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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가 언론사 뉴미디어를 만났을 때
브랜드가 언론사 뉴미디어를 만났을 때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8.07.2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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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 사례 증가…비용 절감‧젊은 타깃 공략 효과
브랜드가 전통 언론의 뉴미디어 실험 계정과 협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브랜드가 전통 언론의 뉴미디어 실험 계정과 협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브랜드 스스로 충분히 매력적인 온라인 콘텐츠를 만드는 시대지만, 여전히 남의 입을 통해 자신들의 이야기가 전해지길 원한다. 전통언론의 뉴미디어 개척기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직은 뉴미디어 생태계에 완전히 자리 잡지도, 심지어 브랜드 페이지보다 팬수가 적을 때도 있지만,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더피알=안선혜 기자]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얼마 전 SBS의 뉴미디어 채널 ‘스브스뉴스’에 워라밸(워크 앤 라이프밸런스) 캠페인 일환으로 등장했다. 9살 아이가 아빠가 다니는 회사에 방문해 아빠의 상사에게 질문을 건네는 포맷이었다.

“아저씨 왜 우리 아빠한테 주말에 일 시켜요?” “부사장님도 주말에 일해요?”와 같은 순수하지만 ‘뼈 때리는(사실이라 마치 뼈를 맞은 듯 매우 아픈)’ 질문이 오가며 웃음을 유발한다. 실제 이 회사 홍보팀장의 자녀와 박일한 경영지원부문 부사장이 출연한 이 영상은 회사가 일가정양립을 위해 마련한 제도들을 아이의 눈높이에서 쉽게 소개한다.

얼핏 우아한형제들이 주문한 네이티브 광고인 듯 하지만 이 영상은 고용노동부가 정부 기조인 저녁이 있는 삶을 청년 세대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발주한 프로젝트다. 네이티브 광고는 특정 플랫폼에 적합한 방식으로 제작된 콘텐츠형 광고를 말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한정된 예산 내에서 우리가 원하는 메시지를 20대 청년들에게 전달하고자 스브스뉴스와 손을 잡게 됐다”며 “고용노동부가 대놓고 노출되면 스킵(skip)하는 경향이 있어 최대한 안 보이도록 하고 대신 정책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실패’를 주제로 헤럴드경제 ‘인스파이어’와 숏타큐를 제작했다. 9번을 망하고도 도전 중인 성신제 대표 이야기와 SK하이닉스의 실패경진 대회, 22년째 국내에서 커피나무 재배를 시도하고 있는 박종만 관장 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자사 사례를 다룬 건 총 세편의 영상 중 단 한 편뿐이지만, 실패를 응원하는 기업문화에 부합하는 콘텐츠에 기꺼이 예산을 분배했다. 실패 시리즈 각 게시물에는 ‘SK하이닉스와 함께 한다’는 설명이 들어가 있다.

성과는 나쁘지 않다. 팬 2만6000여 남짓의 페이지지만, 첫 번째 편에만 좋아요 5800여건을 달성했고, 공유는 4000여건, 댓글은 500여개가 달렸다. 공유된 게시물에서 발생한 인터랙션(상호작용)까지 합치면 6월 초 기준 RCS(좋아요+댓글+공유) 2만 이상이 나왔다고 인스파이어 측은 밝혔다.

하이닉스의 실패 경연대회를 다룬 영상에서도 첫 편만큼의 반응은 아니지만, 좋아요 6300에 댓글 100여개, 공유 400건 등이 발생했다(공유게시물 포함). “이런 회사에 들어가야 해”라며 친구를 태깅한 댓글들도 엿보인다. 기업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일정부분 역할을 한 셈이다.

브랜드 노출 보단 내러티브

전통 언론의 온라인 실험 채널들이 브랜드와 협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과거 신문, 방송에 홍보 아이템을 제안하듯 이들 뉴미디어 채널에도 각종 아이템들이 전달되고 콘텐츠로 제작되고 있다. TV광고 캠페인 대비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젊은 타깃층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도 효과적이란 판단에서다.

익명을 요한 한 뉴미디어 채널 담당자는 “2분기부터 갑자기 브랜디드 콘텐츠 의뢰 물량이 팀에서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몰려들면서 팀을 확장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다만 조직을 늘렸을 때 콘텐츠 퀄리티가 담보되느냐의 문제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신문사 관계자 역시 “최근 특히 영상에 대한 수요가 높아져서 소화하기 힘들 정도”라며 “온라인을 활용해 브랜디드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대한 광고주들의 이해도가 높아진 듯하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브랜드가 무조건 크고 가시성 있게 노출돼야 한다는 압박에서도 어느 정도 벗어난 모습이다. 브랜드가 전면에 드러나 내러티브(이야기의 개연성)를 해칠 경우 이용자 반응도가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스브스뉴스와 고용노동부의 콜라보 영상에서는 영상 제일 말미에 조그마한 글씨로 ‘제작지원 고용노동부’로 표기돼 있을 뿐이고, 인스파이어 숏다큐 역시 영상 말미에 SK하이닉스의 지원이 있었음을 밝힌다. 브랜드가 전하고자하는 메시지는 분명히 하되, 광고 색채는 옅게 해 거부감을 줄인 전략이다.

물론, 정반대의 전략도 존재한다. 한국일보 관계자는 “브랜디드 콘텐츠임을 대놓고 밝히는 것도 하나의 트렌드”라며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구독자 신뢰가 있다면, 오히려 재미있게 받아들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일례로 한국일보가 운영 중인 프란잼은 얼마 전 SK브로드밴드의 클라우드 캠코더 상품을 알리는 영상을 제작했다. 브랜딩 차원이 아닌 마케팅 관점에서 접근한 콘텐츠다 보니 유머에 상품 소개를 노골적으로 녹여냈다.

국민일보 왱이 제작한 카드뉴스.
국민일보 왱이 제작한 카드뉴스. SH공사의 주거 관련 코워킹스페이스를 청년 주거문제와 연결시켜 소개한다. 화면 캡쳐

브랜디드 콘텐츠가 꼭 영상 형태로만 진행되는 건 아니다. 국민일보에서 운영하는 취재대행소 왱의 경우 최근 SH공사, 현대카드 등과 함께 카드뉴스 형태로 제작된 콘텐츠를 선보인 바 있다. 스브스뉴스 역시 이베이코리아와 손잡고 소방관들이 직접 제안하는 소방용품 아이디어 공모전 관련 카드뉴스를 올렸다. 소방관 처우에 대한 높아진 사회적 관심과 사회공헌성 이벤트라는 특징이 결합되면서 공개 3일만에 좋아요 2400, 공유 254회를 달성했다.

때로는 콘텐츠 성과를 높이기 위해 광고를 집행하거나 이벤트를 곁들이기도 한다. 각 콘텐츠에 공감과 댓글, 공유로 참여한 이용자들에게 추첨을 통해 간소한 선물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특정 프로젝트에 대한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아예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케이스도 있다. KT는 최근 대학생을 대상으로 5G 관련 공모전을 진행하면서 인스파이어와 관련 영상을 만들고 공모전 과정에도 인스파이어를 참여시켰다. 학생들의 스피치 지도를 포함해 행사 구성 등을 맡겼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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