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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스토어와 넷플릭스 섞어놓은 그곳
애플스토어와 넷플릭스 섞어놓은 그곳
  • 이승윤 seungyun@konkuk.ac.kr
  • 승인 2018.09.19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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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의 디지로그] 디지털 전환 개발자들이 설립한 의료서비스센터, 경험의 혁신 가치 보여주다
포워드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방문 고객들에게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문을 연 의료센터다. 출처: 홈페이지
포워드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방문 고객들에게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문을 연 의료센터다. 출처: 홈페이지

[더피알=이승윤]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시대를 맞아 다양한 서비스 영역에서 디지털을 이용한 최상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 웬만하면 유쾌한 경험을 갖기 힘든 병원 분야에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로 디지털 혁신을 시도하는 사례가 있어 주목된다.

우리는 대부분 아플 때 병원이나 약국을 찾는다. 썩 좋지 않은 기분으로 서비스를 이용하기 마련이며, 그다지 유쾌하지 않는 경험을 할 것으로 예측하며 의료기관을 방문한다. 심리학자들은 의료 상황에서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자기 조절 딜레마(Self-Control Dilemma)에 빠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자기 조절 딜레마란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건강을 체크하면 장기적 관점에서 큰 이익(benefit)이라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병원 방문을 싫어하는 심리상태를 의미한다. 비싼 진료비를 내야 할 것 같고, 오랫동안 좋지 않는 분위기에서 기다리며, 혹시 모를 부정적인 결과를 걱정해 거부감을 갖는 것이다.

만약 의료 서비스 기관이 자기 조절 딜레마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감정적 비용을 덜 느끼게 하고 장기적인 이익에 집중하게 할 수 있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해당 의료기관을 찾을 것이다. 실제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이러한 문제점을 혁신적으로 고쳐나가는 의료기관들이 최근 들어 생겨나고 있다.

디지털로 감정적 비용 최소화

타임지는 매년 ‘최고의 발명품 25가지’(TIMES 25 Best Inventions)라는 이름으로 그 해 가장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 25개를 선정한다. 2017년 가장 혁신적인 발명품 중 하나로 선정된 것이 2017년 샌프란시스코에 문을 연 포워드(Forward)란 의료서비스센터다.

흥미로운 것은 이 의료센터가 병원을 잘 아는 전문의 중심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잘 나가는 실리콘밸리의 IT 기업들인 우버, 페이스북, 구글에 근무한 적 있는 개발자들에 의해 세워졌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하드웨어 측면에서 애플스토어(Apple Store) 같은, 그리고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는 넷플릭스(Netflix)와 같은 병원을 구현해냈다.

포워드는 진단실 벽면에 바디스캐너를 설치해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다. 출처: 홈페이지
포워드는 진단실 벽면에 바디스캐너를 설치해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다. 출처: 홈페이지

포워드의 핵심 가치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방문 고객들에게 최적의 경험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병원에서 일반적으로 겪는 자기 조절 딜레마를 정교하게 분석해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이득을 즐겁게 누릴 수 있도록 해주고, 병원 방문 시 느낄 수 있는 부정적인 감정적인 비용(Emotional Cost)을 최소화한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애플스토어에 놀러가는 것처럼 자주 편하게 찾는 병원을 만들고자 했다.

포워드를 방문하면 마치 애플스토어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병원에 비치된 아이패드에 간단하게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곧장 직원에 의해 진단실로 안내된다. 진단실 벽면에 부착된 바디스캐너를 통해 고객의 몸은 스캔되고 중요 정보가 데이터화된다. 1분도 채 걸리지 않는 시간 동안 신장이나 체중 등의 기본적인 정보부터 간 상태, 피부 알레르기 정도 같은 복잡한 정보가 체크된다.

모든 과정은 최신 IT기계들에 의해 신속하게 이뤄지고 데이터는 즉시 고객의 스마트폰으로 이동된다. 진료를 기다리는 동안 고객들은 편하게 의자에 앉아서 본인의 스마트폰에 깔린 포워드 앱을 통해 분석 결과를 볼 수 있다.

이후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문의가 상담을 진행한다. 진료실 한 쪽 벽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고객으로부터 얻은 정보가 펼쳐지고, 의사와 고객 사이에 이뤄진 모든 이야기들은 스크린에 탑재된 AI 시스템을 통해 기록된다. 의사가 컴퓨터에 상담 내용을 별도로 기입할 필요가 없다.

일반적으로 병원에 방문하면 의사들은 책상 건너편에서 몸 상태를 체크하려 이런 저런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우리가 한 대답들을 컴퓨터에 기록한다. 포워드는 이런 딱딱한 과정이 환자로 하여금 의사와 거리감을 갖게 하고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고 봤다. 안 그래도 불안한 마음으로 방문한 고객들은 이런 권위적이고 딱딱한 분위기에 더 경직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혁신적으로 개선했다.

포워드 전문의 방에는 책상이 존재하지 않는다. 전문의와 환자는 그들 중간을 가로 막는 어떠한 것도 없이 편하게, 마치 카페에서 친구와 만나서 수다를 떠는 형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환자의 이야기를 직접 컴퓨터에 기록할 필요가 없기에 대화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월 149달러로 내 맘대로 서비스

병원에서의 진료로 포워드의 경험 서비스가 끝나는 게 아니다. 포워드의 모바일 앱을 깔면 고객은 언제나 자신의 진단결과를 다시 볼 수 있고, 의사가 권유한 치료 방법, 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해야 할 식습관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

모바일 앱을 통해 365일 월정액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출처: 홈페이지

만약 본인의 몸에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앱을 통해 의사에게 언제든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1년 365일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의사에게 개별 메시지를 보내고 빠르게 응답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모든 혁신 서비스는 월정액 멤버십 형태로 판매한다. 마치 넷플릭스에 월 1만원을 내면,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인터넷이 연결된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월 149달러만 지불하면 횟수 제한 없이 포워드에 방문해 의사를 만나고, 본인이 원하는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가고 싶은 때 기분 좋은 상태로 애플스토어를 방문하는 것처럼 부담 없이 만나는 병원이란 혁신적 접근 방식에 수많은 사람들이 앞다퉈 이 회사에 투자했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등 다양한 실리콘 밸리의 전설적인 CEO들이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은 바로 포워드가 디지털 전환 시대에 우리가 만나게 될 미래의 병원의 모습을 앞당겨서 보여줬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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