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1호선의 잦은 고장, 문제는 컨트롤타워
서울 지하철 1호선의 잦은 고장, 문제는 컨트롤타워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8.01.2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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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기관이 분산 관리, 사고 발생시 책임 소재 불분명…피해는 고스란히 시민 몫
1호선 열차 지연으로 계단 앞 플랫폼까지 가득메운 시민들. 독자 제공

[더피알=서영길 기자] 서울 지하철 1호선이 또 고장 났다. 잦은 말썽으로 수 년 간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지만 관리 주체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매서운 한파가 몰아친 24일 아침, 출근길 서울 지하철 1호선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열차 고장으로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날 오전 8시 15분께 금천구청역에서 광운대역으로 향하던 열차의 출입문이 고장 나며 운행이 중단된 것.

이로 인해 금천구청역을 지나는 후속 2개 열차가 14분간 지연 운행됐다. 대부분 실외에 역사가 있는 1호선이 줄줄이 연착된 관계로 시민들은 추위에 떨며 지연된 시간보다 더 오래 다음 열차를 기다려야 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측은 “추위 때문에 출입문이 고장 났을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문제는 이런 사고가 너무 자주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SNS와 온라인 등에선 1호선을 두고 “겨울엔 추워서, 여름엔 더워서 고장 난다”는 시민들의 냉소적 반응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다.

24일 오전 출근길 서울 지하철 1호선 열차 고장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 트위터 화면 캡처

이처럼 빈번하게 문제가 발생함에도 왜 개선이 안 되는 걸까.

열차 및 선로의 노후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1호선 관리 주체들의 행정 편의적 ‘선긋기’다. 쉽게 말해 관리 주체가 여러 기관에 걸쳐 있다 보니 서로 책임을 떠넘기게 되는 구조다.

서울 지하철을 총괄하고 있는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1호선부터 8호선까지 우리가 관리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1호선의 경우는 서울역부터 청량리까지만 우리 소관이고 나머지는 코레일에서 관리 한다”고 전했다.

여기서 또 한 가지 문제는 같은 1호선이어도 코레일과 교통공사가 관리하는 열차가 따로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이날 고장 난 열차는 코레일이 운행하는 열차라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다는 게 교통공사 측의 설명이다.

반면, 코레일 관계자는 “교통공사에서 그런 식으로 얘기하면 안 된다”고 일축하며 “관리 자체는 관제와 관련된 거다. 1호선 운행은 교통공사 측과 같이 관리하며 운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열차의 연착이나 고장 등의 책임 소재와 관련해 “열차의 운영 주체에 따라, 위치(역)에 따라, 관제가 어디냐에 따라 모두 다르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신호 체계나 스크린도어 고장과 같이 개별 역과 관련된 사안 등에 따라 책임 소재가 또 달라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지하철 1호선을 총체적으로 관리·감독하는 ‘컨트롤타워’는 없는 셈이다.

결국 반복되는 문제로 인한 반복적인 피해는 1호선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시민들의 몫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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