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강미혜 기자] ‘회장님 갑질’ 이슈가 또 터져 나왔다. 이번엔 중견 제약업체 종근당이다.
이장한 회장이 운전기사를 상대로 폭언한 녹취파일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종근당은 한순간에 ‘밉상 기업’이 돼버렸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이 회장은 논란 하루 만에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사과했다.

“정말 죄송합니다”로 시작한 사과문은 “용서를 구합니다”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자숙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를 거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로 마무리됐다. 이 회장은 네 번이나 고개 숙였다.
극도로 몸을 낮췄지만 육성의 욕설을 들은 성난 여론을 가라앉히기엔 역부족이다. 14일 종근당 주가는 전일 대비 3.36% 하락했다. 최고경영자를 향한 공분은 제품 불매운동으로 비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VIP의 갑질은 위기관리 측면에서 홍보팀을 무력화시킨다. 세찬 소나기가 지나갈 때를 바라보는 심정으로 성난 여론이 잦아들기를 기다릴 뿐, 할 수 있는 일이 사실상 없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는 최근 더피알 칼럼에서 기업 오너가 촉발시키는 사회적 공분이 자주, 끊임없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엄청난 사회 변화 속에서 회사만 바뀌지 않았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회사를 소유하고 경영권을 행사하는 오너가 스스로 변화하지 않았다는 데 문제의 핵심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관련기사: 오너 위기관리, 이렇게만 안 하면 된다
그러면서 “공중들의 기억을 제대로 지우는 방법은 생각보다 더 긴 시간, 더 큰 예산, 그리고 더 지대한 노력이 수반된다”며 ‘명성을 쌓는 데는 20년이란 세월이 걸리며, 명성을 무너뜨리는 데는 채 5분도 걸리지 않는다’는 워렌 버핏의 말을 인용해 “20년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근당은 진통제의 대명사가 된 ‘펜잘’로 유명한 곳이다. 회장의 “주둥아리 닥쳐~XXX야” 욕설에 30년 장수 브랜드 파워가 무너지고 있다. 앞으로 30년은 노력해야 할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