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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없는 ‘유튜브 라이프’는 무서웠다
광고 없는 ‘유튜브 라이프’는 무서웠다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8.09.14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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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무료 체험으로 실감한 프리미엄 서비스 장단점
유튜브 프리미엄 화면. ‘3개월 공짜’ 앞에 자기합리화 명분이 무너졌다. 

[더피알=문용필 기자] “굳이 뭐하러 돈까지 내면서...”

유튜브 프리미엄 론칭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든 생각은 이랬다. 도도한 콘텐츠 조류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더피알 기자로서는 직무유기(?)나 다름없지만 이미 3개의 OTT(Over The Top,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하는 ‘콘텐츠 부자’ 입장에서 어쩔 수 없는 반응이다. 

그리고 언제부터 유튜브 동영상을 유료로 봤단 말인가. 광고 쯤이야 5초만 기다리면 될 일이고, 유튜브도 땅 파서 사업하는 게 아닌데 마땅히 치러야 할 시청료 대신이라고 여기면 되겠지 싶었다. 게다가 세상은 넓고 볼만한 영상은 너무도 많다.

그렇게 유튜브를 이용하던 중 이동통신사에서 3개월간 프리미엄 무료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줄곧 자기합리화로 월 몇 천원을 아꼈건만, 공짜심리와 기자정신이 만나며 너무도 쉽게 콘텐츠 프리미엄 세계에 발을 디디게 됐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이용하면서 가장 편리하게 느껴진 기능은 음악을 끊김 없이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기자는 70‧80년대 제이팝(JPop) 마니아다. 국내 음원 사이트에서 들을 수 없는 곡들이 상당하다. 그렇다고 제이팝 들으러 자주 일본여행을 갈 만큼의 재력도 없다. 때문에 뮤직비디오 등 좋아하는 가수들의 과거 영상을 유튜브에서 검색하는 것으로 갈증을 달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모바일 화면이 꺼지면 음악도 꺼지기에 불편함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그런데 유튜브 프리미엄에선 화면에 상관없이 음악이 끊어지지 않는다. 멜론이나 벅스에서 음악을 듣는 것과 차이가 없다. 혹시나 측면 버튼을 눌러 소리가 끊길 새라 신주단지 모시듯 스마트폰을 다루던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좋아하는 영상을 저장해놓고 오프라인 환경에서 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영상 파일 자체를 디바이스에 내려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데이터 걱정 없이 유튜브를 맘놓고 즐길 수 있다는 뜻이다. 데이터 사용에 제한이 따르는 해외 여행에서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튜브 프리미엄의 오프라인 동영상 저장기능.
유튜브 프리미엄의 오프라인 동영상 저장기능.

멀티태스킹도 가능하다. 유튜브를 보다 급 궁금증이 일어 무심코 포털 앱을 실행했는데 화면은 작아졌지만 영상은 계속 재생되고 있어 놀랐다. 물론 스마트폰 자체의 멀티태스킹 기능을 이용하면 되지만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에 비길 바는 아니다. 덕분에 게으름 지수는 더욱 상승했다.

다만 어디에나 일장일단이 있는 법이다.  

예전에는 화면을 끄면 손쉽게 시청 영상도 끌 수 있었는데 프리미엄에선 종료버튼을 반드시 눌러야 하는 다른 번거로움이 생겼다. 업무시간이나 수업시간에 몰래 영상을 감상하다가 걸릴 확률이 늘어난 셈이다. 아, 물론 본 기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또 음원 스트리밍이 핵심 서비스인 유튜브 뮤직은 영상보다 오히려 부실한 느낌이 강하다. 국내 음원 사이트에서 당연히 들을 수 있는 음악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조용필’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1집을 비롯한 초기 앨범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뭐니뭐니해도 유튜브 프리미엄의 가장 무서운 점은 광고가 없다는 것이다.

장점이면 장점이지 뭐가 무섭냐고? 이용자마다 편차는 있겠지만 기자는 어느 샌가 광고가 있었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스폰지에 물이 스며들 듯 광고 없는 유튜브 라이프에 적응한 것이다. 편안함을 추구하는 인간 심리에는 끝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

이용시간도 이전보다 길어졌다. 퇴근길 버스안에서 유료 OTT를 뒤로 하고 나도 모르게 유튜브 앱을 켜는 횟수가 늘어났다. 안 그래도 유튜브는 요즘 전 세대를 아울러 가장 핫한 온라인 플랫폼인데 그 뜨거움에 작은 불씨 하나 얹는 격이다. 

예전처럼 ‘유튜브 평민’으로 돌아간다면 5초 광고시간을 못 견딜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약속된 3개월의 체험기간이 지나면 정기결제 버튼을 터치할지도 모르겠다. 이런게 바로 디지털 자본주의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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