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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도 넷플릭스처럼
옷도 넷플릭스처럼
  • 이승윤 seungyun@konkuk.ac.kr
  • 승인 2018.10.29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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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의 디지로그] 한달 99달러에 450개 브랜드 렌트…사적 영역의 공유 서비스 확장
일정 금액을 내고 멤버십을 가지면 10만 가지가 넘는 패션 아이템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
일정 금액을 내고 멤버십을 가지면 10만 가지가 넘는 패션 아이템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

[더피알=이승윤] ‘옷 잘 입는 최고의 비법은 많이 입어보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패셔니스타가 되려면 돈이 많이 든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공유경제 시대에는 적은 돈으로 다양한 옷을 마음껏 입어볼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한 ‘경험 구매’가 손쉬워지면서다.

대표적인 예가 프로젝트 앤(PROJECT ANNE)이다. 2년 전 SK플래닛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 패션대여 서비스 앱으로, 가입 시 적은 돈으로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의 패션 아이템을 다양하게 대여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마치 넷플릭스(Netflix)가 월정액제로 영화, 드라마 등 스트리밍 콘텐츠를 빌려주는 것처럼 이른바 ‘패션 스트리밍 서비스’였다. 지금은 서비스가 중단됐지만 옷, 가방 등 다양한 패션 제품을 적은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어 온라인상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렌트 그 이상의 가치

한국에 프로젝트 앤이 있었다면 외국에는 ‘렌트 더 런웨이(RTR, Rent the Runway)’가 있다. 일정 금액을 내고 멤버십을 가지면 10만 가지가 넘는 패션 아이템을 이용할 수 있다. 흥미로운 건 단순히 옷만 빌려주는 게 아니라, TPO(Time Place Occasion, 의복을 시간, 장소, 경우에 알맞게 착용하는 것)에 따라 나만의 옷장을 설계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점이다.

렌트 더 런웨이 사이트에 들어가면 휴가용 옷을 찾는지(VACATION), 저녁 데이트용(NIGHT OUT)이 필요한지, 결혼식 참석용 파티복(WEDDING)을 원하는지, 오피스룩(WORK) 찾는지 등을 묻는다. 그런 다음 옷 사이즈 등 추가 질문을 하고 답변에 기초해 수십만 가지의 패션아이템 중 적합한 것을 큐레이션해 제안한다.

렌트 더 런웨이는 월정액제로 개인별 맞춤 패션을 제안, 빌려준다. 모바일 화면 캡처
렌트 더 런웨이는 월정액제로 개인별 맞춤 패션을 제안, 빌려준다. 모바일 화면 캡처

한 달에 99달러를 내면 450개 이상의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 옷들을 주기적으로 돌려가며 입을 수 있다. 단순하게 옷을 공유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나에게 딱 맞는 패션을 컨설팅 받으면서 보다 멋진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다.

이처럼 최근의 공유경제 서비스들은 렌트 그 이상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적은 돈으로 다양한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보다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별 최적의 옵션을 큐레이션해 정확하게 전달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TPO에 맞는 당신의 옷을 우리가 전달해 준다는 렌트 더 런웨이의 이런 접근 방식은 2016년 100만 달러의 수익을 만들어 낼 정도로 크게 성공을 거둔다.

흥미로운 사실은 옷이야말로 남들과 공유하기 힘든 사적인 아이템이라는 점이다. 남이 입던 옷을 착용한다는 심리적인 저항을 뛰어넘은 렌트 더 런웨이의 성공은 많은 의미를 가진다. 가장 사적인 아이템도 충분히 가치 있는 형태로 서비스 된다면 흔쾌히 남들과 같이 공유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경험재로 달라지는 공유경제

공유경제의 부상 이면에는 경험경제(Experience Economy)가 있다. 사람들은 점차적으로 물질재(Material Items)를 구매하기보다 경험재(Experiential Items)에 돈을 더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디지털 발달로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공유경제 서비스를 만나게 됐다.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들은 물건이나 서비스를 소유하는 것보다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렌트 더 런웨이 역시 적은 돈으로 다양한 옷을 입어 보는 경험을 넘어서 TPO에 가장 맞는 나만의 옷을 컨설팅 받는 특별함을 내세운다. 친구 결혼식에서 부케를 받을 때, 멋진 턱시도를 차려 입고 가야 하는 파티 등 일생에 몇 번 있지 않을 순간에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해주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공유경제의 부상은 경험을 중요시 하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기에 앞으로 더욱더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가 등장, 숨은 필요를 충족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 안에서 소유의 시대에는 경험하기 힘든 것들을 가성비 높게 누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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