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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